아이티랩 - 누구나 전략 기획 고수가 될 수 있다 - 문서작성 프로세스


오늘은 문서 작성 프로세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필자는 거의 매주 회사에서 문서 작성을 고민하거나 문서 작업 때문에 야근을 하는 동료를 보곤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들 스스로가 왜 문서 작성으로 매번 고민하고, 매번 야근하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제가 오늘 이야기할 ‘문서 작성 프로세스’를 무시한 채 문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수없이 반복되는 리뷰(Review)와 재작업(Rework)으로 의미 없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작년에 “문서 작성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때, 청중들에게 던졌던 질문이 “여러분들은 문서 작성에 있어서 고수(전문가)인가요? 아니면 여전히 초보인가요?”였습니다. 



우리가 운동을 배울 때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테니스, 골프, 수영 등 어떤 운동이든 상관없습니다. 제가 처음 골프를 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장기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주말에 딱히 할 일이 없었기에 함께 출장 온 동료와 골프를 해 보기로 하고, 골프 연습장으로 무작정 나갔습니다. 골프를 잘 치시던 부장님께서 저에게 한번 쳐 보라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야구 연습장에서 공을 잘 맞히는 축에 속했었기에 자신 있게 골프채를 휘둘렀습니다. 그런데, 공을 맞힐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쳐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기본동작만이라도 전문 코치에게 배우기로 했습니다. 



 운동과 문서 작성의 공통점 ‘기본의 중요성’

“운동은 자세가 중요합니다. 문서 작성도 절차가 중요합니다”

처음 코치분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다른 운동을 배울 때도 코치 선생님은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운동은 자세가 중요합니다.” 라고요. 그리고, 시작은 어떤가요? 아주 기본적인 동작을 부분 동작으로 나눠서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매일 반복해서 연습(훈련)하게 됩니다. 단순한 동작을 계속 반복해서 연습하게 되면 지루하기도 하고, 그냥 휘두르고 싶은 마음도 들고, 또 코치들이 가르쳐 주는 기본 동작을 하게 되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몸도 말을 듣지 않아, 이곳저곳 아픈 곳도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훈련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여러 개의 부분 동작으로 이루어지던 동작이 한 동작처럼 매끄럽게 이어지게 되고, 자연스러워지게 됩니다. 


문서 작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 프로세스를 따라 하다 보면, 굳이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익숙하지 않아 시간에 쫓기기도 할 겁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춰지게 되면, 처음의 기본 동작은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어,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수영을 배울 때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초기에는 자유형을 배울 때, 팔 관절을 꺾지 않고 쭉 편 상태로 배우다가 나중에 그게 익숙해 질 때쯤은 팔을 꺾는 동작으로 변경하게 되죠. 그 이후부터는 팔을 쭉 편 상태로는 자유형을 더는 하지 않게 됩니다. 


배움에도 단계가 있고, 그 이유가 있는 것이죠. 이처럼 배울 때만 하는 동작이지만, 그 동작을 해야 하는 의미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배우는 단계에서 팔을 꺾고 싶은(다음 단계 동작을 하고 싶은) 충동을 이겨내는 것은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문서를 작성한 것과 무관하게 아직도 문서 작성이 어렵고, 반복적인 리뷰와 재작업에 항상 시달리고, 자신의 문서가 자신도 없으실 때는 기본동작부터 다시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기본 동작을 배울 때 유혹에 넘어가지 마시고 반드시 극복하셔야 합니다. 



 문서작성 프로세스

우리가 사업을 기획하거나, 사업 전략을 수립할 때 혹은 업무(Task)를 진행한 후에 최종 결과물로서 문서 작성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그 전체 프로세스를 다루기보다는 순수하게 문서 작성에 국한된 프로세스만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서 작성의 부분 기본 동작(프로세스)를 설명해 드리기에 앞서 실제 여러분들이 하고 계시는 동작을 잠깐 리뷰해 보겠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은 아래와 같이 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 대부분은 이렇게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일단,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열고, 목차와 장표를 쭉 작성해 나갑니다. 마치 천재 작곡가가 갑자기 떠오른 영감으로 곡 한 편을 30분 만에 만들어 내듯이 장표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상사에게 리뷰를 받으러 갑니다. 


그러면 어떤가요? 상당 부분 상사들도 아주 중요한 문서가 아닌 이상 그냥 넘어가거나 지적을 많이 하지 않아 재작업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아무도 문서 작성을 어떻게 했는지를 점검하거나 그 기본 동작에 잘못이 있는지를 지적하지 않기 때문에 개선의 기회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잘못된 동작(프로세스)으로 계속해서 일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제안서, 전략 보고서, 사업 계획서와 같은 정말 중요한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갑자기 위기가 찾아옵니다. 상사가 반복적으로 장표를 리뷰하는 과정에서 목차부터 내용까지 전체 문서가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 문서를 아예 새로 만드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우여곡절 끝에 상사의 리뷰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그 윗분들이 또 내용 변경 요청을 하는 경우를 많이 겪게 됩니다.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사전에 작성자와 피보고자간의 이견 조율이 없었기 때문에 전면 수정의 상황이 생기게 되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계속 작업이 더뎌지고 품질도 나오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작성자는 전면 수정을 요구하는 상사에게 불만을 갖게 되고, 상사는 작성자의 자질을 의심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됩니다. 심한 경우, 아예 문서 작성 이전의 프로세스(자료수집 단계 등)로 돌아가서 재작업을 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하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상황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 동작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기본 프로세스를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l 문서작성 기본 프로세스


 “스토리라인 리뷰를 통해 상호간의 문서의 방향을 사전에 Consensus 하라”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로 표시된 단계입니다. ‘스토리라인’이 작성이 되면 여러분들의 상사에게 반드시 사전리뷰를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실제 문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스토리라인’이며 이게 틀어지지 않는다면 문서가 크게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게 됩니다.



 문서작성 프로세스 따라 하기

그럼, 문서작성을 위한 기본동작(프로세스)을 하나씩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실제 여러분께서 지금 문서 작성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글을 읽으시면서 함께 따라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① 문서 개요 작성


아래와 같은 포맷으로 문서 작성 개요를 사전에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항목을 더 추가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피보고자의 문서에 대한 성향파악이나 문서 작성상의 제약사항 등은 사전에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보고 장소의 경우 Wide Screen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파워포인트를 16:9에 맞춰서 작성한다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② 목차 및 핵심메시지


이 단계에서는 큰 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실제 작업을 하다 보면 목차 수준까지만 정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의 업무 환경이나 문서의 중요도에 따라 핵심메시지 작성 여부는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위의 예시는 제가 강연했었던 사례의 일부 내용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편하게 작성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서 작성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에는 문서 개요, 목차 및 핵심메시지, 스토리라인을 엑셀로 작성합니다. 그리고, 상사들에게 리뷰를 받을 때도 엑셀로 그대로 리뷰를 받습니다. 


③ 스토리라인 작성


이 단계는 문서 작성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제 피보고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논리적으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모두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스토리라인을 ‘논리적 전개’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리뷰하시는 분들도 스토리라인을 통해 논리적으로 잘 전개되었는지, 빠진 부분이나 쓸데없이 들어간 부분은 없는지를 검토하고, 특정 장표에서는 도표나 이미지를 활용해야 한다든지 등의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끔 상사가 발표하거나 고객이 발표하는 장표를 대신 만들어 줘야 할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이런 경우, 사전에 발표자와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함께 스토리라인을 채워야 합니다. 


그래야 발표자가 실제로 문서를 만들지 않았음에도 발표 시에 메시지를 논리적으로 잘 전달하는 데 문제가 없게 됩니다. 실제 작성방법은 아래 샘플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④ 장표 스케치


저 같은 경우에 장표 스케치를 많이 하는 타입인데요. 실제로 파워포인트나 워드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문서를 작성하기 전에 종이에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실제 도구에서 하는 것보다 생각의 정리가 잘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반드시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케치를 해 놓게 되면 도구를 이용한 장표를 굉장히 빨리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중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 손으로 작성하다 보면 여러 장으로 표현해야 하는 내용도 한 장의 도표나 그림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해야 하는 경우에 종이와 연필 한 자루를 가지고 회의를 하면서 스케치를 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 해 보시면 굉장히 효과적으로 일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앞에 제시한 예시와 연장선에 있지는 않지만, 저의 의도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예시를 아래와 같이 공유 드립니다. 


 l 장표 스케치 예시


 l 실제 장표 작성 예시


나머지 단계는 기존에 여러분들께서 늘 하시던 절차이므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글 머리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순수하게 문서 작성을 위한 프로세스를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들 스스로가 초보라고 생각하시고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동안은 이 프로세스를 철저히 준수해 가시면서 문서를 작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프로세스만 준수하고도 여러분들의 장표 품질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한, 스토리라인 작성 후 반드시 사전 리뷰를 받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다음 편에서는 문제 해결 측면에서의 프로세스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글 | 김영주 부장 | LG CNS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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