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카카오, 교환사채 조기 상환…현금 3천800억 가량 유출

[지디넷코리아]

카카오가 재작년 발행한 교환사채(EB)를 조기 상환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2020년 10월 찍어낸 해외 EB 약 90%(2억6천830만달러, 약 3천822억원)를 만기 전 상환했다.

당시 총 3억달러(기준환율 1천131.9원) 규모 EB 중 900만달러는 카카오 자기주식으로 교환됐다. 남은 EB는 2천270만달러다. EB는 만기 전 원금을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발행회사(카카오)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사채다.

투자자는 발행사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으며, 발행사의 경우 이자율이 낮아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 EB 만기일은 내년 4월28일이지만, 올 들어 카카오 주가가 연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익 실현이 어렵다는 투자자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당장 3천800억원을 웃돈 현금 유출을 예정했지만, 카카오 현금 창출력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반기 카카오 유동비율은 152%, 연결 현금흐름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조3천억원가량으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주요 서비스 피해 보상액으로 유보 현금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선 피해 규모를 카카오 일매출 수준인 220억원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홍은택 대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료 서비스 피해 보상 추산액을 약 4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료 이용자 보상책에 대해선 피해 접수(내달 6일까지)가 마무리된 후에야 판단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범수 센터장은 “(무료 서비스 이용자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다”면서도 “피해 이용자와 단체를 포함, 협의체를 구성해 조금이나마 보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아울러 내달 3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전망치를 보면 7~9월 카카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1% 증가한 1조9천2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보다 6.9% 늘어난 1천794억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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