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휘발유 값, 8개월 만에 경유 가격 추월

[지디넷코리아]

정부의 유류세 인하 기조에 휘발유 가격이 8개월 만에 경유 가격을 다시 넘어섰다. 정제마진은 10달러 선을 하회하는 등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맞물려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탓에 유가 하락 기조가 지속될지는 장담키 어렵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16시 기준 1천580원으로 경유 평균 가격 1천563원을 넘어섰다. 이미 휘발유 가격은 지난 23일 경유 가격(1천577원)을 넘어서며 5일간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경유는 23일부터 이날까지 지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시내 한 주유소가 경유를 L당 3083원에 팔고 있다. (사진=뉴시스)

휘발유가 경유를 재추월 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지난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글로벌 경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저가 유종으로 분류되는 경유 가격이 상승하며 휘발유 가격을 앞질렀다.

정부는 지난해 요동치던 국제유가가 점차 안정세를 보이자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을 올해부터 37%에서 25%로 조정한 반면 경유 유류세 인하폭은 37%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양 유종간의 가격차이가 서서히 좁혀진 끝에 8개월 만에 휘발유가 다시 경유 가격을 넘어서게 됐다.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사진=뉴시스)

한편 지난해 한 때 29달러까지 치솟던 정제마진도 점차 하락하는 분위기다. 2월 넷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달러로 지난해 9월 셋째 주 0달러로 최하점을 찍은 이후 10달러 아래를 횡보하고 있다.

1월 첫째 주 8.2달러에서 시작한 정제마진은 같은 달 넷째주 13.5달러까지 상승했지만 2월 첫째 주 다시 9.7달러로 하락하며 현재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 시행 움직임을 보이자 러시아는 이달 초 석유 선적을 늘렸고 EU도 석유 비축을 덩달아 늘린 탓으로 분석된다. 또 유럽 등 동절기 난방 수요가 이미 한 풀 꺽인 것도 복합 작용했다.

정부는 현행 유류세 할인 체계를 오는 4월 말 종료한다는 입장인데 경유에 붙은 유류세 인하폭을 환원하면 휘발유 경유 재역전 현상이 지속될지는 장담키 어렵다. 특히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과 러시아 원유 감산 등 이슈에 따라 국제유가가 변동성을 보여 정제마진 역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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