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CES 2022 혁신주역들] "가전 혁신은 창조 아닌, 다르게 생각하기”

[지디넷코리아]                             

                                

세계 최대 규모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는 유독 국내 벤처, 창업기업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와 같은 내로라하는 혁신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IT전문가 83명으로 구성된 CES 2022 혁신상 심사위원들이 수많은 후보들 중 한국의 혁신적인 기술에 한 표를 던졌다. 중소벤처기업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CES 2022 혁신상을 수상한 623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139곳, 그 중에서도 벤처, 창업기업들은 74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창업, 벤처기업들이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지 수상 기업 대표들의 입을 통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혁신은 창조되는 것이라기보다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가전의 혁신은 '스마트·편리함'이라는 키워드 외에도 에너지 효율이나 인테리어 가전으로서의 가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어날 것으로 봅니다."

양정희 홈세라 대표는 AI 미니의류건조기 '에어로데이지'로 올해 1월에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그는 스타트업으로서 쟁쟁한 가전 부문 대기업 사이에서 혁신상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에너지 효율'과 '인테리어 가전' 키워드를 꼽았다.

일반적으로 세탁물을 자연 건조하려면 평균 8시간, 최대 30시간까지도 걸린다. 에어로 데이지는 히터와 팬을 결합해 건조기 내부의 온도를 빠르게 올리고, 드럼의 회전력을 이용해 공기 순환을 일으키는 '듀얼 팬 히터(DFH)' 기능으로 세탁물을 약 15분만에 건조하는 미니 건조기다. 홈세라는 해당 건조기 기술의 특허를 보유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실물 모형(목업)만 5차례 제작할 정도로 실내 인테리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공들여 설계했다.

CES2022 행사에 참여했을 당시 양정희 홈세라 대표

양 대표는 "집 규모가 작거나, 이용자 나이가 많아서 건조기를 사용하기 어려워하거나, 건조기로 인한 전기세를 걱정하는 가정을 위해 미니 건조기를 개발했다"며 "저전력으로도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내면서 실내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크기, 소음, 무게 정도를 고려했고 '코드만 꽂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독일 음향장비 기업 '젠하이저'에서 10년 이상 무선주파수(RF)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는 겨울에도 동상 위험과 양말이 젖는 불편함을 겪을 정도로 심한 다한증을 겪으면서 건조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18년 무좀균까지 제거하는 무선신발건조기를 시장에 출시하고,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로 자사몰 겸 회사 홈페이지를 구축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홈세라 사이트

베테랑 엔지니어 출신답게 양 대표는 '기술력'에 집중한다. 무선신발건조기는 특허를 받고, 중소벤처기업부 '2020 브랜드K'에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에 관해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구매율로는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이에 양 대표는 기술력과 함께 '기획력'을 중시하도록 전략을 대폭 수정했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에어로데이지다.

양 대표는 ‘필요성’(need)과 ‘원하는 것’(want)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먹는다는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 김치찌개 메뉴를 고른 사람이 있다고 하면, 식당으로 이동하는 중에 삼겹살집을 보고 메뉴를 변경할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건조기라는 필요성을 충족시켜주면서, 이왕이면 에너지 효율이 좋고 예쁘게 생긴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최근에는 일반적인 스타트업의 매출 곡선인 'J커브' 곡선을 따라 잘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니건조기 출시로 국내외 계약을 다수 체결해 급성장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에어로데이지 사진

[양정희 홈세라 대표와의 일문일답]

Q. CES 혁신상에 더해 다양한 특허, 브랜드K 등 다양한 계기로 홈세라를 알리고 있는데, 고객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나.

"홈세라의 기술적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매년 전시회를 2~3번 정도 참가하는데, 점점 홈세라를 알아봐주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현장에서 건조 기술과 인테리어적 디자인에 대한 평가를 직접 해주거나 신발건조기를 2년째 사용하는데 냄새제거와 무좀이 악화되지 않아 고맙다고 전했던 고객도 있었다."

Q. 해외진출 현황과 추후 계획이 어떻게 되나.

"독일 헨켈과 일본 DMM.COM 그룹에 더해 러시아, 베트남, 홍콩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계약·협상 진행 중이다. 향후 더 많은 국가 진출을 위해 해외 전시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Q. 카페24 플랫폼의 장점이 있다면?

"단순 쇼핑몰 구축 외에도 마케팅, 광고 등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PC부터 모바일·태블릿 기기까지, 쇼핑몰 운영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향후 브랜드를 강화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자사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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