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네이버·카카오 국어사전 차별·비하 표현 단어에 주의문구 표시된다

[지디넷코리아]

앞으로 네이버, 다음(카카오) 국어사전에서 차별·비하 표현이 담긴 경우 주의 문구가 표시된다. ‘초딩’ 단어를 검색하면 초등학생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과 함께, ‘특정 대상을 차별·비하하는 의미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가 부연 된다.

30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포털 국어사전 내 차별·비하표현에 대한 보고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KISO는 회원사인 네이버 요청으로 언어 사용 환경 변화 흐름에 맞춰 사전 서비스 내 차별‧비하적인 요소에 대한 이용자 보호를 위해, 지난해 8월 어학사전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자문위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연구팀 도움을 받아 네이버, 카카오 국어사전 뜻풀이에 ‘낮잡아 이르는’ ‘얕잡아 이르는’ 등이 담긴 표제어 1만779개를 검토했다. 총 700개가량 단어를 최종 분석한 결과, 546개 단어에서 차별 표현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네이버 국어사전)

유형별로 살펴보면, 성격이나 습성 관련 차별‧비하 표현이 25.6%로 가장 많았으며 능력‧직업 관련 차별‧비하 표현이 22.4%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사회적 취약계층(10.9%) ▲외모‧차림새(9.1%) ▲인종‧출신지(6.5%) ▲성별(4.3%) ▲나이(4.2%) ▲성적대상(3.7%) ▲종교(1.1%) 순이다.

능력‧직업 분류에서 ‘딴따라’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집단을 비하하는 의미로 차별‧비하 예문 비율이 94.11%에 이르렀다. ‘장사꾼’의 경우 차별‧비하 예문 비율이 14.28%로 낮지만, 자문위는 ‘~꾼’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에 낮잡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보고 차별‧비하 표현으로 분류했다.

30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포털 국어사전 내 차별·비하표현에 대한 보고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월급쟁이’는 연구팀 내 의견이 엇갈렸지만, 주로 스스로를 낮추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한 가지 일에 진득하게 종사’하는 긍정적인 가치와도 연결돼 차별·비하 표현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외모에 대한 차별‧비하 표현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드럼통(키가 작고 뚱뚱한)’은 예문 양은 적지만, 차별‧비하 의미가 강하고 긍정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적은 것으로 간주됐다.

유형별 차별·비하 표현 판단 사례.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지시 대상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표현’은 타인을 도구로 인식하는 시선이 담겨 있어 상당한 모욕감을 줄 수 있으므로 모두 차별‧비하 표현으로 판단됐다. 자문위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지속해서 차별·비하 표현을 모니터링하며, 올바른 언어문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방향이다.

황창근 자문위원장 겸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명확한 근거와 전문가적 시각을 더해 다양한 관점에서 일상생활 속 언어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들의 인식을 환기해 나가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 0 신규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