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LG에너지솔루션, 플랫폼·폐배터리·원자재 확보에 올인한다

    

[테크홀릭]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주축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 재활용 비즈니스에 본격 진출하는 한편, e-플랫폼 사업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원자재 확보에도 강력히 뛰어들고 있다. 폐배터리 산업은ESS 경영과 맞아떨어지면서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수익 확대가 충분히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LG엔솔은 최근 세 가지 배터리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는 'e-Platform(플랫폼)' 사업이다. e-플랫폼 사업은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렌터카 업체 등 배터리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과 손잡고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LG엔솔은 이를 위해 배터리 데이터 및 차량 운영 데이터를 활용하여 배터리 리스나 재사용에 필요한 인증 서비스 등 e-플랫폼 사업화도 함께 펼쳐나갈 계획이다.

둘째는 폐배터리 활용이고 셋째는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다.

플랫폼 선점 사업자가 독식하는 시대

이미 LG엔솔은 지난 4월에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과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 및 배터리 신규 서비스 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신규 사업은 롯데렌탈이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를 제공하면 LG엔솔이 배터리 용량과 안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배터리 평가 인증서를 발급하는 방식이다. 얼핏 보면 이게 사업이 될까 싶지만 전기차의 특성을 잘 아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업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필수 사업이라고 보고 있다.

LG엔솔이 전기차 렌터카 업체, 중고차 거래 플랫폼 등과 맺었던 'BaaS(Battery as a Service)' 업무협약도 이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인다.

이미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각자도생으로 물밑작업을 끝내고 경쟁사 정보를 살피는 한편,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입장이다.

업계가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에 앞 다퉈 진출하는 것은 배터리 기업의 지속성 확보와 생존성을 위한 것이다. 배터리 제조업은 분명히 한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특히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고 협업이나 M&A 등을 통해 시장 잠식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사업은 전기차 생애주기 사업으로

따라서 전기차 관련 플랫폼 사업을 구축해 놓으면 배터리 생산의 안정적인 구현은 물론이고 전기차 정비 서비스, 이동형 긴급충전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렌탈 사업, 노후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재활용 사업 등 부가적으로 펼칠 수 있는 사업 종목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배터리 제조부터 활용, 재사용에 이르는 배터리 생애주기별 관리를 배터리사가 직접 맡을 수 있다.

이는 보험 사업자가 건강 생애주기 관리를 맡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전기차 판매대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정비와 배터리 교체, 혹은 렌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규모가 급증할 것이 분명한 탓이다.

전기차가 늘어나는 만큼 배터리 서비스업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데이터를 분석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도 전기차 업계도 아나바다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나눠쓰지는 못해도 배터리를 아껴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것이다. 즉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폐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이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 폐배터리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이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전기차 아나바다 운동 활성화

사실 완성차 업계나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공히 고민하고 있는 분야는 폐배터리 재활용이다.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를 올해 1.2GWh로 발표하면서 2030년 이 규모는 136GWh로 113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전기차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170만대 수준이던 전기차 판매대수는 2030년 26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38년경이면 폐배터리가 수백만 대 이상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전기차 배터리 교체를 6~8년 주기로 예상할 때 이야기다. 실제로는 자동차 사고나 배터리 교체 기간, 그리고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폐배터리는 이보다 많은 양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 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도 2030년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181억 달러(한화 약 21조원) 규모, 그보다 십년 후면 87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캐는 블루오션 광산업

폐컴퓨터는 금은 부품을 찾아내는 가장 좋은 광산이라는 말이 있다. 똑같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캐내는 사업이다. 이론적으로는 무한대 자원 재활용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 있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은 그야말로 돈 덩어리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계까지 폐(廢)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형편이고 중고 원자재 시장에선 부가가치 높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의 경우 이미 알려진 대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업체 리(Li)-사이클과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나섰는데 재계는 이 합작이 LG엔솔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전문가들은 24kWh급 배터리팩을 재활용하면 팩당 900달러 내외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배터리 시장이 급증하면서 원자재 확보가 보통 일이 아니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는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부터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하는 의무 조항을 폐지했지만 아직 제대로 재활용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어 발빠른 정부 대응도 필요해진 상황이다.

원자재 안정적 확보에 나선 LG엔솔

한편 LG엔솔은 지난 16일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ustralian Mines)와 니켈 가공품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호주의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ustralian Mines·AM)’사는 니켈과 코발트를 채굴하는 광산 활동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광물 찌꺼기(광미)를 건조·축적(Dry Stacking) 방식으로 처리해 환경적으로도 우수해 LG엔솔의 ESS경영 실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 AM사는 전략적 파트너로 이번에 LG엔솔을 택해 니켈 가공품(MHP·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 혼합물)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며 서로 윈윈의 결과를 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써 LG엔솔은 AM사로부터 오는 2024년 하반기부터 6년간 니켈 7만1000t(톤), 코발트 7000t을 공급받게 된다. 이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130만대 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이다.

LG엔솔은 앞선 지난 6월 호주 니켈·코발트 제련기업인 QPM에 약 120억 원을 투자해 지분 약 7%를 인수하고, 니켈과 코발트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솔루스첨단소재 유럽법인 유상증자에 약 575억 원을 투자하고 5년간 전지박(2차 전지용 동박)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활발한 자원 확보 사업에 나서고 있다.

LG엔솔 최고경영자(CEO)인 김종현 사장은 소형전지부터 자동차전지 부분의 책임자로 오랫동안 일해 온 전지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배터리 핵심 원재료 경쟁력을 확보하고,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를 하는 것이 배터리 업계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일련의 원자재 확보와 공급망 구축 관리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선도업체의 지위를 더욱 굳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엔솔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는데 통상 2개월가량 심사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곧 상장 일정이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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