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전문회사에서 인정받는 기획자 되기

만약 개발 이전의 단계라면 우선, 기획자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비주류 멤버로 치부하지 말라는 것이다. 회사의 멤버들은 모두 각자의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회사에서의 역할이 부여된다. 따라서 사업화를 위한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것은 기획자의 당연한 임무임을 명심하고 개발자와의 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개발자들과 싸우라는 말은 아니다. 설득이 필요하다. 설득을 하려면, 물론 그만큼 많은 준비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게다가 설득 대상이 되는 사람이 사업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두 배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미리 감안 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본인의 생각이 반드시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초보 기획자의 경우 막연한 감(感)으로 아니면 특정 책에서 본 비객관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의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설득력을 얻기 힘들며, 오히려 대립의 상황만 야기시킬 뿐이다. 개발자 역시 비현실적인 기획자의 몽상에 분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기획자는 본인 스스로가 진정한 전문가가 돼야 하며, 자신의 판단이 옳은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주위 지인들을 통해 검증을 받는 것도 좋다.


개발이 진행된 이후에도 기획자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우선, 기획자는 시장(고객)과 개발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고객에겐 개발된 제품을 ‘소비자 언어’로 바꿔 이해하기 쉽게 설득해야 하며, 개발자에겐 시장 상황 또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개발자 언어’로 바꿔 지속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일례로 많은 사람들이 개발 중심 회사들의 제품에 대한 소개자료나 제안서를 보면서 불평하는 것을 자주 듣게 된다. 자료가 기술 중심으로 서술돼 있어 너무 어렵거나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기획자가 작성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개발된 상품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기획자의 몫이다.


또한 기획자에게는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도 필요하다. 무엇을 만드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시장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이다. 전혀 시장성이 없어 보이는 개발품의 경우에도 기획자의 아이디어에 따라 훌륭한 상품으로 둔갑할 수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경우 일반적인 전등의 파장을 조금 바꾼 살균램프를 개발했는데, 이 단순한 아이디어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또한 초기 작업복 용도로 만들어졌던 청바지를 패션상품으로 바꾼 것도 뛰어난 사업 감각이 있는 기획자가 만들어낸 성과이다.


이처럼 기획자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진정 뛰어난 기획자로 평가받을 것이며, 이후의 개발에서는 기획자의 의견이 더욱 존중될 것이다.


개발자 중심의 회사라 하더라도 사업 결과에 대한 책임과 영광은 개발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획 인원이 많고 적음을 떠나, 또 개발자 중심의 조직문화를 떠나, 사업 결과에 대한 책임과 영광은 개발자나 기획자 모두가 똑같이 나누는 것이다.


어느 회사든지 기획과 개발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가치 있는 회사로 성장하게 된다. 따라서 개발자 중심의 회사에 근무하는 개별 기획자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진다. 일반 회사에 비해 더욱 많은 갈등 상황에 놓일 수 있지만, 그럴수록 많은 노력과 희생이 요구된다.


이는 물론, ‘기획자’로서 개발자와 함께 회사의 일원이 돼 회사의 성장을 함께 이끌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회사 내에서 나의 입장 또는 나의 위치만을 우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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