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 향후 전망

UI 향후 전망

팀인터페이스 연구실 칼럼

얼마 전 웹 토탈 솔루션 전문 기업이라고 소개되고 있는 매크로 미디어사의 신제품 발표 및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매크로 미디어사의 CTO인 Jeremy Allaire의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의 발표 내용이 몹시 흥미로웠다. 그의 모든 연설의 키워드는 일관적으로 ‘User Experience’였던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User Experience’의 중요성이야 이 분야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몇 가지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그는 6년 전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엄청난 기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실패한 가장 중요한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본 결과 ‘모든 IT 기업이 사용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나는 그들이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가 부러웠고 무엇보다 실패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과 그 결과에 찬사를 보냈다. 그래도 국외 선진 기업들의 UI에 대한 연구와 노력에 대해 항상 부러워 하고 있었던 차에 솔루션 개발 회사의 경영진 중, 특히 기술 담당 이사의 이 같은 주장을 들으며 나는 한국의 IT 기업들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의 IT기업들이 그들의 솔루션에 대해 소개할 때 우리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기술…’ 이라든가 ‘세계 최고의 기술 보유 기업…’ 이라는 홍보 문구를 흔하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왜 대한민국 IT 기업은 세계적 경쟁 우위를 갖는 강력한 기업이 아직 없을까? 우리가 정말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주제와 조금 다른 내용일 수 있지만 간혹 내가 직원 면접을 볼 때 회사의 미래와 비젼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는 요청을 받곤 한다. 나는 그 때마다 우리 회사에서 당신이 만들어갈 수 있는 미래와 비젼이 곧 회사의 미래이고 비젼이라고 이야기 한다. UI 분야에 대해서도 예외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UI 분야에 몸담고 일하는 각각의 전문가들과 기업이 업계를 만들고 성장,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UI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미래에 대한 기술적, 환경적 예측을 선행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지만 이번에는 과거를 되돌아 보며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 보고 싶다. 그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비젼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산업 혁명을 생각해 보자.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여 제품이 대량 생산되면서 만들기만 하면 모두 팔리는 초기 시장을 지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인과 마케팅의 학문적 개념이 탄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생산되는 제품을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기 위해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생각하였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시작하였으며 그들의 변화와 사회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 나가기 시작했다. 제품 제조 산업군에 속하는 모든 기업들은 여러 가지 경영 혁신 운동과 함께 디자인 경영에 눈뜨기 시작했으며 세계적인 대기업의 타이틀을 거머쥔 유수의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디자인과 서비스 품질등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성공의 핵심 키가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자명한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을 보아도 위와 같은 공통적인 노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디자인에 있어서는 그리 성공적이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의 경우 디자인은 잘 팔리는 외국 제품을 조금 모방하여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며 그에 대한 연구에 투자하고 지원하는 의식이 성숙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노력 없이는 세계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 하기란 참으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과거 산업 혁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속도가 빠른 혁명의 물결에 의해 컴퓨터 시스템과 네트워크의 발전 등이 이미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과거 제품의 제조 산업의 폭발적인 발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고부가가치 창출을 보장하는 혁신적인 정보 통신 산업이 인류의 경제 패러다임을 뒤바꾸고 있다. 대량으로 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한 산업 혁명 초기 시장과 공통적인 히스토리를 발견할 수 있다. 만들기만 하면 모두 팔리는 초기 시장에서 이제는 경쟁 시대로 돌입했으며 디자인과 마케팅에 있어서도 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과거 소비자를 무시했던 행태와 같이 어쩌면 우리는 지금 사용자들을 무시하고 기술과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업의 경영진은 새로운 의식 전환이 필요하며 기업을 성장,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로서의 디자인과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이야기 한 매크로 미디어사의 전략도 충분히 이해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고 얼마 전 ㈜팀인터페이스가 휴렛패커드(HP) 미국 본사에서 의뢰받은 사용성 테스트 프로젝트에서도 그들의 제품 판매를 위한 UI와 마케팅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앞선 대기업들과 국내 유수의 정보 통신 업계의 디자인 조직 변화와 프로젝트 성격을 분석해 보면 이에 대한 인식과 노력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현재 대기업에서는 기획, 설계 부분과 디자인, 개발 부분을 전문 회사에 각각 의뢰하고 있으며 앞선 정보 통신의 뉴미디어 사업팀에서는 사용성 테스트 등 UI컨설팅 프로젝트를 전문업체에 의뢰하고 있으며 동시에 UI인력을 계속 충원, 보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UI전문 회사도 잇달아 생겨나고 있으며 기존의 외주 업체들도 UI팀을 신설, 보완하고 있다. 학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제 인식의 확산이 시작되고 있는 새로운 시장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인류의 인간 존중과 풍요롭고 안락한 생활을 추구하는 본질적인 철학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다. 마치 자연 현상의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UI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가나 이를 위해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플러스 알파의 역할을 잘 해내야 할 것이며 UI업계의 밝은 미래와 성공을 보장하는 비젼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는 우리가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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