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에도 시장 선점의 원리가 있다 2

둘째 특정기회에 대한 선점은 고객의 잠재욕구로 적중되거나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한때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벤처기업의 주가가 급등해 이른바 첨단산업 졸부들을 상당수 탄생시킨 유래가 있다. 문제는 이들 중 대다수가 이전부터 억만장자 대열에 속해있던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한 샐러리맨들이었다는 점이다.

사람이란 대개 자신이 속해있던 사회계층에서 수직 상승하거나 하강할 경우 자신의 사회적인 정체성에 대한 과도기를 겪는 것이 일반적이다. 막바로 특정 동류사회집단(Peer Group)에 귀속되기 이전에 일정기간 동안의 심리적 혼란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바로 이런 졸부들의 특정집단 소속의식을 자극해 한때 상당한 수익을 올린 사이트가 바로 그 유명한 Millionaire.com이었다.

우리나라에도 경영자들이나 벤처갑부들의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있는 것처럼 미국 실리콘 밸리 쪽도 이와 유사한 오프라인 미팅이 있다. 상당수의 졸부들이 미국 IT업계의 잘 나가는 저명인사들과 친분을 나누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마련이며 이에 따라 특정 저명인을 중심으로 소규모 그룹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또한 상당수의 졸부들이 그들의 Opinion Leader격인 저명인사의 언행이나 악세서리 또는 차량이나 심지어 애용하는 담배가 무엇인지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따라하려는 경향이 있다. Millionaire.com의 마케팅 포인트가 바로 이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제품은 업계 최고의 CEO인 브라운 회장께서 애용하고 계신 제품입니다. 동제품을 구매해 귀하의 품격을 브라운 회장처럼 높이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한때 Millionaire.com에서 상투적인 제품 홍보수단으로 자주 인용됐었던 이 같은 문구는 실상 지극히 유치하며 현실적으로 허황되다는 평을 졸부들에게 많이 받았다. 물론 사람들 앞이기에 자신의 졸부근성을 드러내지 않으려 속내를 보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유인성 카피에 넘어간 상당수의 졸부들이 Millionaire.com의 충성고객으로 상당한 매출증대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가 바로 온라인 상으로 소위 '귀족 마케팅(Noble Marketing)'또는 '백만장자 마케팅'을 처음으로 시도한 업체라는 점에서 우리가 주목할 이유가 있다. 상당수의 온라인 쇼핑몰이나 물품판매 업체들이 이처럼 심리적인 전술을 펼친 사례가 얼마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Targeting한다는 것도 온라인 상으로는 초반기에 해당되는 경우였기에 이 사이트의 매출액 증대는 단기간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이런 방법은 장기적으로 오래가지 못하는 상례지만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번쯤 국내의 온라인 쇼핑몰들이 고려해야 할 전략적 가치는 있다. 이처럼 특정기회나 고객 및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과 선점은 고객의 잠재욕구로 적중되어 웹 기업의 매출증대에 기여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평범하기 보다 독특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접근 할 것을 고려해 보자.

셋째 특정기회를 선점 할 경우 처음으로 신개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브랜드 네임이 시장내의 고객들에게 강하게 각인 된다는 점이다.

99년도부터 국내에 불어닥친 주식투자의 열기는 온라인에 접속하는 네티즌들을 주식투자정보의 전문 검색가로 내몰기에 충분했다. 이 당시 국내에 최초로 서비스되기 시작한 온라인 증권정보 사이트는 팍스넷(paxnet.co.kr)과 몇 몇 메이저 업체였다. 출범시기가 엇비슷한 관계로 어느 업체가 먼저 시장을 선점했느냐를 명확하게 따질 수 없지만 사업 후반기 특히 2000년도 후반에 이르면서 업체들간에 유료화에 대한 명암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중에서도 온라인 증권정보 업계최초로 선을 보인 팍스넷의 '매매신호' 서비스는 초반기의 부진을 딛고 다른 부가성 컨텐츠와 더불어 월 3억 원이 넘는 수익성을 보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사실 대부분의 온라인 증권정보 사이트는 '확률의 정보'라는 증권컨텐츠의 독특한 속성 때문에 유료화를 단행하기 어려운 점이 매우 많았다. 특정 종목에 대한 예측정보가 유료로 지불한 만큼 보장된다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즈니스的 한계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팍스넷이 현재와 같은 수익원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물론 메이저급 엔터테이너 관련 업체의 매출액에 비하면 조족지혈로 평가될 수 있지만 온라인 비즈니스 어떤 분야 보다 유료화를 진행하기가 어려운 것이 바로 증권정보 업계라는 것을 우리가 감안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다시피 유료화를 단행하면 단기적으로 회원수가 급감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온라인 비즈니스의 문제점이다. 다만 이런 과정은 온라인 벤처의 대부격인 메이저급 게임서비스 업체들도 과거에 경험했던 것이니 만큼 이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수많은 온라인 증권정보 사이트들이 후발주자로서 업계 1위의 자리를 넘보기 위해 팍스넷의 매매신호와 유사한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정보 사이트 업계에서 구축한 브랜드 네임을 바탕으로 한 상당수의 충성고객들 덕에 다른 사이트의 유사서비스는 온라인 증권투자가들에게 그 인지도조차 높이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팍스넷의 매매신호보다 나은 것이 있겠는가"라는 것이 이들의 전반적인 논평이기 때문이다. 물론 팍스넷의 서비스보다 비교우위를 가진 특정업체가 등장 할 경우도 생각할 수 있지만 처음으로 신개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의 브랜드 네임이 이미 시장에 강하게 각인 돼 있다는 점에서 그 성공여부는 희박하다. 이처럼 특정 서비스가 그 업체의 브랜드 전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개념 서비스의 선점과 한발 앞선 서비스개시가 기업경영전략에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 : 버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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