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호] 기획을 창조하라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기획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컬럼에서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필자는 가끔 프로젝트를 할 때 전쟁관련 영화를 자주 보곤 한다. 전쟁영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기획이란 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전략과 전술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지휘관의 고뇌와 역경을 헤쳐나가는 모습속에서 마치 프로젝트를 할 때 느끼는 그 기분을 그대로 느끼게 된다.


사실 우리가 사는 삶 자체가 전쟁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속에서 가장 치열한 것이 바로 기획 그 자체이다. 기획은 바로 고객과의 싸움이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이런 싸움에서 우리 기획자들의 어떠한지 한번 이야기 해보자.


■ 기획의 전략과 전술

모든 기획에 있어서 전략과 전술은 필수이다. 전술은 아주 간단하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목표가 될 것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전술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매출증대를 위해서 회원수 증가를 전략으로 삼았다면 그에 따른 전술은 프로모션을 한다거나 이벤트를 한다거나 아니면 타 회사와 연계를 통한 회원DB 사오는 방법등 전술적 측면은 다향하다.


사실 우리가 하는 기획은 전략은 명확하고 전술이 불명확한 것이 현실이다. 하나의 전략에 하나의 전술이 있거나 100개의 전술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하나의 전술의 실패가 전략의 실패가 되지 않고 100개의 전술 중 1개의 전술의 성공으로 전략의 성공을 이룰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적 상황에 대한 전술적 다양성의 부재가 우리 기획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은 이전 컬럼에서 말했듯이 전술적 부재의 근본 원인은 바로 과거의 전술에 의지하는 경우로 결국 전술의 성장이 없이 과거의 전술로만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획자들에게 어떤 것이 문제일까?


■ 고정된 기획

일단 고정된 기획을 들 수가 있다. 필자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과거의 기획에 너무나 많이 의지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바로 현실에 맞는 기획이 아닌 기존 기획만을 사용하는 경향이 많은 탓이기도 하다.


이런 고정적 기획에 의존하는 기획자의 특징은 흔히 경력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난다. 자신의 성공스토리에 의존하고 그 의존된 사항으로 인하여 그때의 향수에 젖어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경우에 흔히 나타난다.


필자가 해왔던 프로젝트에서 이런 사람(기획자뿐만 아니라 개발, 디자인 등)이 있었고 이들로 인해서 과거의 기획만을 고집하여 결국 프로젝트 자체를 위험에 빠지게 한다.


어떤 분야에서는 이런 고정된 기획으로 성공을 하는 케이스도 존재하지만 그 성공의 연속성은 보장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유는 세상이 변하는데 기획은 고정되어 있다면 마치 산속에서 전투를 하는 전술을 사막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고정된 기획만이 문제일까?


■ 책임감이 없는 기획

고정된 기획은 그래도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간혹 자신이 하는 기획을 책임감 없이하는 기획자를 볼때는 차라리 고집이라도 있기를 바라는 맘도 있다.


이런 기획자들에게서 흔히 듣는 말중에 하나는 “아니면 말구”라는 단어다. 일전 한 프로젝트에서 같이 했던 기획자의 입에서 이런말이 항상 나왔는데 결국 그 파트는 방향성과 일관성을 상실하여 일정지연의 주요 사항으로 나타났고 결국 그 사항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으로 되어 버렸다.


이런 기획에 대한 책임감을 상실한 경우 자신만 피해가 아닌 자신을 따라 움직인 디자이너나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자신의 말처럼 “아니면 말구”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믿고 했던 일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때 노력한 사람들은 아무 의미없는 일을 한것처럼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필자도 이런 기획자를 제일 경계해야할 기획자로 여긴다. 또한 기획자가 아니더라도 디자이너나 개발자에게도 이런 사람이 존재할 경우 경계하게 된다. 팀단위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이런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프로젝트의 최대 위험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럼 또 어떤 기획이 있을까?


■ 기획 따라하기

IT에서 전략은 비슷한 것들이 존재한다. 매출증가목적, 회원수 증가, 페이지 뷰 증가 등 이미 전략적 사항은 많이 우리들에게 논의된다. 그렇다고 비슷한 전략이라고 전술까지 비슷하지는 않다는 점을 간혹 우리는 간과하는듯 하다.


회사 성장을 위해서 회원수 증대를 전략목표로 삼았다면 기획은 어떠할까? 다양한 기획들이 논의 되어야 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기획들을 찾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비슷한 목표에 대한 기획을 찾고 그 기획을 이용하여 목표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기획은 비슷할지 몰라도 상황은 비슷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런 기획 따라하기는 도박과도 같은 행동이다. 회원증대가 목표라 하더라도 기획적 측면에서 접근할때는 특성을 미리 확인하고 그 특성을 면밀히 분석한 뒤 기획적 측면으로 접근할 요소를 찾아야 한다.


이런것들을 찾지 않고 기획적 따라하기를 했을 경우 나타난 일들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UCC를 들 수 있다. 회원수 증대와 사용성 증대를 위해서 UCC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너도나도 키워드로 UCC를 내밀었지만 많은 업체들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전술적으로 동일한 것을 도입했을 뿐 전략적 특징과 회사의 구조 그리고 기존 고객의 형태등이 고려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UCC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목표였을 뿐 만들기만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하고 그것이 효과적으로 우리의 전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크게 고려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기획 따라하기는 UCC뿐만 아니라 블로그, 커뮤니티 등등 지금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과연 언제까지 이런 기획의 취약점을 기획자는 극복할 수 있을까?


■ 기획의 전술적 다양성의 필요성

이런 기획자의 전술적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답변이지만 전술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전술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무분별한 전술의 다양성은 오히려 전략적 초점을 벗어나는 경우로 나타날 수 있고 전략 자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야기 하는 다양성은 바로 각 산업구조에 따른 전략적 특징에 따른 전술적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보다 현실적인 기획을 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를 테면 우리가 회원증대로 선택한 전술이 커뮤니티라면 대다수는 성공한 싸이월드 모델을 전술로 생각하고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커뮤니티가 어디에 사용되는지에 따라서 어떤 전술적 모형(싸이월드가 될지, 일반 커뮤니티가 될지)을 따라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성공한 기획(싸이월드)이 모든 커뮤니티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커뮤니티와 엔터테인먼트에서 사용하는 커뮤니티 기획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쇼핑몰에서는 쇼핑몰에 연계되는 커뮤니티를 고려하여 전혀 다른 기획을 채택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생성기능이 아닌 팬카페형태의 특정 커뮤니티를 기획으로 채택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하는 전술은 결국 태생적 상태를 고려한 전략에 따른 기획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커뮤니티만 기획한 기획자는 이런 서비스별 특징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자신이 이제까지 해왔던 커뮤니티 전용 기획만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기획은 다양성의 부재로 과거에 성공한 전술이 현실에서는 실패하는 기획로 남게 되는 것이다.


기획의 다양성을 익히기 위해서는 바로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은 바로 이것이다.


■ 기획을 창조하라

기획 창조의 시작은 바로 기존의 기획을 부정할 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획은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 국한지어 생각하게 된다. 즉 이럴때는 이렇게 라는 일종의 공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다양성보다는 기존의 것에 얽매여 보다 새로운 기획을 하기가 더 어렵게 되는것이다.


우리의 머리속에 고정관념으로 자리잡힌 기획을 깨트리지 못하면 우리는 그 기획에 얽매여 1년, 5년, 10년이 지나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뱅뱅도는 신세가 될 것이다.


전략적으로 적의 고지를 점령해야 할 때 우리가 사용해야하는 전술은 현존하는 전술보다는 창의적이고 시도하지 않은 것을 사용할 때 적의 허를 찔러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기획은 누구도 모른다. 바로 당신 혼자만이 알고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을 세상에 내어 놓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성공을 위한 자신만의 새로운 기획은 결국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며 승리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기획으로 인한 경험(그것이 성공이 되었든 실패가 되었든)은 다른 사람이나 이미 존재하는 기획의 경험과 비교할 수 없다. 남이 얻을 수 없는 자신만의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기획의 창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끊임없이 할 때 어느순간 자신이 트랜드리더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기획의 창조는 바로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남들이 지난길을 가는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남들이 이미 지나간 자리에는 좋은것들은 앞사람들이 다 가져가 버리고 얻을 것이 거의 없을 것이다.


자신만의 새로운 기획, 그리고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기획을 만들 수 있는 기획자가 되었을 때 우리는 진정 과거의 추억으로부터 이겨내어 미래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기획자를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Web 3.0, 4.0, 5.0을 보게 될 것이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이제는 그 과거를 깨트리고 새로운 기획으로 무장한 최고의 기획자가 되어 미래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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