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 올바른 기획자의 자세란.

오늘도 기획자 구인에 대한 요청이 들어 왔다. 어디 좋은 기획자 없는지 있다면 추천좀 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번달만 벌써 4곳에서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된다.

공통적인 내용은 쓸만한 기획자가 없다는 말과 초급조차 기획자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3~5년차 기획자부터 5~7년차 숙련된 기획자들.. 과연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자 그렇다면 어디로 간 기획자는 그렇다 치고 현재 남아 있는 기획자를 많은 업체들이 쓸만한 기획자가 왜 없다고 할까.

그래서 이번호에서는 기획자의 자세 즉 업무에 대한 기획자의 스타일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 기획자는 과연 무엇일까?

기획자… 이미 앞의 컬럼에서 언급했듯이 기획자는 한 회사 또는 하나의 프로젝트의 핵심이.기획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만으로 인해 프로젝트 더 나아가 회사가 망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기획자는 중요하며 항상 기획일을 할 때 많은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기획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사소한 트러블이 발생하게 되고 그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프로젝트 기간에 발생하게 된다.

참으로 기획자의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사람을 상대하고, 사람을 달래고, 사람과 싸워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란 말인가.

문제는 바로 이점이다… 기획자..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

◆ 살기 위해 남을 죽인다.

기획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게된다.

‘꺽어야 한다’, ‘쓰러트려야 한다’, ‘이겨야 한다’ 등의 상대를 눌러야 한다는 이야기들…

왜 기획을 하는 사람에게는 남을 쓰러트려야만 한다는 것이 당연시 하여야만 하는가!

결국 자신이 살기위해 남을 죽여야 한다는 논리로 클라이언트, 디자이너, 개발자 심지어는 기획자간의 무협과 같은 혈전을 매일 벌이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기획자에게는 왜 이런 살기가 느껴지고 항상 살기를 가지고서 사람과 대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그러다가 상대방에게 밀리거나 진다면 그때 허무하게 생각하며 하늘을 보며 기획을 선택한 자신을 원방하지 않는가!

결국 이런일이 반복되면서 기획자들이 하나둘 떠나게 된다. 이것이 한가지의 바로 지금의 기획자가 없어지는 현실이 아닐까 한다.

◆ 지난 과거의 자신을 잊지 못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경력이란 것이 있다. 그것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기획자에게도 이러한 경력이 존재한다.

간혹 이런 자신의 경력만을 믿고 기획일을 하는 사람도 종종 눈에 뜨인다. 그런데 과연 기획자의 경력이 얼마나 중요할까.

새로운 회사로 가면 기획자는 자신이 이제까지 한 기획의 스타일을 이곳에 적용시키고자 기존의 사람들과 또 다시 총성없는 전쟁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쓰러트려야 하는 목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싸우게 된다.

이런 기획자의 문제는 바로 향수병이라 할 수 있다. 즉 이전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고향만을 그리며 현실을 직시하거나 현실의 적응력이 떨어지는 그런 현상이 아닐까 한다.

결국 이런 경력만 믿고 경력만 쌓은 기획자가 점점 늘어나는 현실이 바로 두번째 쓸만한 기획자가 부족한 현실이 아닐까 한다.

◆ 사람과 어울리는 기획자…

기획자는 바로 개그맨과 같아야 한다. 왜일까…

기획자의 업무는 참으로 광범위하다. 또한 업무뿐만 아니라 기획자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 있게 된다. 기획의 일의 시작이 바로 사람에서 시작하며 기획의 끝이 바로 사람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을 얻지 못하면 어떤 기획안도 결국 파경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 바로 기획이다. 기획을 하려거든 먼저 사람의 목소리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사람과 싸우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가. 자신의 기획안이 옳다고 생각하고 왜 남의 의견이 자신의 의견에 반대만 한다고 생각을 하는가.

항상 남의 머리위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자신의 의견을 정당화하고 그에 따른 남과의 대화 또한 이러한 형태로 한다면 과연 어떤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이러한 문제의 발단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잊지 않아야 한다. 즉 남의 위에 오르려 하지 말고 항상 남을 존중하는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지 아는 기획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자신을 낮추는 것이 자칫 비굴한 모습이라 생각하며 싫어할 수 있으나 실재로는 비굴한 것이 아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남에 대한 배려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남에게 잘보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비굴한 자세가 아니고 남의 의견이 자신의 의견보다 좋다고 여겨질때는 거침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인정할 수 있는 자세는 결코 비굴하지 않다.

또한 기획자는 언제나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바로 주변사람들이 바로 자신의 고객이자 사용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같이 일하는 기획, 개발,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의 의견이 바로 그 고객의 목소리라는 점 또한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주변의 동료를 고객이란 맘으로 생각한다면 이제까지 동료와 부딛치며 물리치려 한 사람이 바로 고객이였다는 역설적인 사실이 되는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최대한 듣고 그들의 Needs를 파악해서 기획에 반영하는 것이 바로 기획자의 첫번째 덕목임을 잊지 않는다면 이제 자신의 주변의 동료들을 적이 아닌 동지 나아가 고객으로 생각하여 그들을 품을 수 있는 넓은 맘을 갖아 보는 것은 어떨까?

◆ 나는 언제나 초보자!!

이런 따스한 맘을 가졌다면 이제 해야할 것은 바로 자신은 언제나 기획의 초보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자세를 키워야 한다.

기획자 중에 자신의 분야만을 꾸준히 오래한 기획자도 있을 것이지만 전혀 다른 분야나 비슷한 분야의 기획을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그러한 기획을 할 때 경력에 의존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예를 들어 부동산 기획을 하던 사람이 뮤직이나 게임쪽의 일을 맡게 되었다면 과연 그 경력이 소용이 있을까? 그 이전의 기획경력을 가지고 사람들과 부딛치며 또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간혹 경력 5년이나 되는데 남에게 물어보는 것이 창피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왜 창피한가. 자신이 아는 분야도 아니고 전문적인 지식도 없는데 경력이 대수인가!!

기획자는 새로운 기획을 할 때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가 시작해야 한다. 모르면 주변의 사람들을 찾아가 계속 물어보고 그들을 통해서 자신이 모르는 분야지만 전문가가 되기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자신의 경력만을 믿고 다른 일도 다 비슷하다는 식으로 기획을 하는 사람의 기획서는 분야가 달라도 대동소이하게 같다. 분야가 다르고 고객이 다른데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같을 수 있을까.

나의 경우 기획일을 할 때 언제나 배우는 생각으로 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 부동산 사이트를 기획할때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본다는 생각으로 공부하고, 음악사이트를 기획할때에는 음악 아티스트나 평론가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음악적 지식을 쌓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하게 된다.

왜일까. 그건 바로 모르기 때문이다. 경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기획이 보다 사람들에게 친근감이 있고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으려면 적어도 기획자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모르는 분야의 일을 하면서 기존의 자신의 방식대로 기획을 하다 힘들어 하는 기획자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한결같이 새로들어간 회사의 사람들이 자신과 맞지 않거나 자신을 무시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어쩜 그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정말 모르니까. 모르는 것이 뻔한데 무시당한다는 것이 창피할 수도 있지만 일이라면 모르는 것은 인정하고 그것을 깨닫고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기획자의 자세는 무엇일까!!

항상 겸손하게 주변의 사람들의 의견을 귀기울여 들을 자세를 갖어야 하고 자신의 경력보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 먼저 머리숙여 배울 수 있는 겸허한 자세를 갖어야 한다.

일전 대학 전산실 생활을 할 때 해킹에 있어서 알아주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자신보다 잘 모르는 후배가 무언가를 하는 것을 보고 대뜸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했던말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다면 초등학생에게도 머리숙여 배워야 한다”

쓸만한 기획자란 바로 사람들을 품을 수 있으며 자신의 경력과 상관없이 언제나 초심으로 기획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의 경력이 몇 년이라고 말하기 이전에 사람을 따듯하게 품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할 귀와 무엇이든 배울려는 겸허한 자세 그것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기획자로써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

“자만, 오만, 방종은 기획자의 최대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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