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죽여라!!

지난 2주간 정신없이 회사업무로 인해 9번째 글을 늦은 일요일에 작성한다.

8호에서 인재론을 말했었다. 人才인가.. 人災인가.. 그런데 왜 이번에 갑자기 죽으라는 것인가. 아니 왜 자신을 죽이라고 하는가 궁금해 할 것 같다.

사실 이번호부터 기획에 관련된 내용을 쓰고자 이것저것 자료를 찾으며 목차를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목차를 만들다 보면서 과연 이 목차가 쓸모있는 것인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니 만들어 놓는다면 과연 이것을 본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렇다면 왜 갑자기 자신을 죽이라고 하는 것일까. 이것을 말하기 위해서 지금의 우리 세상을 살펴보자.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시장의 변화는 예상할 수 없는 혼돈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어느새 다른것으로 되어 있고 다른 새로운 것이 세상을 휘젓고 다닌다.

1900년대 산업혁명이후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은 예측가능한 시대에서 불확실이라는 단어로만 설명하는 세상이 되었다. 결국 영원할 것 같은 기업들은 시장의 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전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나오는 새로운 기업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내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들과 자신을 죽이라는 말과 무슨 연계가 있다는 말인가.

기획을 하다보면 어느정도 자신만의 방법이 생기게 마련이다. 또한 어느 한 분야에 오래 있던 기획자의 경우는 이러한 자신만의 그 분야의 방법론이 정립이 된다. 그래서 무슨 분야 전문자라 자신이 당당하게 말을 한다. 그리고 시장에서는 이런 한 분야의 전문적 기획자에 대해 대우를 하게 된다.

또한 이렇게 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만의 동호회를 만들어서 운영하며 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게 된다. 그래서 그 분야에 있어서 자신만의 위치를 더욱더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위에 언급한 현 시대의 급변성과 이러한 한 분야에 국한된 전문화된 기획자라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급변이란 무엇인가. 변화란 어느 기간을 가지고서 단계를 거치며 변하지만 급변은 이러한 단계없이 송두리체 바꾼다는 것이다. 이러한 급변속에서 자신이 기획한 것이 자신의 분야가 언제까지 한결같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내 분야만큼은 영속적이라 불변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현실...

지금은 거의 모든 분야는 서로간의 연결고리를 가지고서 다른 것들과 얽혀서 존재한다. 그리고 한 고리에 여러고리들이 달려 있을 수도 있고 최소 하나 이상은 자신과 얽힌 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만이 오로지 하나에만 집중하고 하나만의 정보에 의존하고 하나만의 인맥에 의존한다면 그 많은 고리를 어떻게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전문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나는 우려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을 하나의 우물에 가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우물이 클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지만 단지 크기일 따름이지 우물일 뿐이다. 더 위험한 것은 자신의 시야까지도 그 안으로 좁게 만드는 것이다.

반론을 드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내가 이제까지 다녀본 동호회에서 느낀 점은 하나 동족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정보들도 오고가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나 정보들은 이미 자신들이 알고 있어서 보다 새로운 것이 나오기가 힘들다. 또한 이러한 전문가 동호회의 단점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자신의 능력이기에 노출되어 다른 사람에게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럼 이곳에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결론은 없다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른바 이미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만 있을 뿐 새로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속에서 그 분야만의 시각이 존재할 뿐 새로운 눈을 바라볼 시각은 점차 잃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나는 보다 많은 다방면에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정보들에 자신을 노출시키기 바란다. 왜냐하면 그래야 자신과 연결된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자신만의 새로운 기획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직원에게 이런 비슷한 말을 한적이 있다.

자신과 다른 사람과 다른 정보를 자주 접하라. 자신이 하는일을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바라봐라.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면 시야는 좁아지고 자신만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신과 다른 분야의 사람과 정보를 자주 접해서 자신의 분야에 새로운 영양분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고 세상에서 없어지는 존재가 아닌 새로운 것을 생성하는 존재로 지속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대학때부터 지금까지 통계, 프로그래밍, 심리학, 마케팅, CRM, Wireless 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되고 만나고 있다. 사실 이때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내 자신의 시야가 넓어진 것에 있다 할 수 있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는 시각. 이러한 다양성은 바로 다양한 시장과 다양한 고객을 보게되고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와 컨텐츠를 생각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렇듯 자신의 분야에 얽매여 있는것보다는 그 얽매인 사슬을 끊고 나올 때 비로소 여러분만의 기획에 눈을 뜨게될 것이고 죽는 기획이 아닌 산 기획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의 자신을 죽이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다면 즉시 자신을 죽여라. 여기서 죽이라는 말은 바로 자신의 생각을 버리라는 것이다. 고정된 것이 아닌 언제나 변화하는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틀을 없애라는 것이다.

또한 기획을 하는 사람의 최악은 바로 자만이다. 기획을 하는데 있어서 자만은 결국 죽은 기획을 하게되고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가 떠안게되고 자신에게 돌아온다. 결국 저번 8호에 언급한 人災가 되는 순간인 것이다.

사즉생(死卽生) 죽고자 한다면 살것이다!

사과나무가 되려하지 말고 민들레가 되라. 험난한 태풍에 사과나무는 부러지고 쓰러지지만 민들레는 언제나 자신을 죽이면서 더 많은 자신을 만든다. 태풍이 험난하면 험난할수록 민들레의 씨는 더 멀리 날아가 더 먼 곳에서 또 다시 성장한다.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면 험난한 세상일수록 더 넓게 더 멀리 날아야 한다. 그리고 더욱더 넓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세상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 자신이 이끄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때 즉 세상을 책임질 수 있을 때 진정한 기획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 마지막으로 묻는다!!

자신을 죽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다시 태어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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