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기획 8년차의 기획자에 대한 고찰...

요즘들어 특히 더욱 더

웹기획...아무나 한다라고 말들 한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을 한다...........(응?)

하지만...

지금 이 세상에서 웹기획자를 제대로 볼수없게 만드는 풍토를

웹기획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조금 피말리는 얘기가 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웹기획자라는건 두가지로 분류된다.

- 사이트를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

- 사이트를 만들어서 돈을 버는 사람.

당신은 어느쪽의 웹기획자 이라고 생각하는가?

난..8년째(직장을 두번 옮겼다.5년,3년) 사이트에 무엇을 넣을지, 어떤 메뉴를 꾸밀지, 어떻게하면 돈이될지

어떻게하면 유저의 시선을 내가 원하는 동선으로 이끌어서 최대한의 효과를 낼수있을지를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며 고민하여 그것이 성공하여 매출신장을 이루었을때

내 업무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직장을 그만두고 한동안 공부하며 쉬다가

다시 회사를 다니기위해 이력서를 여기저기 알아보고 면접을 보러 간순간

무언가 이상했다.

면접자들의 거의 공통된 질문은

" 사이트 하나 만드는데 보통 스토리보드 몇장정도 나오시나요? "

" 그정도 만드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시나요? "

라는 질문들이 일색이였다.

좀 당황스러웠다.

내가 처음 웹기획을 시작했을 당시는 웹기획자라는 의미도 불분명했고

스토리보드라는 개념또한 없었기에 난 현재 수많은 에이젼시와 SI업체에 근무하는 사람들보다는

당연히 속도면에선 느릴수밖에 없었다.

지금에 와서야 에이젼시와 SI 업체가 많아지면서

사이트를 수도없이 만들어본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어느샌가 웹기획자는

[기획서 와 스토리보드를 만들어내는 사람] 으로 인식이 되어가고 있는듯 했다.

당연히 그 회사에서는 거부를 했고 나역시 가기가 싫었다.

물론 이글이 에이젼시 나 SI업체에 근무하는 웹기획자를 비하하거나 무시하려는 마음은 일절 없다.

하지만...

원망스러웠다.

최근에 운이 좋게도 이름있던 업체 두어군데에서 면접요청이 와서 찾아갔더니

2명이 같이보거나 3명이 같이 보는 그런 동시 면접이였다.

내 옆에서 면접본 그사람은 34살의 디자이너였다.

" 디자이너 인데 웹기획으로 지원했네요? "

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을 했다.

"예 제가 디자인을 하다보니 기획자들이 주는 스토리보드를 보고

난 좀더 잘할수있는데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라고.....

속으로는 좀 기분이 나빴지만...

더 황당했던건 면접관(사장,이사) 의 태도였다.

" 그럼 기획하면서 디자인도 할수있겠군요? 호오~ "

이런 반응이였다.

기획은 상관없고 디자인도 하니까 괜찮겠다 라는 식의 태도였다.

하지만 더 웃긴건...그 다음질문에 대한 답이였다.

" 우리회사 가 뭐하는 곳 인줄은 알죠? " 라는 질문에

한참을 더듬거리며 땀을 흘리더니

" 전 그냥 이회사가 탄탄하고 돈도 잘줄것같아서 지원했습니다 "

라는 -_- 정말 속으로 피식~! 하게 만드는 답변이였다.

적어도 면접을 보려면 우선 그회사가 뭐하는곳인지..

또 기획자라면 사이트의 어느것이 좋은지 보충할건 무엇인지 간략하게라도

보고나서 면접을 보는것이 기획자가 아니던가........

나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하기에

"이런저런 걸 하는 회사이고 , 여태 무엇을 했던 회사이고 이사이트는 이런저런...."

답변을 마치고 난후 면접관의 얼굴상태는

이미 기획자라는건 역시 거기서 거기지 뭐 라는 표정이 얼굴에 들어나있었다.

내 얘기는 이미 들으나 마나 였던것이다.

그 면접관들 역시 IT 업계나 인터넷은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였기에

그냥 스토리보드라는 단어도 몰라서

" 그 문서 그런건 다 만들줄알죠?" 라는 식의 질문 일색인 면접을 마치게되었다.

솔직한 내심정으로는

이런놈들때문에 웹기획자라는 분야가 점점더 연봉이며 위치가 작아진다고 생각했다.

얘기가 자꾸 길어지고있지만...그래도 쓸란다....-_-;;

또 다른 회사에

이번엔 최종적으로 사장님과 나.그리고 또하나의 웹기획자라고 일컫는 인간과 면접을 보게되었다.

그 사장님께선 이런질문을 하셨다.

" 우리 회사에 왜 지원하시게 되었습니까? " 라는 질문에

이 턱없는 인간은 이런 대답을 지껄여주더라...

" 아 뭐 저도 나이도 곧있으면 서른이고 이제 결혼도 해야되고

좀 탄탄하고 월급안밀리는 곳에서 자리잡고 싶기도 해서요....

그리고 저도 그동안 많은 회사를 다녀보면서 수많은 대표님들을 만나봐서

많은 공부를 했었습니다. "

라는 답변이였다.

후우.........두번 한숨을 쉬었다.......

첫번째는 이 멍청한놈의 입사지원 목적을 듣고나서였고..

두번째는 이 사람의 경력이 3년밖에 안된다는걸 알았을때다......... -_-

(3년동안 참 많은 회사를 다녀서 좋았겠군...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느정도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보려한다.

난........

웹기획자로 지금까지 일해온것이 나에게 정말 보람되고 자랑스러운 직업이였다.

무언가를 창조해내고 그것으로 인해 새로운 성과가 나오고 기쁨을 맛보는 이 직업은

나에겐 더없이 좋은 직업이고 취미였다.

그렇기에

요즘 회사들의 풍토에 실망감을 이루 말할수없다.

이력서를 유심히 보고

지금 회사에서 웹기획을 뽑는 이유가

자체적인 컨텐츠를 만들어서 회사의 자체 수익을 올리거나 변화를 주어서

좀더 진취적이고 능률적인 사이트로 만들고 싶다면

- 사이트를 만들어서 돈을 버는 사람

을 뽑길 바라고

빨리 많이 만들어 팔아야 돈을 버는 회사라면

- 사이트를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버는사람

을 뽑길 바란다.

그정도 의 웹기획자를 구분할줄은 알아주었으면 더는 바랄게없을듯 하다.

추신 :

이글은 에이젼시 나 SI 에 다니는 웹기획자들은

생각없이 무조건 스토리보드만 찍어낸다 라는 의미가 아니며

다시한번 또 표현하지만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방하려는 목적도 아니며

다만 내가 여태 해온것들이 그런 몇몇 인간들에 의해 전혀 다르게 평가되어가고있음을

아쉬워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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