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 기획자의 숨은그림찾기놀이

어릴적 신문지 한 귀퉁이에 있던 숨은그림찾기… 그림속에 숨겨진 다양한 모양이나 사물 또는 사람을 찾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우면서 재미난 놀이였다.

그리고 혼자서 할때보다는 두명 또는 세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모이면 그 숨은그림찾기는 보다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서로의 경쟁심리도 자극하는 놀이였다.

그런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던 내가 지금 다시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고 있다. 지금 하는 기획이 바로 그 숨은그림 찾기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이라는 커다란 그림을 주고 그 그림속에서 다양한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 내가 하는 숨은그림찾기는 어릴적 놀이보다는 더 어려운 듯 하다. 어릴적 놀이는 정해진 사물이나 사람등을 미리 그려 넣었기 때문에 그린 사람은 그 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기획이란 일을 통해서 하는 숨은그림찾기는 의뢰한 고객이 정답을 모른다는 것이며 그 정답은 기획자 자신이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하나의 현상 즉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찾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러한 노력으로 우리는 세상속에 있는 다양한 그림들을 찾는 작업을 계속적으로 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세상이란 큰 그림속의 어떤 형태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정답을 우리가 찾기도 한다.

기획이란 숨은그림찾기 놀이..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놀이를 보다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까?

숨은그림찾기의 묘미는 바로 찾을 듯 하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갖가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작업을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숨은그림을 찾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알듯모를듯 우리의 머리속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찾는 것이다. 마치 손을 뻗으면 잡힐 듯 하지만 잡히지 않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우리는 이러한 숨은그림을 찾는게 열의를 기울인다.

숨은그림은 어디에 있을까? 사무실? 회사? 과연 어디에 있을까. 기획을 통해서 하는 숨은그림찾기 놀이는 바로 세상에 그 숨은 그림이 존재한다. 우리가 걷는 길거리에서, 우리가 가는 백화점에서, 우리가 노는 놀이터에서, 우리의 친구에게서, 연인에게서, 가족에게서 우리가 찾고자 하는 그림은 존재한다.

숨은그림을 찾기 위해서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좁은 공간만을 보면서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숨은그림찾기를 할때는 한곳만 보지 말고 넓게 또는 세밀하게 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해야 찾고자 하는 그림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그림을 찾기 위해서는 한곳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다양한 곳을 통한 그림찾기를 해야한다. 그래야 정말 우리가 찾고자 하는 멋진 그림을 찾을 수 있다.

또 하나 바로 많은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이다. 기획은 어쩌면 외로운 업무일 수도 있으나 다르게 생각하면 정말 사람들과 호흡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것이 바로 기획이 아닐까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숨은그림을 찾을때는 사람이 많으면 보다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모인 사람들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숨은그림을 찾을 수 있는것이다.

간혹 같은 곳을 보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찾고 어떤 사람은 찾지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면서 ‘아 거기봤는데 그때는 안보였는데…’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이것은 바로 보는 사람의 생각과 관점의 차이로 인한것이다. 결국 혼자서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그림을 방금 온사람이 바로 찾는 경우도 이런 것이다.

사람은 하나에 집중하면 간혹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경우나 무언가에 골몰히 생각하고 있을 경우 다른 사람이 말하는 단어를 자신의 임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즉 동문서답하는 경우가 그런 경우다.

즉 기획도 여러 사람의 관점과 시각을 모아야만 한다. 조그만 그림속 숨은그림을 찾는것도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때 효과를 발휘하듯이 세상이란 넓은 그림속의 숨은그림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과 관점을 모아야할 필요가 있다.

기획자 혼자 한다는 생각은 결국 자신의 생각에 갖혀서 나오지 못하고 빙빙 맴도는 정말 머리를 쥐어짜고 그림을 뚤어지게 봐도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숨은그림과 같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거나 남들이 자신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에 민감해하지 말고 그러한 생각하나하나를 모두 받아 들여서 그 속에 정말 내가 찾기 힘들었던 것을 그러한 다양한 시각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이렇듯 기획이란 일이 숨은그림찾기와 같이 해야 하는 이유이다. 즉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따스한 맘 또는 포용력이 중요하다.

놀이는 혼자하기보다는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이 같이 할 때 더 즐거운 법이다. 우리가 하는 기획이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만들어진다면 그 속에는 결국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요소나 즐거움은 어쩌면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다양한 즐거움이 담긴 멋진 놀이를 이끌기 위한 방법은 결국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즐거움을 놀이에 담아서 노는 것이다. 자신 혼자만의 놀이라 여겼던 기획을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그들의 생각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멋진 기획으로 바꾸어 보자.

디자인을 모른다면 디자이너와 같이 어울리고 놀고, 개발을 모른다면 개발자와 같이 어울리고 놀고, 쇼핑몰을 모른다면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을 돌아다니고, 댄스를 모른다면 댄스를 하는 곳에서 같이 댄스를 하자.

앉아서 컴퓨터만 멍하게 보지 말고 기획이란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최대한 잘 하기 위해서 세상의 곳곳에 숨겨진 그림들을 최대한 많이 보고 느껴보자. 그리고 그 속에서 숨쉬는 다양한 사람들의 숨결과 생각을 느껴보자.

이런 것들을 한결같이 한다면 기획의 숨은그림찾기놀이를 보다 즐겁게 그리고 보다 어려운숨은그림도 쉽고 빠르게 찾을 것이다.

이제 놀이의 매뉴얼을 읽어 보았다면 이제 놀이를 즐겨볼까!! 이 글을 읽고 난 다음 바로 여러분만의 즐거운 놀이를 한번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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