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호] 인맥을 만들지 말라.

요즘 人테크라고 하면서 인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신문이나 컬럼 또는 책등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인간관계가 성공에 있어서 필수라는 것은 어쩌면 대세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기획자에게 있어서 인간관계는 더없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인맥이야 말로 기획을 할 때 더없이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인맥을 만드는 것이 과연 기획자에게 좋은 것일까. 오늘은 기획자와 인맥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 인맥을 찾아 떠도는 기획자

오늘도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서 떠나는 기획자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세미나, 동호회, 스터디 등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사람들은 떠난다.

필자도 2000년부터 동호회 생활을 해오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떤분들은 벌써 8년째 인연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고 그때 잠깐으로 끝난 분들도 있다. 하지만 초기의 동호회와는 조금 다르게 요즘 동호회 에서는 인맥을 만들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 참 많은 듯 하다.

인맥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알고보자는 생각으로 사람들과의 인맥만을 만들려는 생각으로 이곳 저곳을 참석한다. 하지만 그곳에 대한 충성도나 열의는 없이 단지 인맥만을 만들기 위해서 모임에 참여한다.

그곳에서 자신에게 득이될 사람과 실이될 사람을 구분하고 모임중이나 모임이 끝난뒤에 자신에게 득이될 사람과의 친분을 증대하기 위해서 그들과만 어울린다. 결국 이런 사람들은 그 모임이 자신에게 득이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미련없이 그 모임을 떠난다.

이렇게 인맥을 만들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득과 실을 기준으로 이곳저곳을 계속 떠돌게 된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만들어진 인맥이 과연 좋은것일까. 그것이 궁금해진다.


● 인맥은 만드는것인가 생기는 것인가

필자는 요즘 人테크, 인맥 만들기 이런 말들이 나올때마다 느끼는 것은 인맥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런데 정말 인맥은 만드는 것일까?

만들어진 인맥과 생기는 인맥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인맥을 만든다고 말하는 글이나 책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주로 사람과의 연을 이어주는 기술에 대해서 언급을 가장 많이 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오래 친분을 쌓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친분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곤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 그런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필자는 이렇게 만들어진 인맥에 대해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만드는 인맥의 핵심은 바로 자신이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인맥을 만든다 = 성공이라는 공식으로 사람들의 머리속에 넣고 있는 글이나 책들로 인해서 진정한 인맥을 형성하는 방법을 하나의 상술이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되는 점이다.

그렇다면 만드는게 아니면 생기는 것이다? 어떻게 생기게 되는 것일까?


● 원수를 만들지 않는다.

대학 졸업식때 선배가 다가와 한말은 이말이였다.

사회에 나가거든 절대 원수만은 만들지 말아라, 지금 절대 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원수로 만들다 보면 나중에 그것이 칼날이 되어 너에게 날아올지도 모른다는 말이였다.

사람이 사람을 얻기 위한 기본자세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 한다. 달면 먹고 쓰면 뱉어내는 것이 인맥이 아닌 그 사람의 위치나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다 동일한 눈높이로 대해주는 것이 바로 인맥의 시작인 것이다.

또한 나하고 맞지 않는다 하여도 그 사람의 의견을 들어주고 존중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두가지에 대해서 꾸준히 한 사람에게 비로소 인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결국 돌도 도는 것. 지금 부족하고 없어보이는 사람이 세월이 흘러 지금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현 상태로만 사람들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미래의 성장가능한 사람을 자신의 인맥으로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을 현재의 득과 실로만 판단하는 사람들은 득이되는 사람에게만 잘하고 실이되는 사람에게는 심하게 대해서 원수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인맥이 만드는 것일뿐 생기는 것은 될 수 없을 것이다.


● 눈앞에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람은 현재 고정된 것이 아닌 계속 변화한다. 어떤 사람은 망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흥하기도 한다. 눈앞에 보이는 현재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인맥은 생기지 않는다.

인맥이 생기게 하는 사람은 바로 사람에 대해서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지금은 학벌이나 출신이 부족할지라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고 그 사람에 대해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이 성장하는 모든 순간순간 자신의 인맥으로 자부심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인맥이 생기기 위해서는 인맥을 이용하려는 마음을 처음부터 가지지 않아야 한다. 이용하기 위한 것이 아닌 사람 자체에 대한 투자가 바로 진정한 인맥의 생성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 나 자신을 가꾸어라

어쩌면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말이다. 바로 여러분 자신을 가꾸라는 것이다. 진정한 인맥은 자신의 외적인 노력이 아닌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보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

겉으로는 번지르르 하지만 속은 텅빈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사람들은 결국 사람이 처음에 겉모습으로 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속이 텅빈 것으로 사람들은 점점 떠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기자신을 가꾸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사람의 진가를 알게되고 오래토록 유지되는 인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인맥은 생성자체가 목적이 있어서 생긴 것이 아닌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생겼기 때문에 자신이 위급하거나 어려움에 처할 때에도 언제나 한결같이 함께하는 인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고 성장시키는 노력이 바로 진정한 인맥을 생성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중국 고사에도 흔히들 나온다. 공자, 맹자, 제갈량, 강태공 등 그들은 나서서 인맥을 만들려 노력하지 않았다. 단지 그들 자신을 더욱더 가치있고 깊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항상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결국 그런 노력은 인맥을 만들려는 노력없이 그 사람의 인품과 성품 그리고 학식으로 자연스럽게 인맥이 생기게 되고 그 인맥은 결국 그 사람을 당대 최고의 인물로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사실 2000년때의 모임과 지금의 모임은 이런 점에서 많은 차이가 드러난다. 2000년의 모임은 주로 토의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인자리에서는 자신이 생각한 다양한 의견을 서로 내어 놓고서 토론하고 심도있는 대화들이 오고갔다. 그런 모임에 몇번 나가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이런 모임은 서로간의 유대가 높고 모임에 대한 충성도도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토론보다는 주로 인맥이나 정보를 얻기 위한 모임이 대부분이 되어 버렸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등을 제시하면서 숨김없이 서로 같이 토론하고 대화하는 모습은 많이 퇴색된듯 하다. 그저 모임에 나와서 사람들과의 인맥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 이야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기위해서 오는 사람들도 있는듯 하다. 이런 모임은 서로간의 유대는 낮고 모임에 대한 충성도 또한 낮게 된다.


이렇듯 변해가는 세상에서 진정한 인맥을 생성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졌다. 하지만 그 반대로 내실에 집중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인맥만들기에 지친 사람들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 또한 지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기획자에게는 이런 인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외형을 통한 만들기였다면 그 사람들의 진심을 얻을 수 없을 것이며 껍대기 뿐인 인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인맥은 기획자 모임이나 세미나를 통해서만 얻는 것은 아니다. 다른 분야, 다른 취미를 통해서도 인맥은 형성할 수 있다. 단지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인맥만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삶속에서 언제나 사람을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로 살 때 진정한 인맥은 생기게 될 것이다.

진정 인맥을 얻고자 한다면 자신을 언제나 가꾸고 남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동등하게 대할 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10 100년이 지나도 길이길이 남을 사람들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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