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 이론 vs 파레토 이론 – 3. 파레토 관점의 고객과 제품(컨텐츠)

롱테일 이론 vs 파레토 이론 – 3. 파레토 관점의 고객과 제품(컨텐츠)

지난 번에는 롱테일과 파레토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아보았다.

이번 호부터는 세세하게 각 이론의 특징과 그 이론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파레토 이론에 대한 해부를 해볼까 한다.

파레토 이론은 결과의 80%는 원인 20%에서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시대(인터넷이 나오기 이전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이론이였다. 그 시대에는 항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존재하고 그 제약으로 인하여 생산과 유통, 소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였다.

기술의 발달과 유통의 확장에 따라서 어쩌면 오래전에 이러한 파레토 이론은 붕괴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나타나서 일어난 것이라기 보다는 이미 진행되던 것이 인터넷이 이러한 기술과 유통을 보다 빠르게 확장시키면서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파레토 이론은 아직도 유효하지만 예전과 같이 절대적인 것은 아님에는 분명하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파레토 이론에 대해서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자.

■ 고객에 대한 2:8

2000 CRM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이른바 충성고객과 일반고객 내지는 쓰레기 고객의 구분이 빠르게 일어난다. 이런 구분은 바로 2:8의 선택에 의해서 발생하게 된다. 20%의 고객이 전체 80%의 수익을 올린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충성고객과 일반고객으로 나누어지게 된 고객들은 다른 혜택을 누리게 된다. 초기에 이 모델은 CRM에 근거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단점이 존재한다.

CRM 측면으로 보자면 분명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파레토로 보자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유는 CRM은 고객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는 반면 파레토는 수익중심의 관점이기 때문이다. 2000년의 CRM을 업체들이 솔루션을 팔기 위해서 기존의 고객과의 관계개선만으로는 부족한 수익증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파레토로 포장하여 알린 것이다.

정말 모순된 것이 아닐 수 없다. CRM은 지속적인 고객으로 유지하여 LTV(Life Time Value)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고자 한것이고 파레토는 충성고객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충성고객이 존재한다고 그 고객이 무한한 수익을 올려줄 수는 없다. 이것은 고객의 수입이 무한하다는 전제하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즉 고객은 어느정도는 수익을 올려줄 수 있으나 한계선에 다다를 경우 고객은 더 이상 수익을 발생하지 않게 된다. 수익이 발생되는 시점은 해당 제품의 수명이 다하거나 새로운 수익이 발생할 때 그때부터 수익을 발생시키는 고객이 될 것이다.

CRM은 고객의 LTV(Life Time Value)에 기반하여 고객의 생애가치를 기준으로 접근하였기에 당장의 수익이 중심이 아니라 그 고객의 인생 전체에 대한 수익을 목표로 고객과의 관계에 집중한다. 이러한 이유로 2002년부터 CRM을 통해서 즉각적인 수익증대를 바라던 업체들은 CRM도입비용과 유지비용에 실망하며 하나둘 CRM을 버리게 된다.

사실 CRM을 도입한 업체들은 고객들의 LTV보다는 오히려 파레토의 수익을 바랬을지 모른다. 포장이 되어서 혹해서 CRM을 도입했지만 즉각적인 수익은 보이지 않았기에 바로 포기했으니 말이다. 파레토는 수익에 근거한다. 기업들이 바란 것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 특정 돈되는 고객에게만 마케팅을 해서 그를 통해서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생각이였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가용금액은 정해졌기 때문에 수익의 극대화는 결국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여야만 가능한 것이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충성고객관리는 수익과 연결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술과 유통 그리고 정보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을때이며 지금은 아니다. 고객들은 보다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그리고 더 많은 정보나 부가 수입(포인트, 쿠폰 등)을 바라며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지난 한달간 우리 회사에 수익을 올려준 고객에게 다음달 동안 이벤트를 한다 해도 특별한 구속력이 존재하지 않는한 고객들은 유유히 자신에게 득이되는 곳으로 이동해 버린다. 80%의 수익을 올리는 고객들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와 같은 상황의 시장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파레토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독점이 아닌 상황에서는 고객은 자유롭게 이동하게 되고 이러한 이동으로 더 이상 고객을 파레토로 구분짓는 것은 무의미 해지게 된다.

■ 제품(컨텐츠)에 대한 2:8

고객을 파레토로 구분짓는 것이 무의미 하다면 제품을 파레토로 구분짓는건 어떨까?

분명 고객보다는 수익측면에서 효율을 좋을 것이다. 즉 시장에서 인기있는 제품을 모아서 그 제품위주로 판매를 한다면 분명 인기없는 제품을 판매할 때 보다는 수익은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제품을 다루기 때문에 제품을 원한는 고객을 언제든 끌어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인기제품만 잘 유지한다면 수익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사실 파레토 이론을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고객보다는 제품의 매출을 볼 때 보다 명확하게 확인 할 수 있다. 아마 대부분의 업체들의 매출을 보면 파레토의 2:8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말한데로 인기제품만 고객에게 알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프라인상의 진열대 맨 앞에 놓는 경우와 Web상의 메인에 제품을 놓는 경우 모두 동일하다.

이러한 인기상품 위주 구성은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보다 Web에서 극단적인 파레토 현상을 낳게 한다. Web의 특성상 고객들이 해당 사이트를 링크를 통해서든 주소를 직접 입력하든 직접 찾아서 들어와야 한다. 그리고 그 사이트내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는 것도 결국 보이는 것 위주로 움직이며 제품을 둘러보게 된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경우는 매장을 둘러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일일이 뒤집어보고 돌려보고 눌러볼 필요가 없다. 매장은 진열의 순서가 매출과 연결되며 사이트에서는 메인 -> 서브메인 -> 검색의 순서가 매출과 연결된다.

Web의 특성으로 파레토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수익이 되는 제품을 메인에 놓고 그 다음 수익은 서브메인 그리고 나머지는 고객들이 검색을 해서 찾거나 아에 사이트상에 존재시키지 않기도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파레토의 이론대로 20%의 수익을 내는 제품위주로 구성을 하여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메인구성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제품의 특성에 따라서 파레토 현상은 느슨하거나 타이트한 형태로 나타난다.

고객들이 제품군에 대한 잘 아는 정보가 존재할 경우 느슨한 파레토 현상 즉 3:7정도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고객들이 제품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 타이트하거나 극단적인 1:9 또는 0.5:9.5의 형태의 파레토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고객의 지식여하에 따라서 이런 파레토 현상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을 보자. 가전제품은 왠만한 성인들은 기본적인 제품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으며 보다 자세한 사항 즉 전력소모, 발열, 소음, 수명 등에 대해서는 일부 고객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제품의 후기나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이러한 자신들만이 아는 지식들을 공유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람도 기본이상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또한 선택하려는 대상의 제품들은 어느정도 선택 가능한 숫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굳이 메인에 있는 비슷한 제품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서 구매하려고 한다. 이러한 제품들에게는 결과적으로 느슨한 파레토 내지는 롱테일 현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고객의 정보가 부족하고 이러한 정보를 채워줄 사람들의 정보도 부족하면서 선택하려는 대상이 넓을 경우는 고객들의 정보 부족으로 사이트의 메인에 있는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음악산업이다. 이른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중간이 없는 산업이다. 대상이 되는 것은 수십에서 수백만에 이른다. 딱히 이것이다라고 정의할 수 없는 것들도 많고 클래식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내가 원하는 클래식이라는 것은 듣기 이전에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사전 지식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은 메인에 있는 음악위주 또는 서브메인에 있는 음악이나 추천음악, 인기음악에 얽매이게 된다. 유키구라모토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다른 뉴에이지 음악을 몰라서 오로지 유키구라모토의 음악만 듣는 것이다.

이런 음악산업(특히 국내)는 정말 극단적인 파레토 현상이 나타난다. 전체 100만곡의 음악중 그 1%도 안되는 0.1%1000곡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해가 되는가 100만곡중 고작 0.1%의 곡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이러한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대부분이 디지털 컨텐츠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해외에서는 이런 극단적인 파레토보다는 롱테일에 가깝게 이러한 디지털 컨텐츠의 수익구조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똑 같은 음악을 파는데 어느곳에서는 1000곡으로 수익을 내고 어떤 곳에서는 100만곡으로 수익을 낸다는 차이점은 왜 존재할까? (이 부분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숙제로 남겨놓고자 한다.)

고객이 정보를 어느정도 소유하느냐에 따라서 제품에 의한 파레토 현상은 달라 질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의도적인 파레토 현상을 만들때는 오히려 극단적인 파레토 현상으로 수익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부분에 대한 것은 다음호에서 극단적인 파레토의 문제로 인한 수익저하와 효율적인 파레토 활용에 대해서는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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