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략가 렉스 브릭스·알 리스 초청 ‘MSN 디지털 마케팅 서밋’

‘미디어 믹스’ 효과 탁월…브랜드 힘은 ‘포커싱’


지난 24일 MSN코리아(www.msn.co.kr)가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디지털 마케팅 서밋’을 개최했다. 급변하는 인터넷 시대의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이 자리에 국내외 주요 마케팅 전문가들이 연사로 초대됐다.

.
이들 중에서도 ‘온라인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렉스 브릭스(마케팅 에볼루션 대표)와, ‘포지셔닝’‘마케팅 전쟁’ 등 마케팅 서적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세계적인 마케팅 전략가인 알 리스(리스&리스 회장)의 강연이 국내 마케팅 업계 종사자들의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

.
‘크로스 미디어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 믹스(Mix) 전략 -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어떻게 최대의 브랜딩 효과를 얻을 것인가’를 주제로 한 렉스 브릭스의 강연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딩 전략’을 내용으로 한 알 리스의 강연을 요약한다.

.
■렉스 브릭스=한국은 인터넷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췄으나 발전된 인터넷에 상응하는 수준만큼 온라인 마케팅이 발전하지 못했다. 따라서 나는 이번 발표를 통해 한국의 마케터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미디어를 믹스해 최고의 결과를 얻는 마케팅을 실시할 수 있을까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
오늘날 마케팅을 둘러싼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중요한 하나가 바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다. TV나 신문과 같은 기존 매체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는 대신 인터넷이라는 전혀 새로운 성격의 미디어가 등장함에 따라 이제는 마케팅을 계획하고 예산을 수립함에 있어 그 비중을 조정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
“죽은 말을 탔을 때의 가장 좋은 전략은 바로 그 말에서 내리는 것”이라는 다카타(Dakata) 인디언들의 속담과 같이, 투자 대비 효율이 낮은 전통적인 마케팅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인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존 미디어들과의 믹스를 통해 효과적인 마케팅을 실시해야 한다.

.
1960년대에는 TV 광고가 시청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지율이 34%에 이르렀지만, 미디어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계속됨에 따라 지금은 9%대로 떨어졌다. 예를 들어 예전엔 1만원을 주고 TV 광고를 샀을 때 1백의 효과를 얻었다면, 지금은 그의 4분의 1인 25 정도밖에 얻지 못하는 것이다.

.
즉 지금도 예전의 TV 광고만 고집한다면 그 자리에서 75에 해당하는 돈을 잃는 꼴이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인터넷과 같은 신규 매체를 기존 매체에 대한 보완재, 또는 대체재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
온라인 마케팅은 짧은 기간에 매우 중요한 마케팅 툴이 되었으나, 아직도 많은 마케터들은 얼마만큼 온라인에 투자할 것인지 그리고 온라인을 어떻게 온전하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 우리는 이에 대해 적절한 답을 해야 한다.

.
나는 고객의 온라인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트래킹)과 그를 통한 실험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TV와는 달리 인터넷은 고객의 광고에 대한 인지도를 보다 적절하고 개인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따라서 다양한 변수를 조정해 과학적 측정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실험적 디자인인 것이다.

.
크로스 미디어 리서치의 결론은 결국 ‘동일 광고 예산으로 어떻게 더 나은 브랜딩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로 귀결된다. TV 광고만 실시할 경우 단기간에는 정비례로 그래프가 그려지지만, 일정 시점부터 한계효용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
이렇게 한계효용이 감소하는 변곡점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으로 한계효용을 제고해야 한다. 바로 이런 기능을 온라인 마케팅이 수행하는 것이다.

.
마케팅도 이제는 오디오와 같이 서라운드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 즉, 한 가지 밋밋한 소리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입체음향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

.
나는 미국 등 서구 지역에 대한 연구조사와는 별도로, 아시아에서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홍콩의 5개 기업을 대상으로 크로스 미디어 리서치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역시 미디어를 믹스하는 것이 보다 높은 광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캐세이퍼시픽, 후지쓰, HSBC, 존슨앤드존슨, 미쓰비시, 나이키가 그 대상이었으며 결과를 요약하면 각각 구매의향 5.8%, 비보조 인지도 5.5%, 보조 인지도 2.2%, 광고회상 22.8%, 긍정적인 브랜드 인지도 제고 5.7%로 나타나 광고효과의 획기적인 향상이 이루어졌다.

.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마케팅 예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야말로 광고효과가 확실한 온라인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할 시기다.

.
■알 리스= 1946년 즈음 1년을 서울에서 보낸 적이 있다. 46년의 뉴욕은 지금의 뉴욕과 같다. 하지만 46년의 서울은 지금의 서울과 전혀 다르다.

.
하지만 지금 한국은 과거의 업적에 만족할 때가 아니라 긴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미래는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세계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느냐에 달렸다.

.
세계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차별화된 메시지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말보로는 ‘카우보이가 피우는 담배’로, 하이네켄은 ‘최초의 고가 맥주’로, 월마트는 ‘저가로 물건을 파는 곳’으로, 롤렉스는 ‘최초의 고가 손목시계’로 소비자의 마인드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
사람들에게 ‘롤렉스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비싼 거’라고 대답한다. 이것이 바로 브랜딩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만 있다면, 복잡한 메시지는 필요 없다. 오히려 단순한 메시지가 브랜딩에 훨씬 효과적이다.

.
브랜딩 이해를 돕기 위해 노키아와 모토롤라의 사례를 살펴보자. 노키아는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휴대폰 브랜드다. 노키아는 핀란드 기업이다. 왜 세계 휴대폰 시장을 한국이나 일본, 중국이 아닌 핀란드가 지배하는가.

.
휴대폰은 노키아가 발명한 것이 아니다. 휴대폰을 최초로 발명한 기업은 모토롤라다. 하지만 모토롤라는 지금 휴대폰 외에도 개인용 컴퓨터(PC), 메인프레임(대용량) 컴퓨터, 인공위성 등 ‘모든 것을 다’ 생산한다.

.
과거 노키아도 종이, 화학약품, 전자제품, 컴퓨터, 휴대폰 등 ‘모든 것을 다’ 생산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노키아는 휴대폰이라는 제품에 포커싱(집중)하고 있고, 그 결과 세계 최고의 휴대폰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
반면 모토롤라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커싱에 실패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이나 브랜드 가치 양측면 모두에서 노키아에 현격히 뒤처지고 있다.

.
결론적으로 모토롤라는 잘 알려진 유명한 기업이긴 하지만, 브랜드가 약하다. 사람들이 회사 이름을 많이 아는 것과 브랜드가 강력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브랜드가 더 많은 것을 커버하려고 하면 할수록 브랜드의 위력은 약해진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확장의 법칙(The law of expansion)’이다.

.
사람들은 인생의 사다리를 한 단계씩 오를 때마다 그 단계에 맞는 브랜드를 사용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미혼 독신인 경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멋진 새턴이나 현대, 기아차를 구입할 것이다.

.
그러다 급여가 인상되면 BMW를 구입하며,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면 볼보를 구입한다. 더 세월이 흘러 이혼을 하게 되면(웃음), 대개의 경우 볼보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주고 자신은 페라리를 구입한다.

.
즉 브랜드는 ‘인생 경로에서 그 사람이 얼마나 성공했는가를 나타내는 표시’이기 때문에, 포커싱되지 않은 브랜드는 인생 사다리의 어떤 단계에도 부합하지 못한다.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려고 하면 ‘어떤 사람’에게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방법이다. 소비자의 마음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

.
1980년대에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던 IBM은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든 기업이다. 하지만 오늘날 IBM은 컴퓨터 분야의 리더가 아니다. PC의 리더는 컴팩, 노트북의 리더는 도시바, 워크스테이션의 리더는 선이고, 소비자 직접 판매의 리더는 델이다.

.
그렇다면 이들 각 분야 리더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컴팩과 도시바는 하나의 제품에, 선은 하나의 시장에, 델은 전화라는 하나의 유통 채널에 포커싱해 그 분야 리더 기업이 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IBM은 최근 들어 ‘글로벌 서비스’라는 분야에 새롭게 포커싱하고 있다. 이에 따라 IBM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
좁은 분야에 포커싱할 때 브랜드의 위력은 강해진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축소의 법칙(The law of contraction)’이다.

.
만약 소비자 마음속의 어떤 하나를 차지할 수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은 버려야 한다. 다양한 제품 생산라인, 고품질, 탁월한 서비스, 낮은 가격 등 모든 메시지를 다 가지고 가려 해서는 안된다.

.
다 하려고 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가지만 찾아내 그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 ‘한 가지’를 찾을 수만 있으면 다른 모든 것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이것이 바로 ‘후광의 효과(The halo effect)’다.

.
이렇듯 마케팅의 원칙은 포커싱에 있다. 한국 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는 삼성이다. 삼성도 얼마 전까지는 ‘모든 것에 다’ 포커싱하려 했지만, 최근 들어 소비자 중심적인 전자제품 브랜드로 새롭게 포커싱을 시도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
포커싱의 힘은 소비자의 생각과 직결될 때 생긴다. 포커스를 좁혀 나가며 좁은 범위에 초점을 맞추면 브랜드의 힘이 더욱 커진다. 포커스를 좁히면 단기적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꺼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비자의 마음속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므로 기업의 매출 역시 증대할 것이다.

/아이위클리

의견 0 자료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