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유료화, ‘진정한 구세주’인가 ‘속 빈 강정’인가

콘텐츠 유료화, ‘진정한 구세주’인가 ‘속 빈 강정’인가

인터넷 비즈니스가 국내에 처음 유입되었을 때 닷컴기업들의 수익모델은 간단 명료했습니다. 먼저 대량의 회원을 확보하여 커뮤니티를 형성한 뒤 이 회원을 기반으로 광고를 유치하든지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는 모델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부였습니다.

일단 대량의 회원 확보는 성공적이었지만 인터넷 광고의 한계와 불신이 속속 드러나고, 늘 자랑으로 여겨지든 회원 수도 그 자체만으로 든든한 성장의 배경이 되지 못한다는 내·외부의 냉소적인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닷컴기업이 찾은 탈출구는 유료화 모델이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존에 무상으로 제공되던 일부 인터넷 콘텐츠와 서비스가 유료화를 선언했습니다. 이때부터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본격적인 유료화가 서서히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누가 유료화의 총대를 맬 것인가」의 문제로 서로 눈치를 보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자칫 실패하면 회원의 급격한 이탈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위협이 급속한 유료화 바람을 타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혹시 미운 털이 박혀 같은 배를 탈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내재해 있었고 이 과정에서 ISP, 포털, 게임, 커뮤니티 등의 몇몇 사이트에서 과감히 유료화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캐릭터 꾸미기, 게임, 성인물, 영화, 만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중심으로 유료화가 확산되면서 최대 걸림돌이 되었던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네티즌의 마인드도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교육, 증권, 뉴스 사이트 등 정보 기반의 콘텐츠에서 B2C, B2B 모델의 콘텐츠 유료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이클럽, 한게임, 드림라인, 코리아닷컴 등 몇몇 사이트의 경우 급격한 매출 신장에 힘입어 콘텐츠 유료화의 성공모델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기도 합니다.

콘텐츠 유료화는 대부분 기존의 무료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면서 콘텐츠 차별화를 통한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으로 유료 회원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또한 콘텐츠 유료화를 가로막고 있던 결제수단도 휴대폰, ARS, 전화번호 통합과금, 온라인 포인트 등 손쉬운 소액결제 수단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접근과 사이트 과금이 한결 쉬워진 것도 엔터테인먼트 분야 중심의 콘텐츠 유료화가 확산되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또한 게임, 채팅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주 수요층이 10대, 20대 초반이지만 콘텐츠 유료화 이후 지불능력이 있는 20∼30대가 유료 콘텐츠 이용에서 최대 고객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기 콘텐츠 유료화의 총대를 매었던 많은 업체들은 고객의 입장에 서서 소액이지만 지불할 가치가 있는 콘텐츠인가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유료 콘텐츠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너무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유사한 유료화 아이템을 우후죽순 모방하는 사례가 서서히 늘어가고 있어 자칫 불필요한 경쟁과 공멸의 위기를 맞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일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유료화 성공 이면에는 영화, 만화 등의 판권을 구입해야 하는 등 콘텐츠 생산비용이 높기 때문에 소문만큼 수익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공업체는 포털 사이트와의 수익 배분과 결제 수수료를 공제하면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콘텐츠 유료화가 빨리 확산되지 않아 대체재가 아직 많기 때문에 높은 콘텐츠 생산비용과 열악한 수익구조를 이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콘텐츠 제공업체들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월간 Web Business 7월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Web Business 김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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