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1인 1품 ‘완전 맞춤형’ 제조 혁명이 일어난다

제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성과 인공지능, 완전자동화를 융합시켜 현재의 공장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시킬 것입니다. 무인 공장을 탄생시켜 소비자 개개인이 원하는 프리미엄 ‘완전 맞춤형’ 제품을 현재와 같은 가격에 제공합니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신발, 나 자신의 개성을 가장 잘 살린 나만의 패션 의류, 내가 원하는 나만의 서랍장과 소파, 내가 디자인한 프리미엄 스포츠카…

앞으로의 소비자는 지구상에 하나뿐인 ‘1인 1품’ 맞춤 생산시대를 맞게 됩니다. 이는 곧, 기업들은 다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접고 소품종 소량생산시대에 맞는 생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독일 스포츠용품회사 아디다스는 최근 생산현장을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아디다스가 독일 내에서 운동화 생산 공장을 1993년 문 닫은 지 23년 만에 건설한 신개념 공장인데요. 이 공장의 특색은 로봇과 3D 프린터가 결합해 소비자가 원하는 신발을 맞춤형으로 제작해준다는 것입니다.

l 아디다스 스피트 팩토리(출처: https://youtu.be/kyum6GZp3r4)

연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하는데, 놀랍게도 생산 현장에는 단 10명의 직원뿐이죠. 지금까지 이 정도의 물량을 생산하려면 직원 600명이 필요했습니다. 

지능화된 기계가 운동화를 직접 만들고 직원은 각 소재를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위치에 갖다 놓는 일만 하면 됩니다. 인건비 부담이 거의 사라진 것입니다. 이렇게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자,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저임금을 찾아 떠났던 신발공장을 다시 독일로 불러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피드 팩토리는 단순히 공장만 자동화한 게 아닙니다.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최단 시간에 만들어 공급합니다. 공장 이름처럼 제품 생산 ‘스피드’가 빠르죠. 신발 끈부터 깔창, 뒷굽 색깔까지 수백만 가지 옵션 중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면 5시간 안에 제품을 생산해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의 신발을 주문하면 제작 하루, 배달 하루, 즉 이틀 만에 맞춤형 신발을 공급하는 ‘제조 혁명을 일으킨 것이죠. 

l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출처: https://weloveadidas.com/2016/08/11/adidas-speedfactory)

이 같은 ‘1인 1품’ 시대의 탄생은 소비자가 원하는 유행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신제품 개발 기간을 열흘 이내로 단축해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다른 운동화 제작회사는 디자이너가 그린 새 운동화를 매장에 진열하려면 통상 1년 6개월이 걸립니다. 하지만 스피드 팩토리는 열흘 이내에 소비자가 원하는 신발을 매장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값싼 노동력과 분업화로 사람이 물건을 생산하던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로 속속 변신하고 있는 것이죠. 나이키, 리복 등 경쟁사들도 지능형 공장 건설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스마트 팩토리는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모든 생산 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을 결합하여 자동으로 생산할 수 있는 지능형 공장을 말합니다.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사물인터넷(IoT)이 설치되어 공정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 디지털 가공 장비, 즉 디지털 패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이 기존의 제조공법과 디자인, 설계 등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산업의 판도를 바꿔놓습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건축가들은 컴퓨터 설계, 입체 가공, 소재 공학, 합성생물학 등의 기술을 결합하고 융합해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과 우리가 사는 집까지 탈바꿈시켜놓게 됩니다.

l Digital Fabrication(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fv9_n76QVPk)

특히, ICT와 결합한 공장은 개인의 피부색, 피부성향 등 소비자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1인 1품’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완전 자동생산체제를 완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상은 대량생산시대에서 소량, 맞춤형 제품시대로 바뀌게 됩니다. 나만의 맞춤형 신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맞춤형 의류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또한, ‘1인 1품’ 생산 대상도 다양해져 거의 모든 제품을 소비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른바 공급자 혁명이 일어나고 모든 소비자의 희망 사항을 충족시키는 생산 혁명이 가능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1인 1품’ 시대를 여는 미래기술의 핵심에는 인공지능과 3D 프린팅 기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3D 프린팅은 거의 불가능한 게 없는 마술 같은 미래를 열어줄 것입니다. 네덜란드는 최근 3D 프린팅 기술로 자전거 전용 다리를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었죠. 8m 길이의 자전거 전용으로 만들어진 이 다리는 3D 프린터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자동차는 큰 공장에서 대량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로컬모터스는 3D 프린터로 세계 최초로 전기차 ‘스트라티(Strati)’를 탄생시켰습니다. 2015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3D 프린터를 설치해 44시간 만에 차량을 완성해 현장에서 주행 시범까지 보였습니다. 당시 일주일 동안 스트라티 3대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하루 1대 제작도 가능합니다.

지난해에는 단 하루 만에 3D 프린터로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장착한 자율주행 전기버스 ‘올리(Olli)’를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l 로컬 모터스 ‘Olli’(출처: https://localmotors.com/meet-olli/)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가 만든 똑같은 스파게티를 한국에서 먹을 방법은 없을까요? 3D 프린터만 있으면 가능해집니다. 스파게티 셰프의 레시피만 입력해 넣으면, 3D 프린터가 이탈리아 요리사와 똑같은 맛을 구현해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3D 프린터가 아침마다 즉석 식사를 만들어주는 공상 영화 같은 ‘요리 혁명’도 일어나게 됩니다.

3D 프린터만 있으면 개인의 구강구조에 맞는 틀니, 인공치아, 치아 교정기를 저렴한 비용에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발 특성을 고려한 신발, 운동화, 슬리퍼까지 제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에서 문을 연 ‘푸드 잉크(Food Ink)’는 세계 최초 3D 프린팅 식당입니다. 가구와 접시, 포크 등은 물론 요리까지 3D 프린팅으로 만듭니다. 요리사는 1만여 개의 조리법을 학습한 인공지능(AI)입니다.

일본 맥주회사 기린(KIRIN)은 맥주 공장에 인공지능(AI)을 설치해 맛이나 향, 색깔, 알코올도수를 AI가 결정해 주는 대로 맥주를 생산합니다.

l 세계 최초 3D 프린팅 식당 ‘푸드 잉크(Food Ink)’ (출처: https://youtu.be/UWOVvSfSjCM)

10년 이상 장인의 손길을 통해 탄생했던 맥주 맛이 AI의 손에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이것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신제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고 신상품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맥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원하는 맛, 향기, 맥주의 색이나 알코올 도수까지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과 함께 탄생할 기술의 진화가 앞으로 소름 끼칠 정도로 개개인의 개성과 요구사항을 반영한 첨단 맞춤형 시대를 가져올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