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도시, 분산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다

스마트시티는 단순히 정부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많은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지향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재 시리즈에서는 스마트시티의 구성 요소들과 기술, 적용 사례들을 통해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주는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세계 인구는 도시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UN Habitat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5%가 도시에 거주 중이며, 개발 도상국의 도시화로 인해 2040년이 되면 66%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 도시의 전력 수요 역시 높아지게 되는데요. 기존의 전력 수요와 더불어 최근 도입되고 있는 전기차를 고려하면 도시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전통적으로 도시의 전력 시스템은 주로 도시 외부의 대규모 중앙집중형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일방적으로 수급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전력 공급이 국가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었고, 발전소의 규모가 클수록 경제성이 더 높았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과 전력망 관리를 위해 중앙집중형 발전 방식을 채택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도시들은 기존의 중앙 집중화된 전력 시스템에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발전으로 전력 시스템을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분산발전이란 전력 수요지 근처에 소규모 발전설비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 방식을 말합니다.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정의가 없지만, 보통 50-100MW 이하의 수요지 인근이나 배전•준송전 계통에 연계되는 발전 자원을 분산발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수력, 연료전지, 폐기물 발전, 에너지 저장장치, 소형 터빈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분산발전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 수요지 인근에 설치되기 때문에 송배전 인프라 건설 비용과 운영 비용을 대폭 절감시킬 수 있습니다.

  • 시설 규모가 작아서 부지 선정 부담감도 중앙발전에 비교해 작습니다. 

  • 전력 계통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광역 정전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지역 내에 분산자원이 충분히 설치된다면 외부 전력망과 독립적으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서울시 역시 분산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11월 22일에 2022년까지 원전 1기 설비용량에 해당하는 1GW를 태양 발전으로 대체하겠다는 ‘태양의 도시, 서울’ 종합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주택 태양광 100만 가구 보급, 가용 공공부지 태양광 100% 보급, 마곡지구 및 도시재생지역 태양광 특화지구 조성 등 적극적으로 태양광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는 태양광, 연료전지, 바이오 폐기물 등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서울 시민들의 출자금으로 서울햇빛발전소 태양광 시민펀드를 조성해 지축, 개화, 도봉, 고덕 지하철 차량기지에 총 4.2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습니다. 또한, 서울시 주도하에 서남물재생센터에 5.8MW급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소에서 연간 38,000M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있는 20MW급의 노을연료전지발전소는 마포구 주택용 전력 수요의 28%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하여 45,000가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서울시는 현재 4.7%에 불과한 전력자립률을 2020년까지 2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l 개화 차량기지 태양광 발전소 (출처: 서울시)


 에너지 프로슈머로 스마트해지는 분산발전


프로슈머란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말합니다. 기존의 전력 소비자는 발전소로부터 생산되는 전기를 일방적으로 소매했지만, 프로슈머는 전력을 생산해 자가소비를 하거나 남는 전기를 거래함으로써 능동적으로 전력 소비, 생산, 판매하게 됩니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에 더해 지붕형 태양광,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같은 분산발전의 설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게 되면서 분산발전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태양광, ESS를 가진 소비자가 하나의 작은 발전소가 되어서 다른 소비자에게 전기를 팔거나 심지어 전력 도매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남호주 주정부는 호주의 에너지 기업 AGL과 함께 임대주택 중심으로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ESS를 결합한 가상 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가상 발전소란 소규모 분산발전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AGL은 사업 1단계로 애들레이드에 거주하는 1,000가구를 대상으로 VPP를 구축했고, 올해 3월부터는 테슬라와 LG화학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정하여 약 50,000가구에 VPP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호주의 전기요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하는데, 호주 내에서도 남호주의 전기요금은 매우 비싼 편입니다. 그러므로 태양광과 가정용 ESS 사업이 다른 나라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장 구조입니다.


l Virtual Power Plant (출처: Energies)


독일 배터리 업체인 소넨(Sonnen)은 2015년부터 소넨커뮤니티(SonnenCommunity) 사업을 개시해 개인간 거래(P2P)를 가능하게 해주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태양광 발전이나 소넨 ESS를 가진 개인들은 소넨커뮤니티에 가입하여 다른 가입자들에게 전력을 kW당 25 cents에 직접 팔 수 있습니다. 발전 자원이 없는 개인 역시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며 kW당 25 cents에 전력을 다른 가입자에게 살 수 있습니다.


책정된 전력 판매 가격은 주택용 전력 소매가격보다는 낮고 개인이 전력망에 직접파는 가격보다는 높아서 커뮤니티 가입자들에게는 P2P 거래가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넨커뮤니티 가입자 중 태양광발전과 소넨 ESS를 가진 개인은 SonnenFlat이라는 VPP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소넨은 SonnenFlat 가입 고객의 전력 자원을 모아서 전력망 운영자가 전력 계통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보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이익을 얻게 됩니다. 대신에 가입 고객들은 월 가입비 외에 전력 사용 요금은 면제받게 됩니다.


l SonnenCommunity (출처: Sonnen)


 분산발전 활성화를 위한 방향


안정적인 분산발전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기술적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발전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면 전력망 운영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이 많은 지역에서는 구름이 지나갈 때 순간적으로 전력 생산량이 줄어들거나 늘어나게 됩니다.


이때 배전선 각부의 전압에 갑작스러운 변동이 생기게 됩니다. 만약 전압이 적정치를 벗어나게 된다면 전력 품질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이런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변전소에 전력망 안정화용 ESS을 설치하거나 분산발전에 스마트 인버터를 설치해서 전력 품질을 관리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VPP와 개인간 전력 거래(P2P)를 보다 활성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P2P 거래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중간 개입자의 역할을 최소화해 보안상 안전하고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합니다. VPP의 경우에는 통합 관리자 (aggregator)가 IoT 기술을 활용해 전력 생산•소비 관련 데이터를 얻고 기계학습(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력 생산•소비량을 예측하여 분산자원을 최적화하면서 전력 시장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기술의 활용 못지않게 신재생 중심의 분산발전을 지원해줄 수 있는 정부의 정책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합리적 전력요금 체계를 마련하고 그 바탕에서 분산발전이 자생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컨버전스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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