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누구나 전략 기획 고수가 될 수 있다 - 디지털 시대엔 전략기획 역량은 필수?


이번 편은 분석 툴 설명을 잠시 접어두고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전략기획 역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회사 차원의 대응전략이 아닌 개인들은 어떤 준비와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요즘에는 IT 전문매체가 아니더라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과 디지털 기술로 대표되는 ICBMA(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인공지능)에 대한 기사가 매일 나오고 있을 정도로 디지털이 대세입니다.



불과 10년 전에 스마트폰 광풍이 불면서 단순히 통신사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에 ‘모바일 혁신’이라는 화두가 만들어졌고, 애플, 구글과 같이 이에 잘 대응하는 기업들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심한 경우 시장에서 사라지는 사례들도 많았는데요. 한때 시장을 호령했던 ‘모토로라’ 또는 ‘노키아’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현상이 개인에게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개인들도 기업들처럼 변화하는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관성에 젖어서 과거의 방식과 과거의 생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신이 속한 기업 내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잃게 마련입니다. 심한 경우 직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장과 기술이 과거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산업의 경계가 파괴되어 진입의 장벽이 낮아지고, 심지어 파괴적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들과 IT 리딩기업들의 공세가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개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생태계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하거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스마트 기술이 발달하고, 모든 산업에서 지능화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IT 엔지니어(개발자)만큼은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물론 IT의 모든 분야가 다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엔터프라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엔지니어들(개발자들)은 시장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진화해 나가야 합니다. 

대규모 엔터프라이즈의 최소 70%에서 2020년까지 성공적인 일반인 개발자 정책(low coding 또는 No Coding platform 활용)을 시행할 것으로 예측 (가트너)

지금은 디지털 혁신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미 현장에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자신의 업무나 시스템에 접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IaaS(Infra as a Service)를 넘어 PaaS(Platform as a Service)까지 개발 환경이 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식도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로 코딩(Low coding), 노 코딩(No coding) 플랫폼 기반의 개발이 확대되고 있어 순수 개발자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으므로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제가 최근에 두 군데의(시스템 구축 및 유지 보수를 주력으로 하는) IT 기업에서 기술 동향을 강연을 했었는데요. 강의 중간에 참석한 분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마이크로서비스(Microservice) 아키텍처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까?” 였습니다. 내심 절반 정도는 들어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던진 질문이었으나, 정말로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정말 단 한 명도 아는 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연이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는데요. “데브옵스(DevOps)에 대해서 들어 보신 분 있나요?”,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에 대해 들어 보신 분 있나요?” 이제는 어느 정도 예상을 하셨겠지만, 첫 번째 질문과 반응이 정확히 똑같았습니다. 아무도 모르더군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회사 밖의 시장(산업)의 동향이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마이크로서비스(Microservice) 아키텍처, 데브옵스(DevOps),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이 세 가지에 대해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 당황한 제가 너무 궁금해서 “혹시 여러분들 중에서 IT 관련 매체를 정기적으로 보시는 분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도 역시 단 한 분도 없었습니다. ‘설마’라는 생각으로 한 분 한 분씩 재차 질문을 던져 보았지만 역시나 똑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것입니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산업의 동향과 관계없이 자신의 회사에서 지시받은 업무에만 집중하고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이유는 개인별로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개인의 미래를 죽을 때까지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회사 밖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두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회사를 나왔을 때 본인의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필자의 방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관련 뉴스를 보려고 노력합니다. 


매일 아침에 스마트폰으로 앱을 통해 Naver에 접속하면 첫 화면 [뉴스] 란에 “조간 1면 아침신문 헤드라인 모아보기”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를 클릭하면 아래 그림의 왼쪽 화면과 같이 여러 신문이 블로그 타입으로 나오게 됩니다. 


l 네이버에서 아침신문 헤드라인 모아보기


그 중에 보고 싶으신 신문을 선택하면, 실제 종이 신문의 전체 페이지에 대해 각 페이지별로 헤드라인을 위 그림의 오른쪽 화면처럼 보여줍니다.


저는 우선 전체 헤드라인을 본 후에 관심이 있는 기사(헤드라인)을 클릭해서 상세 기사를 읽는 방식으로 보통 IT 관련 신문 2개, 경제신문 1개를 봅니다. 저한테는 이 방법이 종이 신문을 보는 것보다 훨씬 빨리 제가 원하는 기사를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우선 이 정도만 습관을 들인다면 시장과 기술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사원, 대리는 가급적 좁고 깊게, 차•부장은 넓게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동향의 범위는 어디까지 여야 할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가지면 됩니다.

제가 경험한 현실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원, 대리의 경우에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서인지 관심의 폭도 넓고 깊이도 깊은 것 같습니다. 반면에, 차•부장과 같은 높은 직급의 경우에는 관심의 폭이 좁고 깊이도 얕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원, 대리는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급적 좁고 깊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에, 이미 자신의 영역(경험과 지식)을 확보하고 있는 차•부장의 경우에는 거기에서 안주하지 말고 관심의 깊이가 깊지 않더라도 그 폭은 최대한 넓게 확대해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영역은 전반적으로 관심을 가지실 것을 권합니다.


 문제인식 및 해결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우리는 보통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면 대단히 어려워합니다. 사실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지 막막하거든요. 그러나 이 혁신도 ‘문제 인식’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매트릭스’ 저자 벤캇 벤카트라만 미(美) 보스턴 대학 석좌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혁신을 위해서는 결국 문제를 찾아내는 것(즉, 문제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과거 MIT에서는 '내가 속해 있는 비즈니스란 무엇인가(업의 본질)'가 중요했다. 이제는 내가 해결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를 어떻게 디지털의 규모와 속도로 해결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기업을 바꾸고 산업을 바꿀 수 있다. 결국,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제일 중요해진다.”

l 벤캇 벤카트라만 교수


이를 좀 더 해석해 보면, 문제의 정의부터 시작되는 ‘문제 해결 역량’이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되는 것이고, 결국 이를 “전략 기획 역량이 중요하다”라고 바꿔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혁신도 뭘 알아야 가능합니다.

제가 지난달에 같은 회사의 신대리와 함께 ‘Japan IT Week 2017’에 다녀왔는데요. 

 Japan IT Week: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및 업무 자동화, 디지털 마케팅, IoT 등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10개 분야의 Expo로 구성된 일본 최대의 IT 박람회임

3일 동안 행사장의 모든 전시장을 꼼꼼히 돌아보고 난 후, 저녁을 먹으며 신대리가 저에게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부장님, 제가 전시장을 부장님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데요. 질문도 뭘 어느 정도 알아야 하겠더라고요.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만약 어떤 제품•서비스에 대해 그 기술이 가지고 있는 기본 특징을 알고 있다면, 그 특징을 확인하는 수준의 기본적인 질문보다 의미 있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해당 기술의 문제점이나 제약사항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해당 기업의 제품•서비스가 그 제약사항•단점을 극복하였는지, 만약 극복되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지를 질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식이 사전에 없다면 그냥 겉으로 보이는 것 중심의 단순한 질문에 그쳐 그 제품의 단점이나 제약사항은 보기 힘들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자신의 영역이 아니더라도 디지털 기술이나 다른 영역에서의 기술 적용 사례 등을 알고 있다면 문제를 찾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쉽고 빠를 것입니다. 특히,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훌륭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고,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편의점에 ‘바나나 우유’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가령 한 점주는 매일 저녁에 자신의 편의점을 돌면서 ‘바나나 우유’의 재고를 파악한 후, 다 팔렸으면 20개를 발주하고, 남은 재고가 있으면 20개에서 그 재고만큼 빼고 발주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주 모임에 가서 다른 점주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발주를 하는 기준이 모두 다르지만 대부분 기계적으로 발주를 하고 있어서 자동으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IT 담당자가 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단순했습니다. 먼저, 점주들을 인터뷰하여 점주들의 발주 기준을 표준화합니다. 그리고 이를 그대로 시스템으로 구현합니다. 도식화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l 자동발주시스템 프로세스 요약 예시


바나나 우유의 잔여 재고별 최소 발주 단위를 한 번 입력하도록 합니다. 뭐 부지런한 점주는 상황에 따라 최소 발주 단위를 필요에 따라 수정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점주는 한 번 입력하고 절대로 수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쨌든 특정 시간에 바나나 우유의 잔여 재고에 따라 (점주에 의해) 시스템에 입력된 최소 발주 단위에 맞춰 시스템이 자동으로 발주하고, 발주 내용을 점주에게 문자로 통보해 줍니다.


이게 과거에 일반적으로 적용하였던 자동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은 어떤 가치(Value)가 있는 것일까요? 아마도 점주가 수작업으로 하던 일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해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가치를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과거 선배들이 했거나 자신이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으로 일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구현할 겁니다. 쉽고 편하니까요. 그러나 이런 경우라면 본인의 발전도 없고, 점주에게 주는 가치도 크지 않습니다.


반면 과거의 생각 틀에서 탈피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좀 더 가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를 고민하는 분들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내놓을 것 같습니다.



일단 수작업에 의해 관리되는 데이터에 기반을 두어 자동 발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수집된 여러 환경 및 이력 데이터를 분석하여 상황에 맞는 발주량을 예측하여 자동 발주할 수 있도록 지능화하려고 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맨 처음에 특정 시간의 잔여 재고를 체크하고 이를 기반으로 발주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별(또는 그 이하 단위로) 재고량을 관리하여 재고가 소진되는 속도를 분석할 것입니다.


또한, 자동 발주도 특정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당일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에 바로 발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경할 것입니다. 심지어 날씨에 따라 바나나우유 판매량에 변화가 있거나, 특정 이벤트 날이나 주말•휴일에 판매량에 변화가 있다면 그런 데이터들도 자동 수집•활용하여 최적의 발주단위를 예측하게 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된다면, 점주들의 수작업을 자동화하는 가치 외에도 매출 증대나 과다한 재고로 인해 폐기 처분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되어 점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숲 속에서 생각하지 말고, 밖에 나와서 생각해라

제가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생각의 범위를 확대하라” 입니다. 대부분 기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특정 업무만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문제를 인식할 때도,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도 딱 그 범위 내에서만 생각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앞 점주들의 수작업 발주가 귀찮아 이를 자동화해야 한다는 문제를 인식했다고 할 때, 이것을 단순히 ‘점주들의 수작업’이라는 현상에만 집착하여 수작업을 자동화만 하면 되는 것으로 해결책은 끝났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가능하면 편의점의 ‘발주’라는 하나의 나무만 보지 말고, 숲 밖으로 나와서 전체적으로 숲에 다른 문제가 있는 나무는 없는지 또는 더 나아가서 그 숲의 주변 환경과의 관계상에 어떤 문제는 없는지를 파악하고, 한 번에 판을 바꿀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회사 임원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죠. “빅 피처(Big Picture)를 봐라”, 그리고, “빅 피처를 그려라”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자신이 하던 일, 자기 조직의 바운더리(Boundary)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생각의 범위를 확대하는 연습을 하실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전략 기획 역량(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시장과 기술 동향에 대한 관심”, “자기 영역 밖까지 관심 범위 확대”, “디지털 기술 및 적용 사례 등에 대한 지식 확대”, “생각의 범위 확대”라는 기준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지속적으로 진화시키고자 노력한다면 어떤 생태계에서도 끝까지 살아남는, 그리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생태계에서 꼭 필요로 하는 진정한 디지털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김영주 부장 | LG CNS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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