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누구나 전략 기획 고수가 될 수 있다 - 잘못된 분석은 잘못된 전략을 낳는다.


지난 18편에서는 경쟁력 분석 도구로 ‘3C 분석’와 ‘SWOT 분석’에 대해 설명해 드렸습니다. 특히, SWOT 분석의 경우, 강점(S), 약점(W), 기회(O), 위협(T)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4가지를 교차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핵심임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전략기획의 이해(18편) - 경쟁력 분석 도구

http://blog.lgcns.com/1458 


이번 편에서는 외부환경 분석 도구에 대한 설명해 드린다고 했었는데요. 분석 도구에 대한 이해에 앞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전략을 수립할 때 대표적으로 실수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먼저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설명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먼저 분석을 하게 되는데요. 이 분석이 부실하거나 분석 결과와 무관하게 단순히 시장의 Best Practice를 쫓아가게 되면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결과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해외 사례 벤치마킹

과거 8~9년 전쯤 ITO 생산성 향상 방안 전략 수립을 고민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당연히 해외 사례 벤치마킹을 했습니다. 주로 미국의 대표 기업들의 ITO를 담당하고 있던 인도의 Infosys(‘17년 기준 직원 수 약 20만 명), HCL(‘17년 기준 직원 수 약 12만 명) 등이 벤치마킹 대상이었죠.

여러 항목을 대상으로 벤치마킹이 이루어졌고, 각각 항목별로 시사점과 전략 방향을 도출했습니다. 그 중 두 가지가 ITO Delivery 구조의 변화와 분석•설계와 개발을 분리하는 공정분리 방식이었습니다.

그 당시 대부분 국내 ITO는 운영 인력들이 고객사에 근무하는 방식(Onsite)이 주류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죠. 그러나, 인포시스(Infosys)와 같은 글로벌 회사는 아래 그림처럼 On-site와 Off-shore가 조합을 이룬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l ITO Delivery 구조예시


위의 그림에 나온 Global Delivery 체계를 간략히 설명해 보면,

① 고객이 Help Desk에 전화를 하고, 시스템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이야기합니다.

② 고객의 요구가 시스템 운영자 업무 범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ITO센터에 이관합니다.

③ 시급성이 있는 업무는 Onsite에서 처리하고, 급하지 않은 건은 Offshore에서 처리하도록 이관합니다.

④ 개발이 필요하거나 요구사항 해결에 오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건은 L3로 이관하여 처리합니다. 특히, L3 서비스에서는 공정 분리(분석•설계와 개발분리)를 통해 각각의 전문성이 확보됩니다. 


글로벌 선진사례는 논리적으로 완벽해 보입니다. 새로운 To-be Image도 글로벌 사례와 거의 흡사하게 그렸겠죠. 그러나 과연 이 방식은 국내에서 성공했을까요?


다들 짐작하셨겠지만, 이 글로벌 모델은 한국에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이모델이 아니라면 과연 ‘어떤 Delivery 모델이 맞는 걸까요?’ 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ITO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가 아니므로 ‘분석 관점’에 집중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편에서 소개해 드린 3C 분석(고객, 경쟁사, 자사)을 가지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Global Delivery Case는 경쟁사 분석으로 대변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고객과 자사 분석을 하지 않고, 오로지 경쟁사 분석으로 Follow-up 전략을 정의해 버려 좋은 결과를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글로벌과 국내 환경의 차이

즉, ‘우리가 어떤 전략을 수립할 때, 단순히 업계의 BP(Best Practice)만을 조사하고 이를 그대로 자사의 전략으로 수립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고객이나 우리의 상황이 BP의 상황과 어떻게 다른 지 비교하고, 왜 BP 사례와 같은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우리의 To-be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위의 BP가 왜 국내에서 맞지 않았는지, 글로벌과 국내 환경의 차이를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린다면, 글로벌 고객은 서비스를 글로벌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24시간 같은 수준의 운영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일부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업들이 로컬 서비스가 주력이며, 24시간 같은 수준의 ITO 서비스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이죠. 이는 굳이 Offshore(해외 센터)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글로벌의 경우, 대부분의 고객은 Help Desk를 통해 접수합니다만, 국내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운영자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고, 모두가 시급하다고 아우성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Microsoft, Oracle 등과 같은 글로벌 솔루션 기업들의 유지보수 서비스는 장애 등으로 시급한 건이 아닌 것은 대부분 Online Help Desk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반면, 국내 사업자들은 Online Help Desk가 있어도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가 가장 큰 차이인데요. 산과 모래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의 경우, 멀리서 보면 언덕 수준으로 보여 마치 글로벌의 ‘산’과 유사하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 가까이 가 보면, ‘언덕’이 아니라 ‘모래더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ERP 시스템을 예로 들어 보면, 로컬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어느 국내 기업의 ERP 시스템 운영자가 약 20명 정도 됩니다. 이 정도면 Onsite 5명, Offsite 나 Offshore로 15명으로 나눠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오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를 도메인 단위로 나누면 5~10명 수준이고, 모듈 단위로 나눠 보면, 실제는 한 단위 업무 모듈당 약 1명 수준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공정 분리는 당연히 불가능하게 되고, Onsite와 Offsite•Offshore로 분리하는 것은 더욱 힘들게 됩니다.


Global Delivery 체계는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져야 가능하지만, 실제 국내는 규모가 큰 사이트가 일부에 국한되어 있으므로 글로벌 BP가 안 맞는 구조인 것이죠. 


l 국내 기업 시스템당 운영인력 규모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기업들의 단위 시스템당 운영인력 공수는 대부분 4명 이하이며, 1명도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체를 보면,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 보이지만 단위 시스템으로 나눠서 보면 위의 그림과 같은 현실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이 고려되지 않는 To-be Image는 현실성이 없는 것입니다. 벤치마킹 대상 기업들의 경우 약 5배 정도 큰 규모였던 것이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벤치마킹을 하거나 BP 사례를 조사할 때 가장 실수를 많이 하는 부분이 BP 사례의 최종 Image만 조사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BP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에서의 노하우는 조사하지 않고 말입니다. 

예를 들어, Netflix의 경우, 일반적으로 Amazon Web Service(AWS)로 7년에 걸쳐 시스템을 완전히 이전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Netflix를 조사할 때 단순히, ‘민첩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Microservice 아키텍처와 AWS로 전환했다’로 분석을 마친다면, 우리가 내놓은 전략을 수행할 고객사도 Netflix가 전환하면서 겪었던 수많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즉, 빠른 경로를 수립하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선진 사례의 장점만을 조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 선두 그룹에는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단점이 우리에게는 극복이 안 되는 점이라거나 너무 크게 느껴진다면, 아무리 선진사례라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맞지 않는 솔루션일 것입니다. 앞의 Netflix 사례에서 Microservice 아키텍처가 나오는데요. 이 아키텍처는 철저하게 민첩성에 맞춰져 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해서 마이크로 조직(피자 2판을 먹을 수 있는 인원 수준의 조직)으로 운영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즉, 이런 민첩성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력들의 역량이 높아야 하며, 수많은 자동화 도구들의 지원을 받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강력한 인터페이스 표준과 절차 준수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합니다. 

만약, 이런 것들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장애가 발생했을 때 “공황”의 상태로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조사하지 않고 막연히 장점만을 분석하고 적용한다면 잘못된 전략 방향을 제시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앞서 설명해 드린 사례를 명심하고 경쟁사(또는 BP) 분석을 하시길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자사 분석도 경쟁사와 같은 framework를 적용하여 ‘People’, ‘Process’, ‘Technology’ 측면에서 분석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일관성 측면, 논리적 전개, 개선 방향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은 ‘잘못된 분석은 잘못된 전략을 낳는다’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흔히 잘못하는 분석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최소한 분석 도구를 잘 이해하고 잘 적용한다면 기본적으로 잘못된 전략을 수립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20편에서는 다시 분석 도구에 대한 설명을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글 | 김영주 부장 | LG CNS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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