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트럭과 기술의 만남, '트럭킹 테크'

4차 산업혁명 여파가 닿지 않은 곳이 없지만, 트럭킹 테크는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산업 분야 중 하나입니다. '트럭킹 테크(Trucking Tech)'란, 공급망, 운송, 거래, 관리 등 분야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기술을 접목한 트럭 산업 기술을 의미합니다. 


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츠(CB Insights)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에서 신생 트럭킹 테크 스타트업에 59건의 거래를 통해 7억 4,200만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속도는 올해에 더 빨라져서 상반기 동안 33건의 거래를 통해 5억 8,300만 달러가 투자되었다고 CB 인사이츠는 전했습니다. 추세가 지속하면 트럭 업계 처음으로 10억 달러 투자를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받는 ‘트럭킹 테크’

트럭킹 테크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자율주행 기술을 통한 트럭 운전자 대체를 먼저 떠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멀리 본다면 운전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미래까지 고려할 수는 있습니다. 구글,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업체가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 중이죠. 그러나 트럭킹 테크에 대한 관심은 자율주행을 통한 운전자 대체보다는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시험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l 우버 오토 자율주행 트럭(출처: https://www.uber.com/info/atg/truck/)


고속도로 주행과 장시간 운전이 대부분인 트럭 운송은 일반 도로 주행보다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기 쉽지만, 물류 관리 측면에서 사람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화물에 따라 선적을 자동화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일주일에서 한 달 이상 걸리는 거리라면 운송 중에 화물을 지속해서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트럭킹 테크는 트럭 운전자의 대체보다는 자동화를 통해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운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처하여 비용 절감 방법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군집주행’ 기술 펠로톤 테크놀로지

올해 상반기 33건의 투자 거래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건 '펠로톤 테크놀로지(Peloton Technology)'입니다.

펠로톤 테크놀로지는 2011년에 설립된 '군집 주행(Platooning)' 기술 스타트업입니다. 군집주행이란, 차량 대 차량(Vehicle to Vehicle; V2V) 통신을 사용하여 두 트럭 사이의 제동과 가속을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군집주행의 이점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l 펠로톤 테크놀로지(출처: https://peloton-tech.com/)


첫 번째는 '가속과 제동의 연결'입니다. 펠로톤의 군집 주행은 앞차와 뒤차의 가속과 제동 시스템을 V2V 통신으로 연결합니다. 덕분에 앞차가 정지한다면 뒤차도 동시에 멈추게 됩니다. 앞선 차량이 뒤차까지 통제하고, 운전자의 피로를 줄임으로써 사고 위험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거죠. 선두를 번갈아 변경하는 방식으로 뒤차 운전자에게 휴식 시간을 주어 전체 운송 시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연료 절감'입니다. 트럭은 운전자가 지각하고 반응하는 단계와 화물 무게 탓에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두고 주행해야 합니다. 레이더를 통한 제동 시스템으로도 앞차가 멈추는 것을 레이더가 인지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거리가 필요하죠. 그러나 V2V 연결은 앞차의 제어에 따라서 동시에 정지함으로 차량 간 거리를 아주 많이 좁힐 수 있습니다. 덕분에 공기 역학적 이점이 발생하여 앞차는 4%, 뒤차는 10%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l V2V 연료 절감(출처: https://peloton-tech.com/)


한 해에 미국에서 트럭과 버스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약 4,000명 수준이고, 10만 명이 다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체 트럭 사고의 7분의 1이 운전자 피로로 발생하며, 모든 사고의 90%가 운전자의 실수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군집 주행은 이런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펠로톤 테크놀로지는 군집주행에 진보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결합하기 위해서 볼보 그룹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군집주행이 자율주행과 함께 발전한다면 트럭 운전자의 안전과 연료 효율 개선으로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많은 장점 때문에 스타트업뿐 아니라 다른 여러 기술 회사들도 트럭킹 테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랙베리의 주요 사업으로 떠오른 ‘블랙베리 레이더 디바이스’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더 유명한 회사이지만, 현재 월가에서는 '트럭 회사'로 불립니다. 블랙베리는 최근 자사의 새로운 '플릿 트래킹(Fleet-Tracking)' 기술을 캐나다의 운송 회사인 티타늄 트랜스포테이션 그룹(Titanium Transportation Group)에 제공했습니다.

l 블랙베리 레이더(출처: https://us.blackberry.com/qnx-radar/trailer-chassis-and-container-tracking)


티타늄 그룹의 1,300대의 트럭에 400달러의 데이터 전송 장치가 부착되었으며, 이 장치는 트럭의 위치와 움직임, 트레일러의 온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합니다. 이는 블랙베리의 주요 사업으로 떠오른 '블랙베리 레이더(BlackBerry Radar)'의 하나입니다.


블랙베리 레이더는 화물 운송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인데요. 티타늄 그룹의 트럭에 부착한 장치는 '블랙베리 레이더 디바이스(BlackBerry Radar Device)'로 불리는 센서입니다.


블랙베리 레이더 디바이스는 유지 보수가 필요하지 않고, 트레일러의 문에 10분이면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면서도 적재상태, 컨테이너 개방, 위치와 온도, 습도와 대기압 등 주변 환경까지 감지할 수 있는 모든 센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블랙베리 레이더 디바이스로 수집한 정보는 통신망을 통해 '블랙베리 사물인터넷 플랫폼(BlackBerry IoT Platform)'으로 전송됩니다.


블랙베리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자산관리(Asset Tracking)'를 위한 플랫폼으로 블랙베리가 2010년에 인수한 소프트웨어 회사인 QNX시스템즈의 유닉스 기반 운영체제인 QNX를 활용하여 개발했습니다. 블랙베리 사물인터넷 플랫폼에서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 관리, 분석 도구 등 기술을 운송 회사에 제공합니다. 



l 블랙베리 레이더 디바이스

(출처: https://us.blackberry.com/qnx-radar/trailer-chassis-and-container-tracking/radar-solution/ radar-device)


운송 회사는 플랫폼을 활용하여 운송 중인 화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트럭의 상태를 확인하며, 로그를 분석하여 낡은 부품이 있다면 고장 우려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산관리 시스템으로 유통 기간에 맞춰 화물을 운송하도록 하는 등 비용 절감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일주일에서 한 달 이상 장기간 운송이라면 트럭의 점검과 화물의 상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블랙베리는 트럭에 블랙베리 레이더 디바이스를 부착하고, 블랙베리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관리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입니다.


우버는 지난해 8월,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는 오토(Otto)를 6억 8,0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10월에 오토가 개발한 자율주행 트럭으로 120마일(193km)을 달려 5만 1,744캔의 맥주를 운송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일종의 행사 겸 시범 운행이었지만, 맥주 운송으로 트럭 운전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이 훨씬 뚜렷해졌습니다.


그러나 현재 실정으로는 자율주행 트럭을 도입하더라도 운행 중 트럭의 관리까지 인공지능이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이 탑승할 필요가 있고, 적어도 트럭에서 사람을 사라지게 하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곧 등장할 자율주행 트럭에는 사람이 탑승하여 보조한다는 거죠. 그리고 추가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l 우버 오토 맥주 운송(출처: Uber Advanced Technologies Group 홈페이지)


우버는 지난 12월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지오메트릭 인텔리전스(Geometric Intelligence)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지오메트릭 인텔리전스의 개발진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인공지능 연구소도 설립했죠. 우버의 인공지능 연구소는 차량 공유 시스템의 정확성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설립되었습니다. 도로의 교통량을 예측하거나 운전자의 음성 명령과 상태를 이해하는 등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전반적인 운행 시스템에 영향을 주겠다는 것이죠. 


이는 먼 미래에 운전자 없는 트럭의 운용에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당장은 운전자의 안전과 운송 업체의 여러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구글의 자율주행 사업부인 웨이모, GPU 제조사인 엔비디아, 군수업체 록히드마틴 등 여러 기업이 직접 첨단 트럭을 개발 중이거나 관련 업체와 투자 제휴하는 등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트럭 운송 산업 규모는 7,000억 달러 수준인데요. 규모의 크기만큼 트럭킹 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럭킹 테크 사례들은 향후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과 자율주행, 인공지능 기술 등이 다른 산업 분야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 파악할 수 있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트럭킹 테크는 트럭 운송 산업을 얘기하지만, 이런 결과물들은 전방위 산업에 걸쳐 효과를 낼 수 있겠죠.

4차 산업혁명으로 일어날 자동화와 일자리 문제, 자율주행 기술의 통제, 인공지능의 상용화 단계 등 우려되는 문제들을 트럭킹 테크가 풀어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여러 기업의 움직임과 투자가 공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트럭킹 테크가 트럭 운전자의 사망 감소나 비용 절감 등에 끼치는 영향이 구체화되면, 향후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하는 데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글 | 맥갤러리 |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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