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2017년, 인공지능과 금융의 융합 ① 챗봇으로 그리는 금융산업의 미래

“오늘은 전기•수도세 납부 일이에요. 당신 계좌에서 오후 2시에 현금 찾을게요." "A사 겨울 코트를 찾고 있었죠? 해당 상품이 입고됐으니 주문할까요? 잘 어울리겠네요." "남편이 오늘 출장이군요. 그렇다면, 저녁 식사로 피자를 주문하는 것이 어떨까요?”



마치 인간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대화를 통해 정보 검색과 쇼핑을 할 수 있고, 옷이나 음식을 추천해주기까지 합니다. 심지어는 개인의 감정을 읽어내 달콤한 말을 속삭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놀라운 일상은 이제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챗봇(Chatbot)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챗봇(Chatbot) 이란, 간단히 말해 인공지능을 적용한 모바일 채팅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인간 대화를 기계적으로 학습하여,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인데요. 일종의 ‘가상 대화 친구’ 인 셈입니다. 메신저를 통해 방대하게 수집된 인간의 대화를 분석하고 학습하여, 그 다음에 이어지는 대화나 상황을 추론하는 것이죠.


추론을 통해 대화 상황을 예측하는 챗봇의 대화는 인격체를 지닌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특징 덕분에, 모바일 생태계도 이제 ‘챗봇 플랫폼’으로 변화하려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주문에서 결제까지 한번에.. 대화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한 챗봇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지금 필요한 서비스 업체와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마크 주크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인공지능 기반 챗봇이 향후 대화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직접 ‘F8 2016’ 기조연설에서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해 CNN 뉴스를 읽고 꽃배달 서비스 업체인 ‘1-800-Flowers’로부터 꽃다발을 주문하는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었죠. 

기대에 부응하듯 날이 갈수록 대화형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챗봇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챗봇 활용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스프링(Spring) 챗봇은 사용자가 특정 군의 제품과 가격 범위를 입력하면 다양한 제품을 추천해줍니다. 북미 모바일 메신저 ‘킥(Kik)’이 오픈한 ‘봇샵(Bot Shop)’은 현재 사용 중인 채팅창 내에서 ‘@’을 붙여 회사명을 입력하고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요. 그러면, 해당 챗봇이 등장해 각종 질문에 답변해줍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 업체 ‘세포라’에 “@Sephora 가장 많이 팔린 립스틱은 뭔가요?”라고 질문하면 세포라 챗봇이 제품 정보와 함께 구매를 지원하는 것이죠.


중국 메신저 ‘위챗’은 챗봇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뱅킹, 택시공유, 병원 검진 예약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 ‘종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챗봇을 대화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LG CNS의 ‘톡 주문 서비스’ 기술이 대표적인데요. TV에서 CJ오쇼핑, GS홈쇼핑 등을 시청하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TV홈쇼핑을 통한 상담원 전화 주문이나 ARS의 경우 전화 연결부터 주문 완료까지 보통 3∼4분이 걸리지만 톡 간편 주문은 1분 이내로 완료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 챗봇으로 만든 대화형 커머스 '톡 주문'

http://blog.lgcns.com/1142


l 카카오톡 CJ오쇼핑 플러스친구에서 제공하는 톡 주문


사용자는 사이트 접속 또는 전화를 걸지 않고도 챗봇 채팅을 통해 대화하듯이 필요한 정보를 찾거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죠.



 챗봇 도입, 지금 해외에서는?

챗봇이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 진화하면서 금융권에서 챗봇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해졌습니다. 챗봇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통해 결국 결제, 금융상품 가입 등이 가능하니, 금융사들이 놓칠 수 없는 금융사업이 된 것이죠. 이미 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 에리카(Erica)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핀테크 콘퍼런스 ‘머니 2020(Money 2020)’에서 인공지능 기반 챗봇 ‘에리카’를 선보였습니다. 

에리카는 핀테크 스타트업과 손잡고 만든 고객 자산관리 가상 로봇인데요. 이용자는 문자와 음성으로 에리카와 대화를 할 수 있고, 거래 내용이나 한도액 등의 질문을 남기면, 자동으로 답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에리카가 고객의 신용등급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경우, 이를 끌어올리려는 방안을 제안하거나, 이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신용카드 대금 납부 방법을 알려줄 것입니다.

 

평소보다 많은 카드지출 발생 시,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맞춤형 개인 금융 비서 서비스인 셈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추후 챗봇 엔진을 페이스북 메신저에 탑재해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② 마스터카드 - 마스터카드 봇(Bot)


마스터카드도 ‘머니 2020’에서 인공지능 챗봇 ‘마스터카드 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객들의 카드 거래명세를 조회하고, 지출 상황 모니터링을 통해, 지출 한도를 설정하고 쇼핑까지 도와준다고 합니다.


마스터카드 봇을 이용하면 소비자는 지갑을 꺼내거나 가맹점 앱을 사용하지 않고도 거래를 마칠 수 있는 것이죠. 항공사에서 소매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맹점 업종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l 마스터카드 봇의 활용 모습 (출처: https://youtu.be/m-nbznORjaY)


③ 로열뱅크 오브 스코트랜드(RBS) – 루보(Luvo)

영국 국영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챗봇 ‘루보’가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카드를 분실하거나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루보를 개발했다가,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손잡고 딥러닝 기능을 추가했는데요.



루보는 고객 질문을 인지한 뒤 사전에 입력해 놓은 많은 양의 정보를 분류, 처리하여, 질문에 걸맞은 답변을 제공하는 단계까지 성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 금융•자산정보까지 분석한 후 투자성향이 공격적인지 보수적인지 판단해 최적 상품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만약 질문이 복잡해 답변을 찾지 못하면 전문 직원에게 일을 넘기고 그 결과를 학습한 후 다음엔 스스로 처리하는 구조입니다.



 “챗봇에서 대출상담까지” 국내 금융권 챗봇 도입 상황은?

국내 금융권도 발 빠르게 챗봇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권에서 서비스 중인 챗봇은 NH농협은행 ‘금융봇’, 동부화재 ‘프로미 챗봇’, 라이나생명 ‘챗봇’, P2P 업체 8퍼센트의 ‘에이다’ 등이 있습니다. 카드사들도 속속 인공지능 기반 챗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기업은행, 신한카드 등 금융회사에서도 올해 챗봇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① 농협


농협은 카카오톡에서 친구 추가를 한 뒤 대화를 걸면 ‘상품안내’ ‘FAQ(자주 묻는 질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챗봇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요. 예를 들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수 있나요?”라고 물으면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는데 대출이자는 언제 출금되나요?” “2인 이상 공동명의로 통장을 개설할 수 있나요?” 등 유사 질문 5개가 대화창에 뜨고 가장 근접한 질문번호를 입력하면 해결책을 안내해주는 방식입니다. 시나리오 기반 대화가 가능한 셈입니다.


l NH농협은행의 챗봇 활용 모습


단순 반복되는 질문을 챗봇이 응대하면, 채팅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의 질문을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감정노동자의 편의성은 증대되고 이용자도 빠르고 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②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담팀을 신설하고 인공지능을 접목한 금융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24시간 금융상담 서비스가 가능한 ‘챗봇’과 ‘부도 차주 조기 감지 시스템’ 구축을 우선 과제로 잡았다고 합니다. 


③ 하나카드


하나카드도 인공지능을 고객 상담에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인공지능 기술 ‘엑소브레인’을 활용,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한 텍스트 기반 채팅형 인공지능 상담 서비스로 시작해 향후 전문적인 인공지능 상담이나 자산관리의 영역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④ 신한카드


신한카드는 고객들의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예산에 맞게 소비하도록 금융 조언을 해주는 신한카드 ‘판페이봇’을 내놓았습니다. 판페이봇은 챗봇 형태로 진화해 재무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대화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예정입니다. 

⑤ 8퍼센트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자가 학습 알고리즘’이 탑재된 P2P 금융업체 8퍼센트 '에이다'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l 8퍼센트 인공지능 금융비서 '에이다'(출처: https://www.facebook.com/8percentlending)


에이다는 생소한 문의가 10여 번 반복되면 챗봇이 자동으로 20분 정도 학습을 합니다. “소득은 3,000만 원, 현재 근무 기간은 2년입니다. 1,000만 원을 빌리고 싶은데 금리와 대출한도가 얼마일까요?”라고 물으면 ‘에이다’는 대답과 함께 P2P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URL 링크를 안내하기도 합니다. 


이외에 보험업계에서도 인공지능 기반의 상담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실제 고객과의 대화 등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라이나생명은 카카오톡 채팅 상담 서비스 ‘챗봇(Chatbot)’을 도입했습니다. 한국IBM 글로벌비즈니스 사업부문과 기술 제휴를 맺고, FAQ 자동응답 솔루션 ‘IBM Our Answer’를 도입해 응답 알고리즘을 개선,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핑거 뱅킹의 주도권은 잡을 금융사는?

올해 본격적인 영업을 앞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도 모두 챗봇 개발을 예고했습니다. 사용자는 웹사이트 접속 또는 전화를 걸지 않고도 손쉽게 메신저에서 대화하듯이 소통하며 필요한 정보를 찾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고객이 채팅창에 “1년 차 대기업 직원, 연봉 3,500만 원에 대출은 없어요. 이 은행에서 신용대출로 1,000만 원 빌리려면 금리가 얼마인가요?”라고 물으면 챗봇은 “고객님의 신용등급은 현재 3등급이며 대출 한도는 5,000만 원입니다. 새내기 직장 우대 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연 5~7% 금리로 대출 가능합니다”고 대답하는 방식입니다. 


챗봇은 대화가 축적될수록 스스로 학습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24시간 주간•주중•새벽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향후 많은 금융사가 챗봇을 통해 손안에서 100% 비대면으로 모든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핑거 뱅킹’ 주도권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 김지혜 기자  |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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