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구광모 LG그룹 회장, 변화와 혁신 겨냥한 미래설계 인사

    

[테크홀릭] 혁신과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 혁신을 가속화하면 조직 안정은 아무래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 안정을 중시하면 혁신은 아무래도 뒤로 밀리게 된다. 미국의 내로라 하는 혁신전도사들도 이 두가지를 조화롭게 적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리고 말한다.

국내 기업의 내년 성장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경기가 불확실하고 경제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별로 없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에 대한 본토 공격으로 확전일로에 있다. 세계 경제의 키를 쥐고 있는 몇 나라 중 하나인 러시아 우크라니아의 전황이 내년에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경쟁도 나아질 가망성이 없다. 이 때문에 환율 원자재 리스크에 재고 증가까지 겹쳐 국내 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심지어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내년 연말 49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미 지난 3분기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될 정도로 악화일로이다. 1년여만에 16조2000억원이 더 늘어났다.

그래서 회사채 발행과 원가절감, 투자 축소 등으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고 난리들이다.

구광모 회장의 노림수, 성과와 성장도 중요하다

구광모 회장은 과거 LG그룹의 DNA가 인화를 통한 안정 경영에 있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구광모 회장은 이런 방식으로는 현재의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신성장 먹거리 발굴과 고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고 일찍부터 변화를 추구해 왔다.

LG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나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이양, LG 그룹의 전장 사업의 공격적 투자와 전환, 그룹 내 인공지능(AI) DNA의 획기적인 정착 등을 강력하게 추구해 옴으로써 과연

LG그룹이 달라졌구나 하는 변화를 체감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취임 이후 가장 불확실한 미래를 앞두고 구 회장은 논공행상을 통한 성과 격려를 단행했고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인재풀의 다양화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다채로운 전략을 펼쳐나갈 전략이다.

특히 승진 규모는 줄이되, 확실히 보상해야 할 부문은 힘을 실어주었다.

신규 CEO 선임을 포함하면 승진자 숫자는 20명 정도 줄었다. 임원 진급을 기다리던 몇몇 후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전체 승진자는 162명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눈에 띄는 인사로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음료사업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점이 돋보인다.

그대신 젊은 피의 수혈로 조직은 더 젊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임원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였다. 50대 이하가 수두룩하다. 1983년생인 우정훈 LG전자 수석전문위원은 최연소 상무로 발탁되기도 했다.

LG엔솔의 약진

하지만 부문별로는 확실한 성과 포상이 이루어졌다.

LG엔솔을 보면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3명 △상무 신규선임 16명 △수석연구위원(상무) 신규선임 3명 △수석전문위원(상무) 신규선임 1명 등 29명의 리스트가 보인다. 지난 해보다 확 늘어났다.

김동명 사장 승진자는 1969년 생으로 카이스트 대학원 재료공학 박사 출신이다. 2022.11~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 이전에는 자동차전지사업부장과 부사장, 2019.12 LG화학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 2018 LG화학 소형전지사업부장, 전무를 지낸 배터리 통이다.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확보했고 2014년 모바일전지 개발센터장도 지냈다. 합작법인 추진과 수요 창출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승진했다는 후문이다. 누가 뭐래도 구광모 회장이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으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한 성과를 인정해 주었다는 후문이다.

자동차전지 생산센터장인 최석원 부사장은 1966년 생이다.

서강대(화학공학), 2016년 중국 남경 소형전지법인·폴리머배터리생산담당(2016년 상무 신규 선임), 2017년 중국 남경 소형전지법인장, 2018년 중국 남경 소형전지법인 소형전지생산1담당/중국 남경 빈강 자동차전지생산법인장, 2021년 폴란드 자동차전지생산법인장(2021년 전무 승진), 2022년~현재 자동차전지 북미생산총괄 등을 역임했으니 최근까지 해외통으로 경력을 쌓아올렸다.

소형전지사업부장인 서원준 부사장과 최고기술책임자인 신영준 부사장도 전지 분야의 최고전략통이다. 이같은 승진자를 많이 배출한 LG엔솔은 이번 구 회장의 성과주의에 가장 힘입은 바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성과로만 달려가지 않고 안정을 위한 발판 구축도 꾀하면서 재무·전략통을 등용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랙도 동시에 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구광모 회장의 인사 특징이 안정 속에서 성장 재력에 방점을 두고 배터리·전장·첨단소재서 인재를 대거 승진 발탁하며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연구개발(R&D), 고객경험, 생산, 구매, 공급망관리(SCM), 품질·안전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임원을 배출해 내는데 이들이 향후 신성장동력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소프트웨어 포함 R&D 분야에서 31명의 임원을 선임해 그룹 내 임원 중 R&D 분야 인사가 196명으로 증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 LG의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및 확장형 혁신을 촉진시켜 초기술 경젱력을 강화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구광모 회장은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과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재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에 주력하는 그룹 총수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5년간 전장 사업과 인공지능에 집중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전장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수익 구조로 돌아섰으니 됐고 이제는 인공지능이다.

그동안 숱한 투자를 부어 왔는데 드디어 열매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구광모 회장이 5년간 3조 6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던 LG AI연구원이 출범 2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냈다. 초거대 AI(인공지능) ‘엑사원’을 기반으로 산업현장 난제를 해결했고 암세포 사멸유도 신항원 예측모델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

지난 8일 LG AI연구원은 설립 2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LG AI 토크 콘서트’를 열고 ‘전문가AI 개발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LG의 AI 기술 연구 성과를 공유했는데, 우선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공정에 AI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했고 또 LG전자는 제품 판매수요 예측에 AI기술 적용을 시작했다는 것.

또 LG AI연구원은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신항원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차세대 OLED 고효율 발광 재료를 발굴하는 AI 모델을 선보였다.

구체적으로는 환자 유전정보, 암 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을 예측하는 AI 모델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타 예측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기대를 모을 만하다.

한편, LG AI연구원은 LG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이 논문·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부터 수식, 표, 이미지까지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기술도 개발 확보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가 지향해 온 ‘전문가 AI’의 역할은 인간과 협력해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세상의 지식을 실시간으로 활용해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전문가 AI 즉, ‘Universal AI’ 구현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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