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현실주의 시니어 개발자가 꿈 좇는 마켓컬리에 끌린 이유

[지디넷코리아]

"사실 개발자들은 ‘있어 보이는’ 일들을 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어요. 또 누군가에 가치를 주고 싶어 하는 아티스트 같은 감성들이 있죠. 풀어야할 문제가 많은가도 중요하게 보고요... 밖에서 마켓컬리를 볼 땐 지속가능할까 싶었어요. 그런데 김슬아 대표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현실주의자인 제가 김 대표가 말하는 '기술이 바꾸는 더 나은 세상'을 목표로 꿈같은 일에 도전을 결심한 거죠."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의 류형규 최고개발책임자(CTO)는 오랜 개발 경력을 지닌 시니어 개발자다. SK텔레콤에서 인공지능 서비스 1mm를 윤송이 당시 SK텔레콤 상무(현 엔씨소프트 사장)와 공동 개발했고, 엔씨소프트에서 음악서비스 24hz 사업/개발을 총괄했다. 이어 SK플래닛 신사업/O2O 플랫폼 그룹을 이끌다, 신세계 이마트 미래 서비스 기획을 맡았다. 2017년부터는 카카오 기술 전략을 진두지휘하며, 카카오의 클라우드 전환과 개발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조율하는 조정자 역할을 했다. 마켓컬리에는 지난해 가을 합류했다.

■ "성장성은 좋은데 고평가 된 회사 아냐?" 했지만 김슬아 대표 비전에 끌려

큰 기업에서 개발과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경험을 두루 쌓은 류 CTO가 상대적으로 작은 마켓컬리에 이직한 결정적 계기는 '김슬아 대표 때문'이다. 평소 류 CTO는 마켓컬리를 "지속가능할까" 하는 다소 의문 섞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성장성은 좋은데, 시장에서 고평가 된 회사 정도로 인식했던 것이다. 그런데 별 기대 없이 김 대표를 만나고 난 뒤 그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류형규 컬리 CTO

“김슬아 대표를 만나고서 그 동안 내가 지적허영심을 추구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 좋은 물건을 발굴하는 사람, 이걸 신선하게 배송해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김 대표의 창업 배경이 흥미롭게 들렸어요. 마켓컬리를 들여다보니 물류, 배송을 다 다뤄야 하는 어려운 영역이더라고요. 해결해야할 영역들이 많아 재밌어 보였어요. 노동집약적인 것을 기술로 해결해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시장에서 본인만의 비전 갖고 스스로 가치 높이는 일 해야"

기대했던 것보다 마켓컬리에 끌린 류 CTO는 그 다음 회사의 근무환경을 봤다. 개발은 혼자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일할 수 있는 인재영입 방안을 고민했다. 그리고 예전부터 잘 알던, 다른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시니어 개발자들을 설득했다. 옛 동료였던 그들도 처음에는 류 CTO가 말하는 마켓컬리의 비전과 방향성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모두 김슬아 대표를 만나더니 함께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김 대표와 류 CTO에 설득당한(?) 것이다.

“지난해 100여명이던 개발인력은 약 200여명 까지 늘었어요. 우아한형제들, 카카오 등에서 시니어 개발자들을 많이 데리고 왔죠. 회사에 와보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고, 개발 부서의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올해에도 200명 정도의 개발자들을 뽑는 게 목표예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니어 개발자 채용은 후순위였지만, 올해는 6:4 또는 7:3 정도로 주니어 개발자들을 적극 채용할 생각입니다.”

류형규 CTO는 구성원들의 성장을 중요하게 강조했다. 많은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이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개발자 채용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자신의 비전을 갖고 꾸준히 성장하는 데 목표를 둔 개발자, 그리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회사의 궁합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후배들에게 회사에서 시키는 일로 본인을 속박하지 말고, 회사에서 주는 가치만큼 일하지 말고 시장에서 본인만의 비전을 갖고 스스로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라고 해요. 회사는 이렇게 노력하는 개발자들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하고요.”

■ 예측 발주 기술 고도화...상품 성분별 필터 기능 연내 도입 목표

컬리 김포 물류센터 QPS 시스템 (사진=컬리)

회사의 개발조직을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게 조직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류 CTO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앱부터, 물류와 배송단에서의 효율화를 돕는 기술을 더욱 고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오늘 어떤 상품 몇 개 판매될지를 예측해서 선발주하는 ‘예측 발주’가 마켓컬리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술인데, 낭비를 줄이면서도 수요를 적절히 맞추는 예측 발주 기술을 계속 최적화 한다는 계획이다. 또 물류창고에서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고 더 많은 일처리를 돕는 최적화 알고리즘도 고도화 시킬 예정이다.

“예측 발주가 마켓컬리의 엣지 기술인데, 상품이 남으면 전량 폐기하기 때문에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되죠. 그렇다고 너무 보수적으로 상품을 준비할 경우 품절이 생겨 고객들이 불편하고요. 시즌, 날씨, 고객 성향 등을 고려해서 예측 발주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멀었다고 봅니다. 물류, 배송에 있어서도 최적화 알고리즘이 사용되는데 쉽고 빠르게 포장하면서 정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은 물량을 처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 해결에도 더 많은 데이터와 기술이 필요하죠.”

류형규 CTO는 마켓컬리의 개인화 추천 기능에도 더욱 힘을 주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볼 수없는 수많은 상품들이 판매되지만, 앱 화면에 노출되는 숫자는 일부인 만큼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이 잘 검색되고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을 지금보다 고도화 하기 위해서다.

“마켓컬리에는 모든 상품의 성분 정보가 오픈돼 있어요. 상품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어, 점점 더 개인화 추천 기능이 좋아질 거예요. 올해 성분별 필터 기능을 도입해 비건과 같은 이용자들이 저마다 원하는 상품을 꼼꼼히 찾을 수 있고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풀어야할 흥미로운 숙제, 복지 보다 귀하고 좋은 동료가 많은 회사"

류형규 컬리 CTO

마지막으로 류 CTO는 마켓컬리에는 새로 풀어야할 문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흥미를 느낄 요인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경험이 많은 시니어 개발자들도 많고, 서로의 개발 상황을 오픈하고 공유할 수 있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좋은 복지와 견줄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이 있고,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됐다는 점도 마켓컬리의 강점으로 꼽았다.

“남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어요. 우리가 망하더라도 그 노하우는 시장에 남는 일들을 하는 거죠. 새로 풀어야할 문제들이 너무 많고, 동반성장의 기회, 문제 해결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회사입니다. 합리적인 수준의 연봉, 좋은 동료들이 갖춰진 만큼 새내기부터 5~10년차 개발자들이 특히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술의 수혜가 균형적으로 이뤄져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그래서 누군가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결과물들을 함께 만들어 마켓컬리를 자랑스러운 회사로 키우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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