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CES 2022 혁신주역들] 코골이 잡는 스마트베개 ‘제레마’

[지디넷코리아]

세계 최대 규모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는 유독 국내 벤처, 창업기업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와 같은 내로라하는 혁신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IT전문가 83명으로 구성된 CES 2022 혁신상 심사위원들이 수많은 후보들 중 한국의 혁신적인 기술에 한 표를 던졌다. 중소벤처기업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CES 2022 혁신상을 수상한 623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139곳, 그 중에서도 벤처, 창업기업들은 74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창업, 벤처기업들이 어떻게 혁신을 이뤄냈는지 수상 기업 대표들의 입을 통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제레마

슬립테크 전문 기업 메텔이 내놓은 스마트배게 '제레마'는 딥러닝,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 하이테크의 집합체다.

메텔 정기 대표는 제레마가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해 크게 세 가지 포인트로 수많은 겪고 있는 코골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먼저 베개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제레마는 사용자가 누웠을 때 목과 뒤통수 부분에서 베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해 숙면을 위한 최적의 높이로 조절해준다.

베개 높이를 조절하는 에어쿠션과 머리가 닿는 부분의 압력을 측정해주는 센서가 이런 기능을 구현한다. 때문에 거북목을 가진 사람에게도 통증을 완화해주거나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번째는 코골이 완화 기능이다. 사용자가 코를 고는 순간을 파악해 베개 높이를 올려 기도를 넓혀주고 증상이 완화되면 내려주는 게 핵심 기술이다. 코골이는 수면 중 좁아진 기도로 숨을 쉬었을 때 나타나는 공기의 마찰음이다. 제레마는 코골이가 감지되면 마치 심폐소생술(CPR)을 할 때처럼 고개를 부드럽게 뒤로 젖혀준다.

정기 대표는 "기존 스마트베개는 코골이를 특정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인식해 높이를 조절해 주지만 제레마는 딥러닝을 이용해 주변의 여러 소음 속에서도 코골이 소리를 정확히 인식해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메텔이 운영 중인 제레마_사이트이미지

예를 들어 다른 제품들이 코골이와 주파수 대역이 비슷한 사람 목소리, 강아지 짖는 소리, 음악 소리 등과 섞이면 코를 골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베개 높이가 올라간다.

이와 달리 제레마는 수만 개 코골이 소리를 딥러닝으로 분석해 자사만의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주파수 대역이 유사한 소음이 섞인 상황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코골이를 관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사용자의 뒤척임을 감지해 수면의 질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이 베개는 자체 제작한 모바일앱과 연동된다. 사용자가 수면 중 얼마나 뒤척이는지, 얼마나 코를 골았는지, 몇 시간을 잤는지 등을 체크해 수면상태를 평가해주는 수면지수를 일별, 주별, 월별 데이터로 제공한다.

메텔은 고객들이 실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자사 공식 온라인몰을 구축해 제레마를 판매 중이다

정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14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엔지니어다. 그동안 다양한 센서 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을 개발해 온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슬립테크' 시장이다.

제레마를 개발한 메텔 정기 대표

[다음은 정기 메텔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왜 이 아이템에 주목했나?

“통계를 보면 성인 중 코골이를 하는 분들이 약 50%,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들이 20%에 달할 정도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수면 장애 환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나, 그리고 주변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 부분을 해결하면 많은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실제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고 해서 숙면을 취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에 돈을 지불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Q. 회사가 가진 가장 큰 차별점은?

“실제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50개월의 개발기간이 걸렸다. 스마트베개를 만들다 보니 필요한 여러가지 기술을 접목시켜야 했다.

센서를 탑재한 기기 자체에 더해 베개에 들어가는 커버, 연동되는 모바일앱, 딥러닝을 위해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뤄야 할 영역이 방대했다.

그런 시기를 지나 현재는 제레마와 같은 하드웨어를 개발, 제조, 양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스타트업 중에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본다.”

Q. 해외 시장에서는 어떤 반응인지?

“CES 2022 혁신상을 받으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체감했다. 해외에서도 새로운 콘셉트를 가진 스마트베개를 보고 직접 자신들이 총판을 하겠다거나 비즈니스 협업을 제안하는 업체들도 많았다.

초기부터 해외진출을 목표로 한 만큼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를 통해 10만달러 펀딩을 유치하기도 했다. 전체 캠페인 중 상위 1.7%에 해당하는 성과라고 했다.

해외에서는 특히 미국이 반응이 좋아 직접 구매하고 싶다는 개인 고객들이 많았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중 싱가포르나 중동 국가를 포함해 15개국 바이어, 투자사 등으로부터 문의가 와서 의논 중에 있다.”

Q. 앞으로 계획은?

“숙면은 물리적, 정신적 요소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무형의 서비스보다는 물리적인 제품과 환경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슬립테크는 제품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고, 그걸 제일 잘할 수 있는 곳이 저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오랜 기간 동안 터득한 다양한 개발 경험과 노하우, 의공학적 지식, 제조 생산 능력을 통해 이에 대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는 베개뿐만 아니라 편안한 잠자리를 선사해줄 다양한 스마트 침구 제품들과 수면 환경을 구성하는 수면 IoT 제품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여기에 인공지능을 접목시켜 사용자의 수면 상태에 따라 이들 제품이 실시간으로 자율 조정되도록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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