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美 FDA “유전자 조작 모기 실험 허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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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모기를 방출해 야생 모기와 교미를 시키면 모기 개체수를 줄여 모기가 매개체 역할을 하는 말라리아 같은 질병 확산을 억제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선 이미 유전자 조작 모기 방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도 말라리아 등의 질병 원인이 되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를 박멸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 조작 모기인 OX513A 방출 실험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 FDA가 허가했다고 한다.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은 동물로 알려진 모기 중에서도 이집트숲모기는 말라리아와 황열병,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 적어도 4종에 이르는 바이러스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 이집트숲모기를 근절시키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어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영국 옥시텍(Oxitec)이 개발한 유전자 변형 모기 OX513A는 수컷 유전자에 특정 효소를 고농도로 축적시켜 수컷과 교미한 암컷이 낳은 애벌레가 이 효소로 인해 성장하지 못하고 죽게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OX513A 수컷을 대량 방출해 교미한 암컷이 낳은 유충을 죽여 결과적으론 이집트숲모기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옥시텍이 개발한 OX513A를 야생에 방출해 이집트숲모기를 박멸하려는 실험은 이미 브라질과 파나마, 케이만군도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실험 결과 모두 해당 지역 내 이집트숲모기 개체수를 9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브라질에서 열린 실험에선 해당 실험 연도에 뎅기열 감염 사례가 전년보다 무려 91%나 줄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유전자 조작 모기를 자연에 방출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전성에 대한 견해는 과학자 사이에서도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특정 종을 멸종으로 몰아넣어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는 돌이킬 수 없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 반면 이 유해 모기를 제거하는 게 과학자의 도덕적 의무이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작다는 의견도 있다.

FDA는 제한된 지역에서의 야외 실험에서 극적인 효과를 보인 OX513A에 대해 올해 3월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섬에서 야외 실험 절차를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8월 6일 FDA는 플로리다에 OX513A에 대한 야외 실험 허가를 냈다. 이번 FDA의 허가는 OX513A의 야외 실험을 즉시 인정하는 게 아니라 지역이나 국가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FDA가 허가한 OX513A 외에도 모기를 박멸하기 위한 유전자 조작 기술이 개발 중이다. 그 중에서도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을 이용해 게놈 편집을 해 말라리아 내성을 가진 유전자를 거의 100% 가까운 확률로 유전시켜 말라리아 기생충 박멸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도 있다. 모기를 유전자 조작해 질병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구체적인 야외 실험의 길이 열리면서 찬반을 둘러싼 논의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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