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창업을 교육처럼…’서강창업보육센터’

초기창업자는 관련 법규나 특허, 마케팅 분야에 서툰 경우가 많다. 특히 기술 창업의 경우 이런 문제는 더욱 심화된다. 개발자나 엔지니어 출신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약한 부분을 꼼꼼히 살펴주고 제대로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창업보육센터가 절실한 이유다. 서강대학교 창업보육센터(이하 서강센터)는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운영평가에서 6년 연속 최우수 센터로 선정된 곳이다. 홍철기 서강창업보육센터장을 만나 창업보육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철기 센터장은 LG 디스플레이와 LG 이노택에서 30년간 근무한 경력을 살려 산학협력중점교수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15년부터 서강미래기술원 스타트업연계전공 주임교수를 역임중이다.

서강센터가 지난해 창업보육을 위해 선발한 기업은 총 37개다. 창업맞춤형(1~3년 초기창업자) 기업은 14개 팀, 도약패키지(3~7년) 5개팀, 추경(맞춤형과 동일)은 18개팀이다. 자금 지원은 4500~5000만원 선이다. 그 중 절반 이상이 상품화를 위한 비용으로 지급된다.

참가팀 선발은 시장, 기술 전문가와 서강대 동문 VC가 함께 서류 심사를 하고 평가심사를 위한 인원 추가로 선발돼 20~30명에 달하는 인원이 1차 심사를 하고 전문 심사역이 취합한 자료를 토대로 최종 선발하는 방식을 쓴다.

서강 비즈니스 센터에 입주한 기업의 경우 하드웨어 관련 제조 관련 분야가 많은 반면, 맞춤형 사업 도약 패키지 지원 업체의 경우 앱이나 플랫폼 사업이 많다는 것도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현재 진행하는 사업은 창업맞춤형과 도약패키지 팀을 한번에 선발해 1, 2차 협약기업으로 나뉘어 1차는 10개 기업이 지난 8월초에 협약이 만료된 상태다. 나머지 9개 기업 역시 이달에 마감됐다. 추경은 다음달에 종료될 예정이다.

아직 협약이 끝나지 않은 기업이 많아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지난해 1차 집계한 기준을 살펴봐도 의미 있는 숫자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총 37개 기업이 일으킨 매출이 190억원에 달한다. 총 고용인원은 138명(정직원 채용 기준)이고 투자유치를 통해 63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 했다. 1차 협약 기업의 경우 올해 210억원 매출에 51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황이다. 아직 4/4분기가 남았고 집계가 되지 않은 기업이 많은 만큼 이 숫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센터측은 예상하고 있다.

협약은 끝났지만 서강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창업 지원은 아직 2년이 남았다. 1차 년도는 창업진흥원과 서강대가 함께 시제품 제작을 위한 자금 지원을 주로하고 2, 3차년도는 서강대가 자체적으로 해서 멘토링이나 교육 같은 관리 위주로 보육이 이뤄진다. 학교 기준으로 본다면 3년제다.

창업맞춤형패키지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차 지원을 하고 있다. 다른 창업센터에 입주해 있더라도 서강대에서 지원하는 도약 패키지에 지원이 가능한 점 역시 다른 창업센터와의 차별점이다. 다른곳에 입주한 상태에서도 지원을 받는 데 제약을 두지 않는다.

이쯤이면 액셀러레이터로 보일법한데 홍 센터장은 ‘액셀러레이팅의 전 단계”라고 못을 박는다. 서강대와 협약을 한 VC 중에서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곳과 매칭을 하는 것 이외에는 적극적인 금전 개입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액셀러레이팅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학교에서 기업투자로 인한 자금을  유치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 투명성 문제는 물론이고 운용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자금 활용을 위해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고 인원이 투입돼야 하는 데 학교에서 이런 역할까지 맡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그래서 VC(스마일게이트, SJ투자파트너스(2008년에 서강대가 주축으로 만든 곳)를 통해 자금 관리와 집행을 하고 그 밖에 행정적인 문제는 학교에서 해결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자금에 대한 모든 부분을 서강대가 일임하기 때문에 VC 역시 느슨하게 컨설팅 정도로만 머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창업보육프로그램인 만큼 다른 보육센터와는 달리 교육에 있어 또다른 장점을 지녔다. 예를들어 IR피칭이나 데모데이를 준비할 경우 보통 VC나 액셀러레이터가 하는 교육은 불과 2~3시간 남짓의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많다.

서강센터의 경우 이를 3차에 나눠서 진행한다. 심지어 프로그램 이름도 있다. ‘Just do Invest’다. 1차(예비 IR) 교육과정은 1박2일로 진행된다. 서강대가 보유한 네트워크에 있는 VC를 매칭해 투자 제안서의 기본 골격을 짜고 VC와 기업담당자가 다른 기업과 경쟁하며 스스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본격적인 피칭 연습에 돌입하게 된다.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더할것은 더해가며 다듬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최종 단계에서는 실제 활동중인 엔젤 투자자 앞에서 IR 피칭을 진행한다.

서강대, 숭실대, 연세대 3개 대학이 연합해 네트워크 BI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데 피칭 부분을 서강대가 맡아서 진행한다. 맞춤형 사업을 진행하면서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방송으로 편성된 것.

매달 진행하는 S-LINE이라는 이름의 리더스포럼 역시 교육에 강점을 둔 서강센터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S(서강대)-L(리더스 포럼)I(인베스터 릴레이션)-N(네트워크)-E(에듀케이션)의 약자다.

리더스포럼의 경우 매달 수요조사를 받아서 진행된다. 특화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못하는 하루 과정의 마케팅, 영업, 수출 교육을 위주로 진행한다. 초기 창업으로 성공한 CEO를 초빙해 그들의 창업성공기나 영감을 공유하는 시간도 갖는다.

대학 특성을 살려 서강대 동문 출신의 VC나 시장 전문가를 보육 프로그램 참가팀과 매칭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홍 센터장은 “창업 선순환적인 생태계를 만들도록 좋은 업체와 인재를 찾아 보육하는 게 센터의 목표지만 졸업생과의 연계도 좋은 모델”이라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동문이 후배를 끌고가는 형태에 정부가 관련 자금과 필요한 곳을 매칭해 초기 사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끌고 가는 게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추천한다.

““창업보육 보다 기술 특허를 파는 것이 보다 투자회수가 빠르다”라고 주위에서 조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건 자금이 돌아다니는 금융권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학교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모델입니다.”

빠른 방법보다는 다소 돌아가더라도 우직하게 정공법을 택한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모른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이 있다. 몇 년 안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 보다 동문, 학생, 교수 창업 같은 일련의 과정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경험한 대학이야말로 비로소 창업선도대학으로 성장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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