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르포] 먹는 피부 영양제 연구개발 현장, 두젠바이오

[지디넷코리아]

“대학에서 30여 년 동안 연구를 쭉 해왔는데, 이걸 현실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연구한 것으로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과학지에 논문으로 내기는 쉽지 않고, 실질적인 것을 한 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해서 이쪽으로 오게 됐습니다.”

평생 대학에서 연구만 해 온 윤택준 두젠바이오 대표가 밝힌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두젠바이오는 10년 차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생물학 분야 시약·장비를 개발해 서비스하는 대일랩서비스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시작해 2014년 독립연구법인으로 독립했다.

윤택준 두젠바이오 대표가 현미경으로 배양한 세포를 확인하고 있다.

두젠바이오의 대표 제품은 세포독성측정 키트인 ‘EZ-Cytox’다. EZ-Cytox는 감도가 높고 측정범위가 넓어 두젠바이오의 효자 상품 역할을 하고 있다.

윤 대표는 2021년 9월 두젠바이오에 합류했다. 윤 대표가 전격 합류한 이유가 특별하다. 연구실 수준의 성과를 현실화하겠다는 꿈은 있었지만 2년 정도 고민을 하던 차에 독일에 우리나라 KAIST 같은 연구소에서 박사과정 학생이 윤 대표의 논문을 보고 공동 연구개발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

윤 대표는 “독일 학생이, 그것도 한국의 한 전문대학 논문을 보고 연락을 해줬다는 데 힘을 얻어 고민을 접고 ‘그래, 나가서 하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윤택준 두젠바이오 대표가 먹는 피부영양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대표는 “식품 소재나 정제된 물질(항체) 등을 시약으로도 판매할 수 있고 기능성 소재 성분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두젠바이오에는 화학팀과 생물학팀이 있었는데, 여기에 식품팀을 하나 더 만들어 가능하다면 제조까지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두젠바이오가 먹는 피부 영양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이다.

두젠바이오는 ‘피부 면역 시스템의 활성화를 통한 이너뷰티 제품 개발(먹는 피부 영양제 개발)’이라는 주제로 ’지난해 초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모한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 R&BD 네트워크 구축·운영/이전기술 사업화 R&D 사업에 지원했다. R&D 기간 1년에 총예산 2억1천800만원 규모(정부 1억5천만원, 기관 매칭 6천800만원)다.

두젠바이오는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 사업 만료와 함께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젠바이오가 개발한 먹는 피부 영양제 원리는 간단하다.

윤 대표는 “어린 아이가 우유를 먹고 토하면 응고돼서 나오는데, 단백질이 위산을 만나면 응고되기 때문”이라며 “단백질이 응고된다는 것은 단백질 고유의 기능이 망가진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콜라겐도 기능성 식품으로 유명한 것 가운데 하나인데, 콜라겐이라는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고 피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뼈나 손톱, 머리카락 등에도 많이 함유됐다”며 “우리가 콜라겐을 먹으면 위나 소장에서 단백질 최소 단위인 아미노산으로 깨진다”고 덧붙였다. 콜라겐을 먹었다고 콜라겐이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단순히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두젠바이오 연구원이 실험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두젠바이오 연구원이 원심분리기를 조작하고 있다.

윤 대표는 “콜라겐을 직접 먹을 게 아니라 우리가 먹어서 콜라겐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물질을 먹어야 한다”며 “콜라겐을 생성하는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하는 성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피부에 있는 섬유아세포도 생존을 위해서는 영양소가 있어야 하는데, 영양소는 혈액을 통해서 공급되기 때문에 혈액 속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하는 성분을 먹는 게 진정한 이너뷰티(먹는) 물질이 된다는 개념”이라며 “작년에 과제를 신청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지금까지 연구한 게 우리나라 약용식물의 면역학적 특성 분야”라며 “장관 면역을 활성화하는 약용식물 소재를 주 물질로 해서 지난해 과제를 받아 올해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젠바이오는 먹는 피부 영양제 개발 과제를 완료한 후 추가로 개발해 시제품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윤 대표는 “시험관 환경과 우리 몸 속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몸 속 환경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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