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디지털 사회의 가교”

로봇이 쇼핑몰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다. 영화 속 장면이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와 ‘페퍼’가 해당 장면의 주역을 맡고 있다. 나오와 페퍼는 전세계 70개국에서 4만여대가 활동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중에서는 가장 많은 대수다. 국내에도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점차 도입이 늘고 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중국지사에서 아사아지역 총괄을 맡고 있는 숀 시 수석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디지털 사회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숀 시 수석은 지난 7월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에듀클라우드 월드 2018’ 행사에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인 나오와 페퍼,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강연에서는 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교육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개됐다. 교육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교사를 보조하고 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여 아이들이 로봇 산업에 다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낳을 수 있다 게 핵심 내용이다. 강연 후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나오와 페퍼 등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닌 가치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숀 시 중국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아사아 총괄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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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로봇

숀 시 수석은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중국지사에서 테크니컬 리더로서 고객들에게 나오를 사용했을 때 줄 수 있는 가치 등에 대해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본 외 아시아 지역을 총괄한다. 숀 시 수석이 꼽은 나오와 페퍼의 핵심 가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특성에서 나온다. 인간과 유사한 신체 구조를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를 통해 인간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나오와 페퍼는 영상 인식 카메라와 마이크를 갖추고 사람을 인지하며 20개국 이상의 언어를 인식해 대화할 수 있다. IBM 왓슨에 기반한 인공지능(AI)을 갖췄으며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 눈을 보고 교감을 하고 바디랭귀지도 가능하다.

숀 시 수석은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비전으로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로봇 ▲상호작용을 위한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서의 휴머노이드 ▲더 편리한 삶 등을 꼽았다. 즉, 인간과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에 핵심 가치를 두고 나오와 페퍼 등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개발자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자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해 상호작용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숀 시 수석은 “휴머노이드 사업이 신생사업이기 때문에 (페퍼나 나오가) 스마트폰과 비교해 버그가 있을 수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안정적으로 개발돼 전세계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오와 페퍼는 서로 다른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오는 교육 분야에 맞춰졌다. 페퍼는 쇼핑몰 등 서비스나 비즈니스 시장이 중심이다. 신체 구조도 다르게 설계됐다. 6세대에 이른 나오는 팔다리를 갖춰 자연스러운 몸체 움직임을 보여주며 넘어짐을 감지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높이 58cm, 무게 5.5kg 정도로 소형 경량화 돼 있다. 학생의 눈높이에 적합하다. 반면 페퍼는 120cm의 크기에 28kg의 무게로 상대적으로 크다. 가슴에는 터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서다. 또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이족보행 대신 바퀴로 움직인다.

 

자연스러운 교류로 ‘불쾌한 골짜기’ 넘는다

페퍼는 일본에서 음식점, 호텔, 쇼핑몰 등 2천여개 고객사에 도입됐으며 지난달부터 홍콩상하이은행(HSBC) 뉴욕 지점에서 활용되고 있다. B2B 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중화가 활발히 이뤄지며 사람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지만, 가정용 시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에 대해 숀 시 수석은 “로봇을 실험실에서 개발하고 가정집으로 옮겼을 때 외부 요인들이 방해될 수 있으며 인간과 상호작용을 위해 빛, 먼지, 렌즈에 끼는 이물질 등 여러 요소를 신경 써서 상용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로봇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컴퓨터 과학, 데이터과학, 머신러닝 등 여러 분야의 융합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다 파악하고 안전한지,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 영유아에게 위험하진 않은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숀 시는 가정용 로봇의 대중화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는 특정하기 힘들다면서도 지속해서 연구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로봇이 교육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로봇 관련 전공의 활성화와 기술 친화적 교육 등을 꼽았다. 과거에는 로봇공학 등의 전공이 세분화되지 않아 큰 틀 안에서 공부해야 했지만 나오 등의 로봇을 직접 만져보면서 세부 학습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또 초등학생의 경우 로봇 매개체로 코딩을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숀 시는 “나오를 통해 얼굴인식 알고리즘을 배운다든지, 감정인식 프로그램을 어떻게 개발하는지 배우는 사례가 있고, 특정 교과는 페퍼를 통해 반복 학습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비슷하다는 지점에서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거부감을 들게 만들기도 한다.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언캐니밸리)’ 현상이다. 로봇이 인간과 흡사해질수록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고 구별할 수 없는 정도가 되면 다시 호감도가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이에 대해 숀 시 수석은 나오와 페퍼는 거부감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높은 호감도 지점에 있는 로봇이라고 말했다. 숀 시는 “사람하고 똑같이 생긴 로봇을 만드는 게 아닌, 자연스러운 교류를 통해 사람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과 형태적 특성은 닮았지만, 사람과 똑같은 모습이 아닌 귀여운 외모를 통해 사용자에게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사업 전략

또한, 숀 시 수석은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감을 줄이기 위해 로봇 정의에 대한 교육과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등 목적에 맞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로봇 시장에 대해선 어려움은 있지만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짚었다. 숀 시는 “한국의 로봇 역량은 매우 크고 많은 개발진이 로봇 산업과 관련된 플랫폼을 출시하고 있는데 시장과 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시장이 로봇을 받아들이기에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회사들이 시장에 맞게끔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숀 시 수석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디지털 사회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로봇 사업 전략은 B2B 모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비자와 직접 교류하기보단 제휴 관계에 있는 회사에 자문해주는 식이다. 고객사에게 도움을 주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로봇을 발전시키는 등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숀 시는 “제품 관련 사례나 선례를 만들어서 유용성을 입증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라며 “나오와 페퍼를 지속해서 개발할 때 제휴사들의 경험을 참고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 수준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선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호작용을 통해 감정을 교류하며 인간이 친숙하게 디지털세상에 다가갈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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