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TSN 원천기술 유일 확보···'AI+TSN' 칩 출시 블루오션 선점"

[지디넷코리아]

"TSN(Time-Sensitive Networking)은 이더넷과 와이파이(Wi-Fi)를 표준화 한 세계적 통신 단체인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가 만든 차세대 실시간 통신 표준입니다. 국내에서 TSN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한 회사는 우리 회사밖에 없습니다. TSN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TSN+AI 통합 칩'을 내년 시제품에 이어 2025년 상용제품을 출시, 블루오션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김성민 TSN랩 대표는 28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실시간 통신과 AI가 현재 각각의 다른 기술로 이를 함께 개발하는 기업이 없는데 시장 흐름을 보면 실시간 통신과 AI가 통합하는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차세대 실시간 통신+AI'로 IT시장에서 새로운 반란을 꿈꾸고 있는 스타트업인 TSN랩은 2021년 1월 설립됐다. 센서로 수신한 데이터를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에찌AI(Edge AI)와 처리한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통신기술(TSN)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이름 티에스엔랩(TSN Lab)은 차세대 실시간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란 의미와 시간에 민감한 AI(Time-Sensitive Neural-network)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장 잠재성과 기술력을 인정 받아 지난 5월 한양대 기술지주회사(한양홀딩스)에서 5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 유치를 받았다. 이어 한달 뒤인 6월에는 중기부가 초격차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으로 3년간 최대 15억원을 지원하는 '딥테크 팁스(Deep tech TIPS)'에도 선정됐다. 아래는 김성민 대표와의 일문일답

-TSN랩은 어떤 회사인가

"실시간 통신과 실시간 AI 기술을 접목, 상용화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다. 센서로 수신한 데이터를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작은 AI(Edge AI)와 처리한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통신 기술(TSN)을 개발하는 것이 기술 목표다. TSN과 에찌AI 모두 기술 장벽이 높고 시장이 세분화돼 있어 기술력이 없으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전형적인 블루오션 시장이다. 철도, 자동차, 로봇과 같은 분야에 안착해 7년 안에 상장(IPO)을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2021년 1명의 개발자와 창업했다. 이후 외부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회사 규모를 2년 반 만에 20명 규모로 키웠다. 회사 구성원 대부분은 개발자다. 반도체 설계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까지 TSN과 에찌AI 개발을 위한 수직 계열화된 인력으로 이뤄져 있다."

-TSN랩이 두 번째 창업 회사인데

"실시간 통신을 개발하는 구름네트웍스라는 기업을 첫번째로 창업해 7년간 운영했다. 그런데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본의 아니게 자식처럼 키웠던 회사를 떠나야 했다. 엔지니어에서 시작해 경영자로 성장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교훈을 첫번째 창업회사에서 얻었다. 첫 창업 회사를 떠난 후 인공지능 박사 과정을 시작했고, 2년 정도 공부에 전념하면서 학부때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를 깊이 공부하게 됐다. 7년 사업후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돈이 되는 학문과 돈이 안 되는 학문이 분별됐다. 박사 수료를 즈음해 10여년간 몸 담았던 실시간 통신과 함께 AI를 개발하는 TSN랩을 창업했다."

김성민 TSN랩 대표가 지난 6월 한 모임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주력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 회사의 첫 번째 주력 제품은 TSN이다. IEEE의 20여가지 TSN 표준 중 핵심이 되는 4가지를 구현해 반도체 설계부터 소프트웨어(SW) 라이브러리에 이르기까지 지난 7월 말 개발에 성공,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TSN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상용화한 회사다.

두 번째 주력 제품은 에찌AI다. AI엔진은 이미 창업 초기부터 확보하고 있었다. 현재 AI처리를 가속하는 NPU(Neural Processing Unit) 프로토타입을 내부에서 실험중이다. 내년 3분기에 첫 번째 상용 버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세 번째 서비스는 기술용역이다. 국내에 TSN을 할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고, AI 엔진 원천 기술을 보유한 회사도 아직 없다. TSN과 AI 모두를 양산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연구소와 기업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기술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용역을 터부시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기술 용역이야 말로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기둥이라 생각한다.

아직 TSN과 AI 제품을 개발 중인 상태에서 기술 용역은 회사를 생존하게 하는 동력일 뿐 아니라 개발자를 훈련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실제 우리는 일부분의 정부 지원이나 외부 투자를 제외하면 오로지 기술 용역만으로 10명이 넘는 규모로 회사가 성장했고, 그 과정을 통해 실시간 통신과 AI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인력과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시간 분야 해외 기업이자 우리 회사의 롤 모델인 RTI의 경우 매출에서 제품 판매가 50%, 기술 용역이 50% 정도를 차지한다. RTI와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는 기술지원이 매우 중요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사람을 키우고 우리 회사 제품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도 놓치지 않을 거다."

-주력 제품인 TSN과 에찌AI의 국내외 시장 동향은 어떤가

"TSN과 에찌AI 모두 급격히 성장하는 시장이다. 에찌AI의 경우 연 36%씩 성장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때 오는 2027년 국내 기준 17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리서치(Market and Market Research) 2022년 전망을 보면 TSN은 에찌AI보다 시장 규모가 작지만 연 4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역시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때 오는 2027년 국내 기준 1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기술면에서 보면, 국내에서 TSN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한 회사는 TSN랩 밖에 없다. 현재 TSN을 도입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마이크로칩(Microchip), 티티테크(TTTech)와 같은 해외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 기술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 연 40%씩 성장하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놔두고 외산기업이 기술지원을 위해 한국까지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것이 어렵다. 우리 회사는 오는 9월 철도 분야에 첫 번째 적용 사례를 확보한 후 국내 기업을 상대로 적극적인 기술지원을 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TSN 도입 증진에 도움이 되려고 한다.

에찌 AI 시장을 보면, 락칩(RockChip)과 코럴(Coral)과 같은 해외 기업이 국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기업으로 오픈엣지, 딥엑스와 같은 회사가 AI 가속기인 NPU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점유율은 미비한 편이다. TSN랩은 다른 국내 기업들과 다르게 센서에 직접 연동하는 아주 작은 NPU인 에찌AI를 개발하고 있어 센서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고, 그 결과를 TSN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이것이 다른 기업들과 차이점이다. TSN랩의 에찌AI는 현재 프로토타입 단계로 내년 3분기에 첫 번째 상용 버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TSN랩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나

"국내 TSN 시장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IP(설계) 시장은 해외 기업들이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반면 TSN랩은 TSN 기반의 연구개발(R&D)과 테스트(PoC)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즉, 반도체는 해외 기업이 강세이지만 기술지원 부분은 우리 회사가 유리한 상태다. 지난 7월 TSN 반도체 IP를 출시했는데 이를 계기로 TSN 반도체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려 한다."

-다른 회사와의 차별화 전략은

"TSN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은 현지 기술지원이고, AI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은 실시간 통신과 AI의 결합이다. 먼저 TSN 시장은 현장의 기술지원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TSN을 적용하기 위해 교육과 기술 컨설팅, 그리고 현장의 기술지원이 필수이며 이 모든 것이 가능한 회사는 TSN랩이 유일하다. 지금은 해외 기업들이 국내 TSN 반도체와 IP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현장의 기술 지원 강점을 내세운다면 TSN랩이 TSN 반도체와 IP 시장에서 상당 부분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AI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은 '실시간성'이다. 실시간으로 AI를 처리할 때는 반드시 실시간으로 그 결과를 전송해야 한다. 즉, 실시간 AI는 TSN과 엮일 수 밖에 없다. 센서로 수신한 데이터를 AI로 처리한 후 그 결과를 가장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TSN랩이 제공하는 2024년에 출시될 TSN/AI 통합 반도체를 사용하는 거다."

-기술이 쉽지 않다. 이런 어려운 분야에 도전하는 이유는

"대표인 나의 성향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나는 한국국방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었고, 두 번의 창업으로 약 10년간 기업을 경영했다. 경영자로 10년 정도 지내고 보니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눈에 보이기도 했지만 내 안에는 여전히 엔지니어로서의 이상이 남아있어 어려운 분야에 도전하게됐다. TSN과 에찌AI 모두 웬만한 기술력이 아니면 제품의 상용화가 어렵기 때문에 자본력과 마케팅, 인맥이 아니라 기술력에서 판가름 나는 분야다.

즉, 기술적인 장벽이 매우 높지만 이 장벽을 넘어서기만 하면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TSN과 AI 분야 모두 인프라를 구성하는 철도, 자동차, 안전, 국방, 스마트팩토리 등 수많은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쟁자가 몇 곳 없고, 또 현장에서의 기술지원이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원천 기술 확보에 성공할 경우 치열한 경쟁 없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기도하다. 어려운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성공해야 블루오션의 열매를 딸 수 있다. 우리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TSN 반도체 IP 개발에 성공했고 이어 내년 3분기에 NPU IP까지 출시 예정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블루오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TSN과 AI 통합 칩이 아직 생소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지난 7월에 출시한 TSN 반도체와 내년 3분기에 출시할 AI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반도체다. TSN과 NPU는 서로 다른 기술처럼 보이지만 전체 반도체 설계의 30% 이상이 동일하다. 2개의 이질적인 반도체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이론적으로 가장 높은 실시간성 제공이 가능하다. 즉,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하나의 칩에서 분석한 후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AI를 처리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가장 적합한 구조가 'TSN+AI 통합 칩'이다.

이런 'AI/TSN 통합 반도체'를 구현하려는 이유는 속도 때문이다. 100km로 달리는 자동차가 0.1초 늦게 브레이크를 밟는 것만으로 약 3m를 더 나아가 멈춘다. 이는 사람의 생사를 판가름하기에 충분한 거리다. 0.1초 빠르느냐 늦느냐에 따라 생명이 오가는 분야가 실시간 분야이며, 공장 자동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분석해 기계를 멈추는지에 따라 인명 사고를 막을 수 있다. 'AI/TSN 통합 반도체'는 가장 빨리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장 빨리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높은 실시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좋은 기술적 대안이다."

-사용 분야는 어떻게 돼나

"철도,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공장 자동화, 무기체계와 같이 자동화된 시스템에는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 철도 분야의 경우 유럽에서 'Safe4Rail'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철도 시스템에 TSN이 이미 도입됐고, 자동차 분야는 'AUTOSAR'라는 표준에 TSN 기능 일부가 포함돼 있어 국내 자동차에도 TSN 도입 가능성이 매우 높다. 로봇 분야에선 'ROS2' 로봇 운영체제(OS) 표준에서 DDS와 TSN을 연동하는 시험을 하고 있고, 공장 자동화 분야에서는 'OPC UA'라는 표준에 TSN을 채택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자동화 시스템에서 차세대 표준으로 TSN을 선택했고, 분야별로 각자의 표준을 사용한 실시간 통신 표준이 향후 10여년에 걸쳐 TSN 단일 표준으로 통합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스타트업인데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게 쉽지 않을 것 같다

"AI 반도체인 NPU와 TSN 반도체의 공통 부분이 30% 이상이라는 것을 아는 기업은 우리밖에 없다. 대표이사인 나는 석사로 네트워크를, 또 박사로 AI를 전공했기 때문에 'AI/TSN 통합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었다. 대표이사 뿐 아니라 우리 회사는 뛰어난 엔지니어들로 구성돼 있고, 이들은 단순히 똑똑하기 보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다.

우리 회사 저력은 이런 전문가들을 하나로 묶어 성과를 만들어내는 조직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우리는 구성원 대부분이 재택근무로 일 하고 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원격으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일 하는 방식이 체계적이고, 업무 성과가 명시적으로 관리된다. 신입 직원에 대한 온 보딩(On-boarding) 방법이 웬만큼 성숙하지 않으면 100% 재택근무로 회사를 운영하는게 쉽지 않다. 이질적인 존재들의 장점만 모아 하나로 통합해내는 능력이 TSN랩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재택근무를 주로하는 TSN랩 직원들이 온라인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창업한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매출 공개가 가능한가

"첫 해 2억1000만원, 다음해 4억6000만원, 올해는 7~8억원 사이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매년 1.5~2배 정도 매출이 성장했고, 인력은 그 이상으로 늘었다. 우리는 정부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매년 흑자를 기록했고, 회사 이익을 회사 규모를 키우고 제품을 개발하는데 쏟아부었다.

우리가 외부 지원 없이 매년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가 이전에 창업한 회사에서 이어진 고객들과의 신뢰 덕분이다. 내가 본의 아니게 첫 번째 회사를 떠났지만 이후로도 그때 이어졌던 많은 고객들이 연락해와 협업을 요청했다. 이는 TSN랩 법인을 만들자마자 매출로 이어졌고, 한 번 맺은 신뢰는 다른 고객들에게 이어져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었다. 매출에서 나오는 영업 이익을 활용해 2년 반 동안 TSN 반도체 IP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중기부가 시행하는 '딥테크 팁스'에도 선정돼 향후 3년간 15억원의 R&D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R&D 비중을 높이고, TSN 반도체 상용화에 집중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먼저 국내 TSN 시장에서 성공하고 싶다. TSN 성공을 바탕으로 실시간 AI와 실시간 운영체제까지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기술적인 목표다. 회사 성장 목표는 7년 이내에 IPO(상장)를 하는 거다. 기술 장벽이 높아 국내서 경쟁이 없다는 점, 또 해외 업체의 경우 현장 기술지원이 어렵다는 점을 파고들어 TSN과 실시간 AI 분야에선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고 싶다. TSN과 에찌AI 시장 모두 급격히 성장하는 시장이고, 또 원천 기술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에 7년 이내 IPO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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