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IT+금융] SSG페이 “모바일에서도 결제 ‘쓱~’”

IT가 금융서비스와 만났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으로 시작해 삼성페이 같은 각종 결제서비스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업계만 대출, 송금,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P2P 대출, 모바일 결제, 인터넷 은행 등 IT 기술과 금융 서비스가 결합한 다양한 ‘IT+금융’ 서비스가 등장했다. 2016년, 올 한해 어떤 기업이 새로운 IT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지난해 광고 한 편이 사용자 마음을 훔쳤다. 배우 공효진과 공유가 나와서 무표정한 얼굴로 “쓱-하세요”라고 말하는 내용뿐이었는데, 제대로 사람 마음을 홀렸다. 이전까지 SSG페이는 수많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러나 SSG닷컴(쓱닷컴) 광고 한편으로 SSG페이는 ‘쓱페이’라는 별명을 달고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쓱- 들어왔다.

지금까지 대체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IT 관련 회사나 금융권 중심으로 열렸다. 앱카드가 그랬고,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삼성페이가 그랬다. SSG페이는 다른 모바일 결제 서비스 회사와 비교할 때, ‘유통’이라는 좀 다른 뿌리에서 시작했다. 팔 물건이 존재하고, 그 물건을 살 고객이 필수로 존재하는 유통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SSG페이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린 기술회사는 아닙니다. 여러 쇼핑 고객과 가맹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지요. 결제 기술은 부족할지 몰라도 결제 경험은 많은 회사입니다. 우리 고객이 실제로 결제하는 것을 많아 봤습니다. 현금 대신 모바일에 금액을 충전해서 쓸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살펴봤습니다.”

문준석 신세계 아이앤씨 플랫폼사업부 플랫폼기획팀 팀장은 핀테크 영역이라면 유통 회사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래서 수많은 결제 경험을 어떻게 하면 모바일 특성과 결합해 장점으로 내세워 편의성, 휴대성을 살릴 수 있는 모바일 결제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우선 어떤 방식으로 결제를 제공할 것인지를 따졌다. 결제 수단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비롯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바코드, 블루투스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했다. 이 가운데 SSG페이가 주목한 방식은 바코드였다. 모바일 운영체제 관계 없이 적용 가능한 수단으로 바코드만한 좋은 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체 처리 속도도 바코드가 NFC 방식보다 조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준석 신세계 아이앤씨 플랫폼사업부 플랫폼기획팀 팀장

문준석 신세계 아이앤씨 플랫폼사업부 플랫폼기획팀 팀장

“어떤 사람이 우리 결제를 사용할지 고민했습니다. 우리 고객 중 상당수는 아이폰 사용자이지요. 그 사람들에게 ‘우린 NFC를 지원하니 쓰지 마세요’라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바코드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SSG페이는 어떤 고객이든지 기기 관계없이 누구나 다 쓸 수 있게 결제 서비스를 만드는 걸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SSG페이 회원 가입자 중 아이폰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 중 17%에 이른다. SSG페이는 이미 내부적으로는 NFC부터 저전력 블루투스(BLE)까지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다만 모든 고객이 쓸 수 없고, 괜히 많은 기능을 한꺼번에 선보이면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 시기에 맞춰 적당한 때 기술을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 QR코드나 바코드 씁니다. 이유 없이 바코드를 선택한 게 아닙니다. 우리 가맹점을 찾는 고객이 불편하지 않은 채 쓰길 바라기 때문에, 더 범용적인 방식으로 택했습니다. 이미 내부적으로 다른 방식도 개발 완료된 상태로 시장 상황에 맞춰 우리도 바뀌어 나갈 수 있습니다.”

사람 다음으로 SSG페이가 주목한 건 결제 서비스다. SSG페이 앱을 살펴보면 다른 모바일 결제 앱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능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SSG머니가 이끄는 선불 결제 수단이다. SSG페이는 백화점 상품권, 이마트 상품권 등 오프라인에서 상품권을 판매하는 회사답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선불 결제 수단을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내걸었다. 후불과 직불 결제는 이미 다른 모바일 결제에서 많이 시도한 방법이다.

“회사 특수성일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상품권 시장은 조 단위를 넘길 만큼 큰 시장입니다. 이 정도 선불 시장을 다뤄보고, 이를 간편결제 서비스에 녹인 곳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선불과 후불, 직불을 복합해서 사용할 수 있게 돕는 게 SSG페이 특징입니다.”

이제 신세계 상품권 종이 뒷면에는 스크래치가 들어간다. 이 스크래치를 벗겨서 앱에 등록하면 종이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모바일에서 해당 상품권 금액만큼 전환해서 쓸 수 있다. 그 뿐이 아니다. SSG페이는 OK캐시백, 아모레 뷰티포인트, 하나머니 등 다양한 포인트를 결제 수단으로 바꿔서 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각종 선불수단을 SSG머니로 바꿔 쓸 수 있게끔 하나의 게이트웨이로 SSG페이를 개발한 셈이다.

“언제까지 상품권이 종이로 나올까요? 내부 통계를 통해서 슬슬 해외뿐 아니라 국내 사용자도 명절 때 SSG머니로 상품권을 주고받는걸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선불 시장은 이미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지요. 이 시장에서 더 나은 경험과 거래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SSG PAY1

선불 시장 다음으로 SSG페이가 노리는 건 금융 시장이다. 단순히 결제 시장이 아니다. 문 팀장은 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 등을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만 선보여도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신세계 계열사는 SSG페이 외 다른 결제 수단을 받지 않는다. 삼성페이도 별도의 공지를 내고 신세계 계열사에선 삼성페이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안내할 정도다. 신세계가 자사 결제 서비스로 내부 전략을 밀고 나가는 데 나름의 계산이 숨어 있다. 범용성이다. 현재 신세계 포인트 카드 회원 기준 활동 회원은 약 1천만명,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2천만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현재 SSG페이는 셀프 체크아웃 기능을 SSG페이와 연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마존 ‘대쉬’와 같은 기능이라고 할까. 매장에서 고객이 ‘이마트 에브리데이 슈퍼마켓’에서 동서 커피믹스 바코드를 사면, 판매 가격이 정렬되면서 바코드만 가지고 쇼핑을 하고 SSG페이로 계산할 수 있다. SSG페이 앱만 내려받으면, 집에서 생수 바코드를 찍어 자동으로 이마트에서 생수 주문을 요청할 수도 있다.

“무조건 가맹점을 늘리고 사용처를 늘리기보다 우리 안에서 더 나은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습니다. 백화점, 이마트도 못하고 있는데 결제 서비스만 늘리면 뭐하나요. 모바일 결제 시장은 이제 시작입니다. 차츰 소비자가 습관을 익혀야 가는 시장이지요. 그렇게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브랜드 인지도를 자연스레 올리고 그다음에 외부로, 외부와 손을 잡아도 늦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Q. SSG페이가 생각하는 모바일 결제란.

SSG페이가 생각하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모바일에 탑재해 쓰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간편결제는 단순한 결제 수단 대체가 아니다. 모바일 기능과 융합돼 모바일이 갖는 편리성을 이용해 결제 서비스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게 모바일 간편결제라고 생각한다.

Q. SSG페이는 어떻게 이용하는지.

SSG페이는 크게 3가지 결제 수단, 즉 SSG머니, 신용카드, SSG머니+신용카드를 지원한다. 신용카드를 등록해 바코드 형태로 사용하거나, SSG머니를 충전해서 사용하면 된다. SSG머니는 신용카드, 무통장 입금으로 간단하게 충전해서 SSG페이 모든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신세계 상품권은 물론 흩어진 멤버십 포인트(신세계포인트, OK캐시백, 하나머니, KB포인트리, 씨티포인트)를 앱 안에서 조회하거나 전환해서 SSG머니로 통합해 사용할 수 있다.

Q.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편의성과 혜택이 모바일 결제 안에 다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모바일은 편의성을, 결제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플라스틱 카드를 내는 것만큼 편리한 게 없다. 대다수 사용자도 신용카드 결제가 더 편리하다고 얘기한다. 솔직히 말해서 개인적으로 아직 기존 결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제 수단을 찾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결제 수단 자체를 편하게 만들지 못하면 서비스 자체를 편하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SSG페이 첫 번째 프로젝트는 결제 수단 편리함이 아닌 결제 과정 편리함에 주목했다. 그래서 가맹점과 계열사에서 SSG페이로 결제하면 편리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결제 후 거스름돈은 SSG머니로 적립하거나, ATM에서 SSG머니를 찾을 수 있는 식이다. 앞으로는 인출 뿐 아니라 환전, 송금 영역 등 고객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다양한 금융 환경을 찾아 도전할 생각이다.

Q. SSG페이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는가.

아직 수익 모델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 결제 부분만 서비스 중이다. 겨우 앞단계를 했을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전 과정을 다루는 모든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상품을 탐지하고 인식하고, 결정을 하고, 비교를 하고, 결제를 하고, 사후관리를 하고, 고객서비스(CS)를 받고 여러가지 O2O 서비스와 연결하려고 한다.

Q.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고 싶은가.

O2O 플랫폼과 핀테크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두 가지에 기본을 두고 SSG페이를 연계해서 사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셀프체크아웃, 잔돈정리, ATM 등 고객과 접점에서 고객이 편리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할 전략이다. 핀테크로는 SSG머니를 외국에서도 쓸 수 있게 송금 기능과 환전하는 기능을 추가허가나 특정 페이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P2P 대출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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