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KT의 IoT는 ‘재미와 건강’

TV와 스마트폰을 연결하거나, 집 안에 CCTV 역할을 하는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창문이 열려 있는지 아닌지를 대신 알아봐 주는 장치를 놓거나. 최근 국내 이동통신업체 3곳이 만들고 있는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제품들이다.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도 글쎄올시다. 가스 밸브는 요리 후 확인하면 되고, 창문이 열려있거든 퇴근 후 닫으면 되는 것 아닌가. 업체가 기술을 이용해 해야 할 일은 할 수 있어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것 같은 제품을 개발하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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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리 헬스 트레이너(가장 왼쪽)

KT는 어떨까. KT가 3월3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KT의 ‘기가 IoT 홈’ 전략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KT는 미래 IoT 전략의 키워드를 두 가지로 정했다. 하나는 ‘펀’이고, 다른 하나는 ‘케어’다. IoT 기술을 엮어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건강한 삶을 돕는 헬스케어형 제품을 소개하겠다는 전략이다.

헬스밴드에서 골프 연습까지

송희경 KT 기가 IoT 사업단 단장은 무대에 올라 “삼성전자 가전과 제품을 IoT로 연동하고, 공기청정기와 냉장고, 로봇청소기를 내놨지만, 더 즐거운 일을 할 수는 없을까. 660만여명의 올레 IPTV 가입자와 함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는 무엇일까를 고민했다”라며 “IPTV와 기기를 연동해 즐기는 게임과 헬스케어가 재미있고 실용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기가 IoT 헬스밴드’와 ‘기가 IoT 헬스바이크’, ‘기가 IoT 헬스 골프퍼팅’ 서비스가 이날 KT가 발표한 펀앤케어 IoT 서비스의 핵심이다.

헬스밴드를 먼저 살펴보자. KT는 헬스 트레이너 숀리와 함께 헬스밴드를 이용한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KT의 IPTV 서비스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사용자가 얼마나 정확한 동작으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따라 했는지 측정하는 것이 헬스밴드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헬스밴드를 착용하고 ‘몸무게 줄이기’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체중 감량을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재생된다. 사용자는 헬스밴드를 착용하고 영상이 지시하는 동작을 반복해 학습하면 된다. 헬스밴드가 동작의 속도와 각도, 위치 등을 계산하기 때문에 동작을 정확하게 따라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작이 틀리면 횟수가 계산되지 않는다.

이날 KT 행사에 참여한 숀리 트레이너는 “피트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자세”라며 “정확한 동작을 선보이지 않으면 횟수가 카운트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자세를 잡고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헬스바이크는 IoT 펀앤케어 서비스 중 가장 역동적인 서비스다. 가정용 트레이닝 자전거로 즐기는 게임에 가깝다. 비포장 자전거 경주로가 화면에 펼쳐지면, 사용자는 헬스 바이크의 페달을 밟으면 된다. 거실에서 자전거로 즐기는 실감형 게임인 셈이다. 노면 상태에 따라 손잡이에 진동도 전달되고, 높은 경사로를 오를 때는 페달도 무거워진다.

헬스밴드와 헬스 바이크의 목적이 체력 향상이라면, 헬스 골프퍼팅은 기량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골프 마니아라면, 헬스 골프퍼팅 서비스를 통해 실제 필드의 그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퍼팅 감각을 높일 수 있다. 국내외 56개 실제 골프장의 그린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했고, 골프공에 60개의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공을 치는 순간과 공이 굴러간 경로를 세밀히 기록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헬스밴드와 헬스 바이크, 헬스 골프퍼팅을 통해 익힌 운동과 운동 시간, 강도 등은 모두 KT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다. 앞으로 KT는 ‘기가 IoT 헬스’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IoT 건강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KT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소개한 가정용 지능형 음성인식 로봇 ‘오토(OTTO)’를 포함해 흥미로운 홈 IoT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송희경 단장은 “다양한 장비를 연동하고 데이터를 모아 지혜로운 데이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분석할 것”이라며 “KT의 IoT 플랫폼에 여러 디바이스가 참여해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개방과 통합의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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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기가 IoT 헬스밴드’

“글로벌로 상생은 오픈 IoT 플랫폼에서”

KT는 앞서 지난 2015년 IoT 플랫폼 ‘IoT 메이커스’를 소개한 바 있다. IoT 개발자나 개발업체가 참여해 KT의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출범 5개월여가 지난 현재 IoT 메이커스 생태계에 참여한 업체 수는 292곳을 기록했다. 이들과 함께 먼저 국내 시장을 공략한 이후 전세계를 무대로 생태계를 넓혀 나간다는 게 KT의 포부다.

송희경 단장은 “먼저 국내에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보고, 그다음 글로벌로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도 진행 중이고, IoT 메이커스 생태계에 참여한 이들과 함께 세계로 나가 상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업체가 코웨이다. 코웨이는 최근 단순한 주방용 가전제품 개발에서 벗어나 IoT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코웨이는 IoT 공기청정기 개발에 KT의 IoT 메이커스 플랫폼을 활용했다. 가정의 공기 질을 측정한 데이터를 KT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통해 관리하고, 실내 공기 질이나 특정 시간대에 필요한 공기청정 기능을 제공해주는 식이다.

IoT 메이커스 플랫폼이 하는 일도 이 같은 업체와 서비스를 발굴하는 일이다. KT는 IoT 메이커스 플랫폼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제공한다. 기술 구현을 위한 컴포넌트도 미리 구축해 놨다. 솔루션을 갖고 있는 이들은 KT가 제공하는 IoT 메이커스 API를 통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짧으면, 불과 보름 만에 KT의 IoT 플랫폼과 연동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송희경 단장은 “모든 산업이 씽(Thing)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KT는 언제든지 지능형 기가 인프라를 제공해 누구보다도 먼저 열린 IoT 플랫폼을 제공하고, 글로벌에서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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