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질 좋은 상품 만드는 ‘금융농부’의 길 : 파운트 김영빈·김민복 인터뷰

코로나19로 바뀐 세상은 금융도 예외가 아니다. 거대한 돈의 흐름 속에 전 세계 투자 포트폴리오가 재편됐다. 누군가 폭락장에 돈을 넣어 일확천금을 거뒀고, 주변 지인이 그렇게 돈을 벌었다는 소식에 대중의 관심과 돈이 한꺼번에 쏠렸다. 혹자가 ‘동학개미운동’이라 부르는, 대(代) 개인투자자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개인이 금융시장에서 돈을 벌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금융 전문가들은 어느 종목에 투자해도 돈을 버는 시기가 10년 중 1~2년은 된다고들 한다. 그 말을 반대로 하면 8~9년은 날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다. 국내외 투자시장에 낀 거대한 버블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투자에 대해 냉정하고, 또 침착해져야 할 시기다.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QE)라는 전례 없는 역사 앞에서, 과연 당신이 추구해야 할 투자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파운트’는 ‘경제적 자유’라는 철학적 화두를 던진다. 그들이 말하는 건강한 투자, 질 좋은 금융상품에 대해. 김영빈 대표, 김민복 CIO를 만나 답을 들었다.

지난 10월 23일 서울 충정로 파운트 본사에서 파운트 김영빈(왼쪽) 대표, 김민복 CIO가 <블로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파운트)


컨설턴트·프롭트레이더가 만든 로보어드바이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 가운데 파운트는 단연 자산운용 규모 면에서 가장 크다. B2B 금융 시장에서 파운트 솔루션으로 운용되는 돈이 업계 최대 수준인 3조원에 달하고, 직접 금융사와 자문 계약을 맺고 관리하는 자산도 8000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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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업계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량적 성과를 이루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파운트를 이끄는 두 경영자의 답변은 일관됐고, 또 명쾌했다. 안정된 직장, 높은 연봉을 과감히 놓고 ‘퍼스트 펭귄’이 된 그들의 ‘동인’이 무엇이었을지 물어봤다.

이일호(이하 ’)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영빈(이하 ’) : 2015년 파운트를 창업했습니다. 전 직장은 BCG(보스턴 컨설팅 그룹) 이었는데, 금융에서 새로운 ‘물결’이 오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로보어드바이저에서 ‘유니콘’ 기업 이상 가치를 가진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느꼈고, 그보다 더 끌린 건 ‘대중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점이었습니다.

저금리, 저출산 상황에서 자본소득이 생기지 않으면 100세 시대 노후의 삶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게 제가 풀고자 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였고, 자산관리라는 부자의 전유물을 대중에게 주는 데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창업에 뛰어들었고, 지금껏 고생하고 있습니다.

김민복(이하 ’) : 파운트투자자문 대표를 맡고 있고, 파운트에선 투자와 알고리즘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말 펀드매니저를 담당하다가 미국 유학을 떠나 최적화 이론과 통계를 전공했어요. 졸업 당시 파생상품 붐이 일면서 삼성증권 파생상품 팀에 들어갔고, 거기서 2년간 일하면서 금융업이 사양산업이라는 걸 깨달았죠.

이후 퀀트 리서처, 프롭 트레이더로 몇 년간 일하면서 ‘이걸로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쯤, 한 가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5~10년 앞을 내다보고 의사 결정을 한 마지막이 유학 때였는데, 사회가 변화하는 지금 ‘포워드’로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벤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었고, 그즈음 김영빈 대표한테 제안을 받았습니다. 들어가 보니 자본금이 고작 5억원이었어요. “월급은 주는 거 맞냐?”고 되물었죠.(웃음)

김영빈 대표는 잘 나가는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파운트를 창업했다. 김민복 CIO는 ‘삼고초려’를 받아 합류한 뒤에도 월급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고.(사진=파운트)

: 사업 포트폴리오를 설명해주세요.

: 크게 보면 B2B IT솔루션, 기관 자금 운용, B2C입니다. 우선 B2B는 대형 금융기관에서 나오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들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올해까지 3조원을 운용하고 있어요. 이건 사실 10조든 20조든 저희 매출은 안 오르고 정액으로 돈을 받는데 저희로선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죠.

기관 자금 운용은 전통적 금융업으로 볼 수 있는 건데, 저희 기술력을 알아주는 곳을 대상으로 진행했어요. 계열사 파운트자산운용은 투자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 자산운용사에 자문이나 일임을 해주죠. 현재까지 20개 금융기관과 랩 상품이나 펀드를 내고 또 직접 운용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론 지금까지 말한 서비스를 앱 기반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해주는 겁니다. 금융기관을 통하는 고객은 계속 중간 유통 마진을 비용으로 내는 구조인데, 농산물도 직배송하면 더 싸잖아요? 비용이 2~3% 나가는 게 너무 아까우니까 고객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한 거죠.

파운트 비즈니스 성과. (자료=파운트, 그래픽=이일호 기자)

: 솔루션 비중이 큰데, 왜 금융사들이 직접 안 만들고 스타트업과 협업할까요?

: 모 금융그룹 AI 담당 임원과 사석에서 어려움이 뭔지 물어봤어요. ‘금융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저희와 비슷한 시기나 그 전에 인공지능(AI) 개발을 시도한 곳 중 살아남은 곳이 한 곳도 없어요. R&D는 시도와 실패를 통해 극복하는 건데, 대기업은 성과가 안 나오면 물러나는 거예요.

저희만 해도 이 작은 스타트업에서 R&D 엔진 개발에만 100억원을 쏟아부었어요. 이제 막 쓸 만하다 할 정도인데, 아직도 개선할 점들이 많이 보여요. 대기업은 인건비가 더 높으니까 저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려면 300억원은 써야 해요. 그럴 바에 차라리 그들은 자신들이 잘 하는 걸 하고, 혁신은 저희 같은 스타트업과 손잡고 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 리서치를 해서 결과를 내려면 거기에 순수하게 몰입해야 해요. 그런데 증권사는 그 환경을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분기 단위, 연 단위 수익이 얼마인지 이야기를 하는 환경에선 끝없이 쫓길 수밖에 없죠. 어차피 은행과 증권사는 전략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세일즈를 하는 곳이잖아요. 모든 동기가 세일즈에서 나오는 곳에선 R&D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3조 운용 이끈 파운트의 차별점… “명품은 다르다

파운트와 협업하고 있는 금융사 면면이 화려하다. 우리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 구축, 삼성생명 ‘AI 변액보험 펀드관리’ 서비스에 파운트의 기술력이 들어갔다. 흥국생명, 유진투자증권, 메트라이프생명, 대구은행, 메리츠자산운용 등 20여개 금융기관이 파운트의 고객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엔 150억원의 시리즈B 투자도 유치했다. 그간 유치한 누적 투자액만 250억원에 달한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아는 업계 종사자들은 파운트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한다.

김영빈 대표가 파운트의 비즈니스와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파운트)

: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겼어요. 고객들에겐 대동소이해 보일 듯해요.

: 전문가가 보기엔 하늘과 땅 차이인 듯해요. 명품은 다르다고들 하는데, 저희 기술력은 작은 차이에서 현저한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당장 데이터부터 펀드는 사고파는 것이나 유니버스, 컴플라이언스 등에 있어 제약이 많습니다. 시차도 발생하고 비용 구조도 다르죠. 이론상 가장 아릅답다고 느껴지는 백테스팅 결과물도 실제 현실에선 안 맞는 게 허다해요. 전문가들에겐 그게 눈에 보여요. “얘네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한테 이걸 가져왔네?” 하는 부분이죠.

기업들이 요구하는 바를 넘어서는 회사가 한국에 별로 없어요. 한국에 로보어드바이저 회사가 30여곳에 달하는데, B2B 솔루션 경쟁에 들어가면 저희가 경쟁하는 곳들이 두세 곳에 불과해요. 수의계약도 많고요. 그만큼 기술력을 입증받은 거죠. 작은 차이지만 무언가 도달하는 곳이 많지 않은 겁니다.

: 그럼 B2C는 어떤가요?

: 그건 마케팅 경쟁인 것 같아요. 그런데 계속 그럴까요? 고객은 이해시키기 어려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되게 현명하기도 해요. 저희가 마케팅을 거의 안 하는데도 요즘 올라오는 지표들은 놀라울 정도예요. 당장 어제만 해도 하루 신규 계좌가 160좌씩 터지는데, 이건 증권사 입장에서 놀라운 수준이예요. 성과가 있고 실력이 있다는 걸 고객들이 아는 거죠. 앞으로 5년 뒤에는 더는 마케팅이 먹히지 않는 때가 올 거예요. 기술이 시장을 만들 겁니다.

파운트 인공지능 ‘블루웨일’은 세계 각국 경제 데이터와 시장지표 499개를 조합해 5만2394개 시나리오를 분석, 파운트 마켓스코어를 산출해 글로벌 경기를 예측한다. 사진은 2010년 이후 파운트 마켓스코어와 OECD 경기선행지수 추이 (사진=파운트)

: 파운트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블루웨일’입니다, 포트폴리오를 신흥국까지 다변화한 게 눈에 띄는데요.

: 선진국은 장기 시장을 견인하고 있어요. 그런데 거기 투자한다면 그냥 MSCI 월드 지수로 사면 돼요. 대신 중심군이 아닌 주변군에선 초과 성장이 발생합니다. 물론 이머징마켓 채권, 특정 섹터에 투자한다고 수익률이 두 배씩 뛰진 않지만, 충분히 유의미한 수준이죠. 그걸 업계에서 ‘스마트베타(Smart Beta)’라고 부릅니다.
(스마트베타 전략 : 지수 추종에서 나아가 밸류, 모멘텀, 퀄리티, 로우볼 등의팩터를 정량적으로 구성하고 지수화해 투자하면서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

: 저희가 B2B를 꽤 오래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 엔드유저(End User)들에게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최근 트렌드가 무엇이며 어떤 상품을 찾는지를 들을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엔진의 방향이나 특징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거죠.

경기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진 미국이 크게 성장했지만 2000년에서 2010년까지 글로벌 투자 수익률에서 압도적으로 좋았던 곳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국이예요. 그럼 현 시점에서 향후 10년은 어디가 좋을까요? 향후 10년 내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수도 있는데, 그제야 리저널 데이터를 본다면 이미 늦은 거죠. 항상 글로벌하게 국가들을 바라봐야 합니다.

세상은 바뀌고 제로금리나 코로나19, 양적 완화와 같은 반복되지 않는 역사가 생깁니다. 과거 개인의 삶을 지배했던 가장 큰 투자상품이 예·적금, 대출이었는데, 제로금리 상태는 아예 처음 직면한 상황인 거죠. 지금 상태를 갖고 미래가 같을 거라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파운트 펀드 주요 포트폴리오. (사진=파운트)

: 마이너 시장은 어떤 식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하나요?

: 투자 사이클 측면에서 신흥국은 근본적으로 산업 구조 상 경기 사이클이 올라갈 때 투자해야 합니다. 브라질이나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커머디티 국가’ 들은 원자재를 수출해서 번 돈으로 소비하죠. 중국은 그걸 받아 제품을 만드니 그걸 받아줄 곳이 있어야 하고요. 그 대상이 바로 유럽과 미국입니다.

결국 커머디티 국가들은 경기 사이클이 올라갈 때 그를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은 딱히 그런 의존도가 없어요. 이미 제조업은 다 외부로 보냈고 소비와 서비스 위주 산업 구조가 돼 있죠. 선진국에서 소비하지 않으면 신흥국 주가가 오를 방법이 없어요. 이건 산업 구조의 차이인 거죠.

예컨대 코로나19 상황에선 선진국에서 돈을 풀어서 쓰게 만들었잖아요. 최근 내구재 소비가 늘었다고 하는데, 돈을 주면 사람들이 인테리어를 하고 책상을 사고 싶은 심리가 생기는 거예요. 선진국은 그걸 컨트롤하는 게 가능한데, 신흥국은 그에 의존해야 해 등락이 생깁니다.


당신의 월급날이 마켓타이밍

코로나19 이후 대중의 투자 관심도는 높아졌다. 상당 부분은 단기 차익 위주의 투자에 치중된 듯하나, 반대로 파운트와 같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노크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당장 어제(지난 10월 23일)만 해도 하루 개설된 투자 계좌가 160좌였어요. 증권사들이 놀라워하는 수준이죠.” 김영빈 대표의 말이다.

고객들이 ‘언제가 저점 매수할 시점이냐’고 물을 때, 파운트는 그 시기를 “당신의 월급날”이라 말한다. 매달 꾸준히 쌓인 돈이 향후 5년, 10년 뒤 일으키는 ‘복리의 마법’. 파운트가 고객을 설득하는 핵심 지점이다.

김민복 CIO가 파운트의 투자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파운트)

: 코로나19는 제로금리와 QE, 각국의 재정부양을 낳았고, 그 과정에서 대중의 투자인식도 바뀌었어요. 로보어드바이저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 사실 큰 틀에서의 변화는 적었어요. 로보어드바이저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패시브 투자’의 성장과 궤를 같이했죠. 지수상품을 더 쪼개면서 고객 맞춤형으로 관리를 하는 거예요. 반면 최근 현상은 액티브에서의 변화입니다. 다만 저희가 운용하는 쪽에서 세부적 부분의 영향은 있긴 합니다.

: 부연설명을 드리면,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달라졌어요. 과거 10년 간 우리나라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 비중이 40~50% 사이였는데 그게 80%까지 올랐어요. 또 개인 투자자가 돈을 잃던 게 정설이었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선 외국인보다 개인의 수익이 더 나오고 있어요.

이번에 개인들이 큰 이익을 거뒀기 때문에 개인의 높은 투자 관심은 한동안 지속할 겁니다. 이게 사회 트렌드가 되면 ‘MZ세대’는 다들 주식을 사랑할 수 있겠죠. 저희는 중장기 투자나 퇴직연금, 생애주기 설계 등의 상품 위주로 라인업이 구성됐지만, MZ세대에 맞는 욕구와 갈망을 충족할 상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MZ세대 :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주도하는 개인을 어떻게 끌어들일지도 고민일 듯해요.

: 사람들 머릿속 투자는 두 가지가 있는 듯해요. 여전히 일확천금을 노리는 욕망이 있고요, 반대로 미래를 준비하고 불안을 해소하는 돈 모으기 영역이 있겠죠. 과거엔 그 역할을 예·적금이 했는데, 지금은 금리가 너무 낮아 이걸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습니다. 인구의 40%에 육박하는 노인의 빈곤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선 불로소득이 필요하고, 그건 자본소득 없이 균형점을 맞추기 어려워요.

큰 수익을 노리는 투자는 리스크도 그만큼 높습니다. 과거엔 부동산이 투자 영역의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그걸 사는 데 대한 제한도, 불확실성도 커졌죠. 내 전 재산을 어떻게 모을지에 대한 답을 주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기존 금융권은 고액자산가만 챙기느라 답을 못 내는 대중 투자의 영역을 챙기는 게 로보어드바이저의 영역입니다.

투자자들이 저희에게 ‘언제가 저점이냐’고 물을 때마다 저희는 ‘당신의 월급날이 마켓타이밍’이라 말해요. 꾸준히 돈을 넣으면 5~10년 내 누구보다 더 웃을 수 있다는 거죠. 그게 투자의 정답이고 저희가 만들려는 시장입니다.

코로나19 이후 MZ세대의 투자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사진=픽사베이)

: 하지만 지금 시장은 누구나 다 투자에 관심을 갖는 상황이 됐고, 그런 만큼 좀 더 능동적으로 접근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 확실히 단기투자는 AI가 강점을 갖기 어렵긴 합니다. 기업을 잘 찍어야 하는데, 그건 인간의 직관이라는 빅데이터가 작용하는 영역이잖아요? 오감을 동원하는 종목이 존재하는 만큼 AI가 그 부분을 훨씬 더 잘 하긴 쉽지 않을 거예요. 반면 국가 단위의 지수나 상품 분석은 데이터가 방대하게 많고, 그건 저희가 가진 기술이 우위에 있습니다.

또 저희가 문제의식을 갖는 건 연금 시장의 방치예요. 절반 이상의 돈이 무위험 자산으로 들어가 있는데, 제로금리 시대에 장기간 거기에 돈을 넣어놓는 건 ‘범죄’입니다. 특히 대한민국과 같은 극단적 인구절벽 국가에선 말도 안 되죠. 로보어드바이저가 영역을 넓힐 분야입니다.

: 타겟팅이 다르긴 합니다. 퇴직연금을 신풍제약에 넣을 건 아니잖아요?(웃음)

신풍제약 1년 주가 추이. 올 한 해 드라마틱한 등락을 보였다. (사진=네이버금융 갈무리)


원칙과 철학으로 돌아가면 명료해진다

2020년 핀테크 시장의 트랜드는 ‘플랫폼’이다. 네이버가, 카카오가, 토스가, 뱅크샐러드가 모두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여타 핀테크 회사들이 만드는 참신한 금융 상품들도 이들 회사의 막대한 투자와 이름값에 묻히고 있는 상황이다.

파운트는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없을까. 김영빈 대표는 “플랫폼에 대한 고려는 없다”고 단언했다. 창업 당시부터 대중의 경제적 자유 실현을 목표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왔고, 결국 대중의 선택은 뛰어나고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결코 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김영빈(왼쪽) 대표와 김민복 CIO가 <블로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파운트)

: 로보어드바이저 회사 경영자로서 현시점에서 고민은 무엇일까요.

: B2C 성장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사람들은 고수익에 관심이 쏠려있는데, 저희가 주고자 하는 솔루션은 정답에 가깝긴 해도 매력도가 떨어지잖아요. 기술은 자신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마케팅을 잘 할까가 저한테 있어 큰 고민입니다.

: 저는 그간 보지 못했던 형태의 금융상품을 어떻게 만들 지가 고민입니다. 그간 우리는 금융 쪽에 많이 주목했었어요. 인덱스 투자이니만큼 필수적인 거죠. 이게 기초를 다진 것이라면, 다음 단계는 대안 데이터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세상에 없었던 제품과 서비스, 재미있고 신기한 시도를 하는 게 꿈이자 목표입니다. 여러분들이 그걸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마트 매출을 주차장에 있는 차량 이미지로 분석한다고 하잖아요. 금융 분석에서도 정형 데이터보단 비정형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더 정교하게 분석할지가 저희 기술적 방향성입니다.

(사진=파운트)

: 플랫폼에 대한 접근은 어떨까요. 자산관리를 하면서 대형화 전략을 할 생각이 있을까요.

: 플랫폼에 대한 고려은 없어요. 철학과 미션에 늘 집중합니다. 어려운 의사결정이 있을 때마다 원칙과 철학, 미션으로 돌아가면 명료해지더라고요. 생애주기에 맞게, 돈 때문에 구애받지 않도록 우리가 관리해준다, 이걸로 돌아가 혁신적 기술과 좋은 기술력에 집중하는 거죠. 유통 걷어내 비용 구조를 개선한 상품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그게 만약 어렵다면 다양한 플랫폼에 입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저희가 바라보는 관점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더 편하게,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삶을 바꾸는 것. 플랫폼을 고집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농부’인 거죠. 정말 신선하고 영양가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처럼 금융상품과 기술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큰 목표는 ‘짐 로저스(Jim Rogers)’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었는데, 그걸 이루게 됐네요.(웃음)
(파운트는 2015년 창업과 함께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가 고문 역을 맡고 있다. 김영빈 대표와 짐 로저스의 인연은 그가 다른 매체와 해온 인터뷰에 무수히 언급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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