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박기영 페이스북 이사 “포스트 코로나 시대 모바일 마케팅, AR 뜬다”

“증강현실(AR) 개념이 등장한 건 30년 정도 됐어요. 대학에서 디자인 배우던 시절에만 해도 ‘우와, 저게 가능할까’하면서 놀랐는데, 이젠 제가 직접 AR 전략을 짜고 있으니 다시 놀라고 있죠.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구현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 기쁠 따름입니다.” 최근 화상통화를 통해 만난 박기영 페이스북 ‘크리에이티브숍(Creative Shop)’ 이사의 말이다.

페이스북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그룹 크리에이티브숍은 전세계 300여명이 속한 조직이다. 이들은 각국 페이스북 오피스 39곳에 흩어져 일한다. 서울에선 박 이사를 포함해 단 3명만이 크리에이티브숍의 전략가로 일하고 있다.

(사진=박기영 페이스북 크리에이티브숍 이사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은 광고로 수익을 얻지만 피드에 뜨는 광고를 반기는 이용자는 없다. 이용자들이 광고를 불편해 하지 않도록 만들어, 이들을 떠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 페이스북의 미션 중 하나다. 크리에이티브숍이 탄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조직의 전략가들은 페이스북이 신기술을 개발하면 기업과 브랜드에게 각종 활용사례를 제시한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 모바일 기기용 AR 필터 등을 제작하는 ‘스파크 AR’이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현재 전세계 190개국 약 40만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스파크 AR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문지식이 없는 기업이나 일반 이용자도 손쉽게 AR 효과를 제작할 수 있고 본인이 제작한 AR 효과를 플랫폼에 등록해 직접 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때 크리에이티브숍 전략가들은 일종의 시범단이 되어 활용법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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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파크 AR 시연 모습)

코로나19로 AR ‘눈길’

올해 예기치 못한 감염병의 확산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모바일 광고판’의 영향력이 커졌다. 크리에이티브숍의 존재감도 두드러지게 됐다. 기존 오프라인 활동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현실 경험을 AR로 대체하려는 기업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5월 LG유플러스의 ‘LG 벨벳 오로라 핑크’가 대표 사례다. LG유플러스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용 AR 필터를 공개했다. 전면 카메라를 켜면 물방울 카메라 모양의 스티커과 함께 오로라 핑크 색상이 적용된 필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후면 카메라로는 스마트폰을 360도 돌려보면서 제품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구매까지 연동해 LG유플러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하나의 가상 매장(Virtual Store)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 결과 AR 필터를 경험한 그룹이 경험하지 않은 그룹보다 실제 제품 구매로 이어진 비율이 2.3배 높았다. 타 이동통신사를 이용하다가 LG유플러스로 통신사를 바꾼 고객도 3.2배 더 많았다.

현실의 경험을 AR이 채워준 사례도 있다. 지난해 독일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았다. 당시 독일 크리에이티브숍 팀은 장벽이 사라진 장소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가상 박물관이 보이는 AR필터를 만들었다. 박 이사는 “우리나라도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미 있게 지켜본 사례”라며 “이처럼 AR 필터는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문법, ‘이것’이 다르다

박 이사는 국내 디지털 에이전시 1세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다.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슈가큐브’ 설립에 이어 에이전시 ‘봄바람’ 공동대표를 역임, 2017년 페이스북으로 둥지를 옮겼다. 모바일 문법을 연구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기업은 플랫폼 특성에 맞는 접근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광고화면의 비율부터 영상의 시간, 호흡, 형태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페이스북 AR 필터의 경우에도 기업 입장에선 브랜드 노출을 위해 로고를 크게 넣고 싶어 하지만 로고가 보일수록 사람들은 브랜드 필터 사용을 꺼리게 된다. 반복 활용을 할 수 있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도록 콘텐츠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모바일 환경에선 기존 미디어 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단 ‘3초’ 안에 시선을 잡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AR 등을 통한 ‘가상체험’이 유효할 수 있을까. 박 이사는 “화상회의, 원격근무 등의 장점을 경험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잠잠해져도 이 같은 가상 기술 수요가 줄어들진 않을 것 같다”며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AR·VR로 손 안에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 과정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접 체험하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알지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가상의 스튜디오가 (경험의) 소중함을 잊지 않게끔 해주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AR은) 기술이 아니라 소통의 또 다른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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