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현대차 자율주행 개발, ‘저속→고속’ 차선 변경

 

최근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미국 제네럴모터스(GM)에서 관련 연구를 10년 이상 진행한 전문가를 조직 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가운데 그간 비교적 느리게 진행돼 온 우리나라의 자율주행차 개발이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도심 한복판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제공=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이번 조직 신설을 계기로 빠르게 성장하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여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및 실리콘밸리 거대 기술기업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은 지구 차원에서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지난주 포드자동차는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기업 아르고 AI에 향후 5년 간 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GM은 일찌감치 1년 전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차 신생기업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아시아에서도 자율주행차 개발 열기는 뜨겁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이면 아시아에서 운전자 없는 자동차 1000만 대가 도로를 누빌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자율주행 버스 시제품을 선보였고,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자율주행차를 내놓는다는 계획 아래 그 기초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 이 분야에서 저속 차선(車線)에 속해 왔지만 정부와 현대차의 노력 덕분에 빠르게 경쟁국가들의 개발속도를 따라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도쿄올림픽보다 한 발 앞서 자율주행차 시제품을 오는 12월 출시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자체 자율주행차 기술을 한껏 펼쳐보인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3단계 기술을 상업화하기를 기대한다. 3단계는 자동차가 주요 기능들을 떠안는 가운데 운전자가 동석하는 단계다.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달리고 있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제공=현대차>

이 기술의 개발을 선도하는 곳은 단연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는 무인자동차 시험에 필요한 까다로운 허가 12종 가운데 6종을 정부로부터 획득한 상태다. 현대차는 2단계 스마트센스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스마트 크루즈콘트롤(자동 속도조절 장치)을 포함하는 고등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정부 목표에 맞춰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차를,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시스코를 비롯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제휴한 현대차는 커넥티드카(인터넷으로 연결된 첨단 자동차)의 통신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을 포함한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2015~2018년 예산 2조원을 책정했다.

현대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4단계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의 도심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해 주목받았으며 디트로이트·로스엔젤레스 모터쇼에서도 이 자동차를 선보였다.

네이버 기술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제공=네이버랩스>

한편 검색엔진 네이버는 자율주행차 기술의 시험 일정을 정하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 기업이 되기를 희망한다. 인공지능(AI)에 집중하는 신규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통해 네이버는 정부 허가가 나는 대로 시험운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인프라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차 R&D를 밀착 지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차 인프라를 위해 올해 279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특히 국토부는 올해 12월 자율주행차 시범단지인 판교에서 무인셔틀버스 시험운행이 가능하도록 하반기까지 법·제도 정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토부는 2018년부터 전국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에 정밀도로지도를 구축해 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밀도로지도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차선, 도로시설, 표지시설 정보를 정확도 25㎝ 수준으로 제작하는 전자지도로 자율주행차 운행의 필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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