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닌텐도, '스위치' 발표와 함께 주가 폭락…성공 가능성은?

베일에 가려져 있던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가 3월 3일 북미, 일본, 유럽 주요 국가, 홍콩 등지에 출시된다.

'닌텐도 스위치'는 밖에서 즐기는 휴대 게임기로도, TV에 연결하는 가정용 게임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지금까지 게임기 시장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개념의 게임기다. 닌텐도 스위치는 6.2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고 양옆에 '조이콘(Joy-Con)'이라 불리는 2개의 컨트롤러가 붙어있는 형태다. 마치 태블릿PC에 게임 컨트롤러를 붙여놓은 듯하다.

조이콘은 게임기 본체에 붙이면 사용자 혼자서 2개를 모두 사용하지만 컨트롤러를 본체에서 분리시키면 각각 별개의 컨트롤러로 작동할 수 있다. 밖에서도 친구와 함께 1대의 게임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닌텐도가 만든 조이콘에는 HD진동, 모션센서, IR센서, 비접촉 근거리무선통신인 NFC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섬세한 진동으로 사용자가 무언가 물건을 만지는 느낌을 제공하고, 위(Wii) 게임기처럼 사용자의 움직임을 캐치하며, IR센서로 거리 측정도 할 수 있다.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는 닌텐도의 철학이 반영된 컨트롤러다.


◆ 닌텐도 주가 폭락, 시장 반응 차가워

닌텐도 스위치의 출시일과 가격이 발표됐던 1월 13일 닌텐도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 주당 2만5000엔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던 닌텐도 주식은 게임기 발표와 함께 2만3750엔으로 마감했다.

해외 게이머들은 닌텐도 주가 하락 원인 중 하나로 가격을 꼽았다. 닌텐도 스위치 가격은 일본은 '2만9980엔', 미국은 '299.99달러'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당초 게이머들이 250달러 이하로 게임기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꺽인 셈이다. 또, 프로 컨트롤러 등 주변기기 가격도 비싸다. 프로 컨트롤러는 70달러, 조이콘은 750달러 수준으로 타사 게임기 컨트롤러 대비 10달러 정도 가격이 높다.


게임 소프트웨어도 문제다. 북미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젤다의 전설' 최신작이 닌텐도 스위치와 함께 출시되지만 스위치 전용 게임은 아니다. 조이콘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 '원투스위치'와 '암즈(Arms)'는 스위치 게임기 동봉 게임으로 어울리는 콘텐츠 볼륨이다. 닌텐도는 이전 게임기인 '위(Wii)'의 특징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위 스포츠'등 모션 컨트롤러의 장점을 내세운 게임을 번들로 제공해 마케팅한 바 있다.

슈퍼마리오 최신작인 '슈퍼마리오 오딧세이'는 해외 게이머들 사이에 호평일색이다. 하지만, 다른 스위치용 게임들은 대부분 타사 게임기로 이미 판매 중이다. 닌텐도가 만든 몇몇 게임을 빼면 지금이라도 스위치와 같거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게임기를 구입해 더 좋은 그래픽으로 당장 즐길 수 있다.

닌텐도 스위치의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이다. 닌텐도는 이제까지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라이트 유저'와 가족 단위의 '패밀리 층'을 집중 공략해 온 게임 전문 기업이다. 닌텐도의 이런 비즈니스 전략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은 아예 기존 게임기용 게임 콘텐츠와 성격이 다르다. 무료로 배포되어 게임이 마음에 들면 게임 내 추가 콘텐츠를 구입하는 식이다.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임도 넘쳐 흐르며, 계속되는 업데이트로 게임 콘텐츠의 끝도 없다.

닌텐도가 중요하게 여기는 '아이들(Kids)'은 이미 스마트폰에 빠져있다. 게임 시장 규모도 스마트폰이 게임기를 앞지른지 오래다. 물론 이 점은 닌텐도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는 '코어 게이머'들을 잡기에 닌텐도 스위치는 하드웨어 성능, 게임 소프트웨어 면에서 역부족이다. 결국, 닌텐도 만의 재미난 게임으로 승부해야 하는 과거 게임기와 똑같은 노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닌텐도가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게임기 시장을 이끌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닌텐도 스위치의 강점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에는 그래픽 솔루션 기업으로 유명한 '엔비디아(Nvidia)'의 모바일 프로세서 '테그라(Tegra)'가 장착되어 있다. 물론, 닌텐도 게임기에 맞춰 업그레이드 된 커스트마이징 칩이다.

닌텐도 차세대 게임기는 6.2인치 화면으로 720p의 해상도를 표시하고 독(Dock)에 끼워 TV로 게임 화면을 표시할 때는 풀HD(1080p) 해상도를 표시한다. 게임기에는 32GB 데이터 저장공간이 기본 제공되며, 마이크로SD카드로 저장 공간을 늘릴 수 있다. 스위치 전용 게임은 전용 게임 카드 형태로 판매된다.

게임기 성능은 '엑스박스원'과 비슷하다는 말이 많지만, 현재 닌텐도가 보여준 게임 그래픽으로 미루어 볼 때 이전 세대와 현 세대 게임기 중간에 위치한 듯한 인상을 준다.

닌텐도 스위치의 강점은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 등 가정용 게임기 레벨의 게임 콘텐츠를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닌텐도는 재미난 게임을 잘 만드는 실력있는 회사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PC스팀 등 다른 게임 플랫폼에서 볼 수 없는 닌텐도 만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는 스위치를 스마트폰 앱과 연동시켜 아이들이 게임에 과몰입하는 것을 부모가 막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다른 게임기에서 결코 볼 수 없던 패밀리 층을 중시하는 닌텐도의 철학이 느껴지는 기능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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