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2018메이커] 지속 가능한 만들기? 즐기면 돼!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는 9월 이들과 함께 모여, 만드는 이들의 축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엽니다. 메이크 코리아가 미리 만난 축제의 주인공과 작품을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이, 꿈 많은 청소년과 어린 친구들을 모두 초대합니다.

Team VANVAN(팀 반반)은 2012년부터 메이커 페어 서울에 참가해 올해 7번째로 전시자로 참가한다. 메이커 페어 서울이 진행된 햇수와 똑같다. 그러니까 개근이다. 팀원이 제각기 서울, 성남, 수원 등지로 떨어져 살고 전용 메이커 스페이스도 없다는데 어떻게 7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팀 반반은 매년 새로운 테마의 작품을 가져오는 팀이다. 지난해에는 장난감 기차가 트랙을 따라 빛을 밝히는 ‘樂기차-Remaster’를 출품했으며 이번에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를 선보인다. 핀홀카메라는 건너편 사물을 신기하게 바라볼 수 있게 꾸밀 계획이라고. 팀 반반의 박만규, 박원엽, 백승엽 메이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팀 반반의 쓰리 톱, 왼쪽부터 백승엽, 박만규, 박원엽 메이커

| 팀 반반의 쓰리 톱, 왼쪽부터 백승엽, 박만규, 박원엽 메이커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 출품할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에 관해 설명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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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규 : 사실 간단한 핀홀 카메라를 여러 대 배치한 것뿐입니다. 핀홀 카메라는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맺혀서 상하가 반전된 하나의 상을 보는 기기잖아요. 모자이크라고 하면 하나의 이미지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바둑판을 그리듯 배치하는 거고요. 그 둘을 결합해서 여러 대의 핀홀 카메라로 모자이크처럼 보이는 상을 보도록 할 생각이에요. 관람객들에게 ‘사람이 사물을 볼 때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눈으로만 볼 때보다 이렇게 보면 더 예쁘구나’ 정도는 느낄 수 있게 하려고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의 세부적인 특징을 더 말씀해주세요.

박만규 :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는 지난해에도 가지고 나온 작품이에요. 그때는 급하게 만들어서 아쉬움이 좀 있었거든요. 지난해에는 이걸 다 한 모듈처럼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모자이크처럼 보이지는 않고 분리된 것들이 모여 있더라는 정도였죠.

올해는 이를 보완하고 업그레이드하면서 다시 만드는 중이에요. 전과는 완전히 다를 거예요. 기구 부분을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했어요. 상을 확대하는 돋보기를 크기별로 배치했고 상이 맺힐 때 따로따로 맺히는 게 아니라 약간씩은 겹치게 해서 모자이크 느낌을 더 받게끔 할 계획이에요. 어떻게 보면 단순한 핀홀 카메라이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이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표예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그렇다면 이번 팀 반반의 부스는 어떻게 꾸며질까요?

박만규 : 카메라 본체를 사람들이 와서 보고 가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건너편을 내다볼 거잖아요. 렌즈로 들여다보는 배경이 탁 트인 곳이든지, 관람객이 자유롭게 지나가는 길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카메라로 보는 상이 그냥 벽면이면 안 되잖아요. 바로 옆 부스만 보여도 이상하고요. 카메라의 반대편 방향만 뚫리면 돼요. 그래서 보는 사람이 제일 가장자리를 바라보든지 아니면 정중앙을 바라보든지 하면 좋겠어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에는 언제부터 어떻게 관심이 있었나요?

박만규 : 핀홀 카메라에 사실 그렇게까지 관심이 있던 건 아니고요. (웃음) 우리는 하나의 콘셉트나 하나의 좋아하는 관심사가 있기보다는 그냥 만드는 행위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뭘 만드는지는 매년 새로 정하고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도 이번에 그냥 만들어보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우리에게는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을 뿐 결과물이 목적이 되지 않아요. 같이 모여서 시간을 보내며 이번에는 이걸 해볼까, 다음에는 저게 어떨까 정해서 실행하는 자체가 즐거워서 계속하죠.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등장한 樂기차-Remaster. 올해 팀 반반은 암막존 대신 탁 트인 곳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에 등장한 樂기차-Remaster. 올해 팀 반반은 암막존 대신 탁 트인 곳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팀 반반이 처음 만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해요.

백승엽우리가 친해진 건 2013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무인항공기 대회 ‘IMAV2013’에 참가하면서였어요. 드론을 별도의 조작 없이 자율주행으로 움직이게 해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대회였죠. 그때 팀 반반을 꾸려 대회를 준비하면서 돈도 같이 모으고 만들다가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면서 친해졌어요.

이후로 계속 뭔가를 같이 만들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찾다 보니 메이커 페어 서울이 있어서 참가했고 그밖에 다른 전시회나 행사에도 여럿 나갔죠. 요즘은 각자 하는 일이 바쁘고 자주 만나기 힘들어지다 보니 근 3-4년간은 계속 메이커 페어 하나만 나가요.

서로 사는 곳도 다르고 공동 작업장도 없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서로 협업하는지요?

박원엽 : 작업을 같이하려면 장소가 필요하죠. 예전에는 제가 친구와 운영하던 사업장 내부에 공간이 넓어서 거기에 모여서 같이 했어요. 하지만 저도 따로 사업을 시작하고 승엽이도 다니던 회사를 나와 사업에 발을 디디면서 각자 흩어졌죠. 그 후로는 협업할 공간을 잡기가 어려워졌어요.

이제는 주제가 잡히면 셋 중 한 명이 주로 작업해요. (웃음)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서브로 붙어서 뭘 도와달라고 하면 해주는 식으로 하죠. 매년 한 해는 A네 집에서 다음 해에는 B네 집에서 하듯 돌아가면서 맡아요. 올해 페어를 앞두고는 유일한 직장인인 만규가 주로 맡아서 하는데 이 친구도 아이가 생겨서 바빠요. 다 같이 여유가 없으나 없는 시간을 만들어가며 하고 있죠.

7년 이상 지속되는 팀워크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박원엽 : 우리는 재미있는 작품 만들기를 취미 삼아 즐기는 일을 가치로 삼는 공통점이 있어요. 남들이 뭐라 하든 만드는 게 재미있으니까 하거든요. 전시하면 뿌듯하니까요. 초창기에는 팀원들이 더 있었어요. 그러나 시간이 흘러 취업도 하고 자기 업무에 집중하느라 바빠져서 참여하지 못하거든요. 그래도 결국 셋은 계속 남아서 하는 이유가 이거 같아요.

백승엽 : 그런 사상들이 잘 맞았어요. 보통 메이커 페어에 같이 나가자고 하면 장사하거나 스펙을 올리거나 어쨌든 뭘 자꾸 남기려고 하거든요. 우리는 만들기 자체로 즐거워요. 나만 그런 거 아니지? 형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박만규 : 우리는 지속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어요. 대단한 걸 만들어서 올해도 한 번 이슈를 끌지보다는 우리가 끊임없이 하는 모습만 보여주려 해요. 처음 1~2년간은 아무도 우리한테 관심이 없었어요. 지금까지 매년 나가니까 메이커 페어 서울 기획자님도 또 나왔냐며 관심을 주더라고요. 꾸준함이 우리 팀의 힘이에요. 그것밖에 설명할 게 없네요.

팀 반반이 인터뷰를 계기로 오래간만에 모였다. 모인 김에 아이디어 회의 역시 잊지 않았다.

| 팀 반반이 인터뷰를 계기로 오래간만에 모였다. 모인 김에 아이디어 회의 역시 잊지 않았다.

메이커 페어 서울에 빠짐없이 참여해 지켜봐 오면서 든 생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박만규 : 규모가 커졌어요. 그런데 작품들에 아쉬움이 남아요. 처음에는 신기하다 어떻게 했을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이제는 멀리서 봐도 어떤 작품인지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죠.

백승엽 : 우리는 ‘메이커 페어스럽다’는 표현도 써요. 그만큼 메이커 페어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죠. 나는 이것도 할 수 있다며 뽐내는 작품보다는 재미있게 만들어서 함께 즐기기는 ‘메이커 페어스러운’ 작품이 많아졌으면 해요.

박원엽 : 축제가 아니라 전시회 성격이 짙어지는 것 같아요. 평준화되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안 하는 뭔가를 하려고는 하거든요. 뻔하지는 않으니까 그게 우리 팀의 장점이 될 수는 있겠죠.

올해 메이커 페어를 앞두고 특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백승엽 : 메이커 페어 서울 행사가 매년 계속 커졌잖아요.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장소예요. 문화비축기지가 지난해 개최지보다 공간도 넓고 탁 트여 있으니까 어떻게 꾸며질지 기대돼요.

박만규 : 같이 참여하는 뭔가가 예전에는 없었는데 요새 점점 많아져서 보기가 좋아요. ‘드론 파이트 클럽’이나 ‘카트 어드벤처’ 등이요. 만든 걸 보여주는 데에만 그치는 대신 만들어서 같이 참여하는 게 메이커 페어의 취지와 맞다고 생각해요.

박원엽 : 딱히 뭘 기대하고 나가지는 않아요. 이번 메이커 페어를 밤도깨비 야시장이랑 같이 한다더라고요. 그러면 뭘 사 먹을 수 있잖아요. 고기도 있고 메뉴가 다양하겠죠. 그게 저는 기대돼요. (웃음)

끝으로 팀 반반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박만규 : 만들기를 좋아하는 우리 팀이 올해에도 정말 즐겁게 만든 작품이에요. 카메라를 만든 것은 우리지만 카메라를 통해 보는 건 여러분이거든요. 보고 싶은 걸 마음껏 보고 가면 좋겠어요.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 모자이크 핀홀 카메라 (사진제공: Team VANVAN)

글·사진 | 장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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