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PEOPLE] 좋은 게임 경험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실 김슬기 팀장(좌)과 한재석 실장(우)

UI/UX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매거진 <디지털 인사이트>. 게임 UX 쪽도 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의지만 있던 중, 넥슨코리아(이하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이하 인랩) UX실과 연락이 닿았다.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넥슨 게임의 UX는 무엇이 다를까? 게임 UX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글. 김수진 기자 soo@ditoday.com
사진. 유해인 포토그래퍼

  • 게임 분석부터 UX 선행 조직까지, 다양한 게임 UX 분야
  • 보편적인 경험이 아니라 유저에 따라 차별화된 경험 제공
  •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업무 만족도 높아

넥슨 인랩에는 여러 팀이 존재한다. 게임과 게임 유저를 분석하는 게임 UX 분석 조직, 넥슨 플랫폼 서비스를 경험하는 유저를 분석하는 서비스 UX 조직, 문제 발생 전 현상을 미리 탐색하고 보이지 않는 문제를 조사하는 UX 선행 조직. 마지막으로 기획 단계에서 진행한 것을 실제 비주얼로 구현하는 디자인 조직까지. 그중 한재석 실장과 게임 UX 분석팀 김슬기 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UX실

안녕하세요, 두 분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재석 안녕하세요,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실 한재석입니다. 저희는 넥슨 게임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분석하고 각 개발팀과 사업팀에 유용한 고객 중심의 인사이트를 전달합니다.

슬기 저는 UX실 게임UX분석팀 김슬기라고 합니다. 유저가 게임을 하는 동안 겪는 경험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을 바탕으로 게임 개발부터 현재 라이브 중인 게임까지 즐거운 플레이를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넥슨 인랩 UX실 노션페이지

업무 플로우를 듣고 싶습니다. 넥슨이 개발한 게임이 많잖아요.    

슬기 게임 개발과정 전반을 지원해드리는 프로젝트도 있지만, 보통은 개발팀, 사업팀의 요청에 의해 지원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규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 유저 동향을 파악하고 싶다’고 요청하면 바로 분석하죠. 개발 초기 이슈나 플레이 경험부터 출시까지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또, 라이브 중인 게임들은 라이브 초반대의 유저 동향이나 업데이트된 콘텐츠가 있다면 유저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도 판단합니다.

재석 하나의 게임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돼요. 그 긴 시간 동안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재미나 학습, 유저의 동선은 어떤지, 다양한 시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죠. 그 정보를 여러 개발 단계에 맞춰 특정 방법론과 목적을 갖고 다양한 인사이트로 진행하는 게 저희 업무에요.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유저 테스트

#게임 UX, 데이터의 중요성

긴 시간 동안 하나의 게임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계실 것 같은데, UX 과정 내 데이터도 중요하죠?

재석 네. 저희는 데이터 기반 조직이에요. 늘 방대한 양의 게임 데이터와 씨름하죠. 사업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이터를 쌓아놓고 그 데이터를 UX 리서치와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고요. 기존 UX리서처는 대부분 설문조사 후 유저와 인터뷰하며 의견을 듣잖아요. 당연한 과정인데, 저희는 더 큰 규모, 그리고 원하는 조건에 맞는 유저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에요. 유저 보이스가 실제 게임 데이터와 연결돼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나요?  

슬기 여러 방법이 있지만, 우선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유저에게 적재적소에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거죠. 예를 들어 넥슨 내부에 있는 설문 플랫폼으로 유저가 게임을 시작하거나 중단한 시점 등 타깃팅해 질문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유저를 직접 테스트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럴 때는 회사 내 공간이나 환경 구성이 잘 돼있어서 문제없죠. 100명 정도 대규모 테스트도 가능하고,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인터뷰할 수 있는 공간까지 잘 구축돼있어요. 사실 UX 리서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모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유저의 게임 이용 데이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에 더욱 정확한 대상을 선정해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어요. 그 모객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도 내부에 많이 축적돼있기도 하고요.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실 게임UX분석팀 김슬기 팀장

유저는 어떻게 타깃팅하나요?

슬기 보통 개발팀에서 게임을 개발할 때 타깃팅하는 유저군이 대부분 존재합니다. 연령대도 구체적이고요. 그래서 개발팀, 사업팀에서 원하는 나이대, 성별 혹은 게임 경험 그리고 게임뿐만 아니라 기존에 했던 게임 경험까지 검증하거든요. 가능한 모든 정보를 구체화해서 원하는 유저를 모으는 편이에요. 그러고 나서 한정된 시간 안에 인사이트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질문을 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설문을 설계할 때도 다각도로 고민하죠. 두 개로 구성된 질문을 하나로 물어볼 수는 없나, 혹은 여러 개로 나눠 물어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면서요.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슬기 수집된 데이터는 저희들이 분석가의 눈으로 한 번 더 검토하고 재가공합니다. 로우 데이터는 바로 드리기도 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쌓인 데이터가 실제로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분석해요. 그것을 인사이트로 만들어 사업팀이나 개발팀에 전달하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 저희는 실제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는 조직은 아니고, 인사이트를 발굴해서 개발팀이나 사업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즉, 구체적인 개선에 대한 안보다 현상의 이슈와 이유, 그리고 유저들이 어떤 니즈가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방향까지 제안하죠.

그 간극을 좁히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슬기 실제로 개발팀에서 특정 캐릭터의 선택률이 굉장히 높다는 데이터가 있었어요. 특이한 점은 그 캐릭터는 선택률과 이탈률이 동시에 높았던 거죠. 그래서 해당 캐릭터의 인기 요인에 대해 의문이 있던 상태였어요. 그러다 저희가 다른 목적의 테스트를 진행하다가 유저들이 캐릭터 선택하는 것을 관찰하게 됐죠. 그런데 그분들도 그 캐릭터를 선택하는 거예요. 이유를 살펴보니 캐릭터 일러스트에 있는 색깔이나 효과가 다른 캐릭터보다 상대적으로 화려하게 표현됐던 거였어요. 강해보여서 선택한 거죠. 이후 일러스트를 수정했고, 의도했던 정도의 선택률을 이뤄낸 사례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그런 이유가 많을 것 같아요. 예상보다 훨씬 단순한 이유일 것 같기도 하고요.

재석 맞아요. 이런 과정 자체가 많은 의미를 주는 것 같아요. 테스트 진행 중에 개발팀이나 사업팀이 유저를 관찰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이유를 알게 되니까요. 게임 분야에서는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저희가 짚어드린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타 산업의 UX와의 차이

다른 산업의 UX와 게임 UX의 차이가 궁금한데, 한재석 실장님은 과거 일반 UX 쪽에 계시다가 게임 UX로 넘어온 건가요?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실 한재석 실장

재석 네. 예전 경험을 떠올려보면, UX디자이너로서의 한계를 종종 느꼈던 것 같아요. 뻔한 디자인 방법론을 거쳐 수집하는 인터뷰, 설문 데이터만으로는 우리가 제시하는 ‘UX적 판단’의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걸 깨닫기도 했고요. 또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에 기반한 제안 역시 현실 서비스와 산업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느꼈고요.

그런데 넥슨에서는 테스트 과정에서 얻은 행동 데이터과 실제 게임 데이터를 번갈아 분석할 수 있으니 UX 분석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설문에서 A라고 응답한 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게임 내 행동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 거죠. 즉, 사용자 경험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채용 공고에 ‘UX 디자이너’가 아닌 ‘UX 분석가(UX Analyst)’를 뽑는다고 기재해요. 실제 내부 구성원을 보면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심리, 통계, 게임개발, 인문학 전공자들이 다수 포진돼 있기도 하고요. 사용자 경험 분석이라는 타이틀 안에서 각자 다르게 일하는 거죠. 즉, 다른 산업의 UX와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가는 길에서 저희는 ‘분석’에 초점을 둬요.

게임 UX는 고려해야 할 경험요소가 많은 편이네요?  

슬기 네, 맞습니다. 다른 산업의 UX와 게임 UX의 차이에 대해 부연 설명을 드리고 싶어요. 결국 이것이 저희가 초점 맞추는 데이터에 대한 답변이 되거든요. 전자의 경우 목적이 분명한 편이에요. 채팅 앱의 경우 메시지를 잘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고, 금융 관리 앱의 경우 돈을 잘 전달하거나 자산을 잘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그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과정이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인지, 이런 부분을 검증하는 데 더욱 집중해요.

반면, 게임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경험 요소가 들어 있어요. 퀘스트를 받아서 맵을 열고, 전투를 해서 재화를 얻고, 그 재화로 유저끼리 판매하는 등… 그러다 보니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유저가 재미를 느끼는 거죠. 예를 들어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전투를 어려워하는 것을 ‘문제’로 볼 수 있지만, 게임에서는 그 부분이 의도됐을 수 있어요. 난이도를 통해 유저가 학습하고 레벨업하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설계됐을 수 있다는 거죠. 그 부분이 일반적인 UX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게임 UX에서는 무엇보다 게임성이 중요하고, 게임성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경험을 관찰하는 게 목적인 거죠.  

유저에 따라 게임 학습의 필요성이 달라질 수 있군요.

슬기 맞아요.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처럼 처음 하는 분들한테는 학습이 중요할 수 있어요. 최대한 게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학습에 대한 부분을 파악하는 거죠. 그런데 10년 정도 꾸준히 게임을 해온 유저는 같은 양의 학습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죠. 그러니까 그분의 니즈는 아예 다른 거예요. 같은 빌드와 콘텐츠를 갖고 유저에 따라 다르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요.

#게임 출시 전후의 과정

게임 출시 전, 베타 테스트를 하는 시점부터 사용자 경험을 다룬다고 하셨는데 출시 전과 후를 비교해 분석 방법이나 과정이 어느 정도로 달라지나요?

슬기 간단히 말씀드리면 게임 개발 초기, 그리고 출시할 때까지 살펴야 할 항목이 늘어난다고 보면 돼요. 초반에는 ‘이 게임 방식이 재미있나?’ ‘어떤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지?’ 같이 게임개발 단계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질문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 질문의 답이 어느 정도 나왔다면, 이후 조사는 그 핵심적인 재미를 뒷받침하기 위해 다른 요소를 검증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돼요. 원래 5명이 하는 게임이었는데 100명이 함께 하는 플레이로 개발되면 봐야 할 항목이 또 추가되는 거죠. 5명이 했을 때 검증된 즐거움이 100명이 됐을 때도 유지되는가에 대한 단계별 확대인 셈이에요.

개발을 마치고, 실제 출시된 후에는 처음 기획한 재미나 의도를 잘 느끼고 있는지 유저 동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여러 가지를 검토했지만 생각지 못한 이슈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그것을 면밀히 보는 것도 중요하고요. 출시뿐 아니라 오랜 기간 운영을 해온 게임의 경우 기존 콘텐츠를 개선하려는 니즈도 있어요. 그 경우 기존 유저가 신규 콘텐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규 유저들이 콘텐츠를 학습할 수 있을지를 보기도 하고요. 그래서 단계별로 제안하고 개발팀, 사업팀에서 ‘이런 데이터를 보고 싶다’고 요청하면 분석도 하고요.

유저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보통 기획 단계와 출시 후 반응이 많이 다른가요?

슬기 대부분 우려했던 부분이 수정돼 출시되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느낍니다만, 아쉽게도 반영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개발 기간이 짧을 경우 저희가 공유한 10가지 방향 중 몇 개만 추가하실 때가 있거든요. 그때는 예상한 대로 아쉬운 반응이 있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조사 시기를 앞당겨 가능한 일찍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게임 UX 방법론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합니다.

슬기 잘 알려진 UX 방법론을 게임이라는 특성에 맞춰 재설계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UT(Usability Test)를 하면 유저와 소통하면서 직접 느끼는 점을 많이 말할 수 있도록 진행하잖아요. 게임 UT를 할 땐 그 방법을 사용하기 어려워요. 몰입해서 게임하기 때문에 저희가 그 집중력을 깨고 “어때요?”라고 질문할 수가 없는 거죠. 최대한 몰입을 유지하는 선에서 관찰과 개입을 적절히 배치해 원하는 것을 얻도록 설계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설문을 구성할 때 지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부에서 연구한 재미나 동기 부여에 대한 측정지표를 세분화해 적용하고 있어요.

재석 그래서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중요해요. 마지막에 넣는 공통 질문 ‘그래서 만족도는 몇 점입니까?’라는 질문이 전체를 평가하지는 못한다고 보거든요. 유저가 어떤 시점, 항목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을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에 대한 인사이트가 많이 축적됐어요. 저희는 2015년부터 수만 명의 테스터들에게 200건 이상의 게임 테스트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관리하고 있는 거죠.

▲게임의 재미를 세분화해 분석하는 과정

그렇다면 실제 도출한 인사이트나 적용 사례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요.

슬기 바람의 나라 신규 콘텐츠 중에 초반 성장 동선에 관한 콘텐츠가 있었어요. 기획 의도는 복귀 유저나 신규 유저가 게임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게 만든 콘텐츠였는데 론칭 후 지표를 보니 생각보다 유저들이 적응하지 못한 거죠. 그래서 원격 UT 형태로 유저의 플레이를 면밀히 관찰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하나 말씀드리면 유저가 사냥하는데 몹들이 안 죽는 거예요. 유저가 강해지지 못하는 거죠. 예상보다 공격도 못하고 몹도 안 죽어서 살펴봤더니 개편과 동시에 스킬 시스템이 변경됐던 거예요. 이전에는 유저들이 직접 스킬을 올리고 학습했는데, 편의를 위해 넣어둔 자동 스킬 시스템이 의도치 않게 학습 기회를 뺏어간 거였죠. 그래서 개발팀에서 해당 이슈에 대한 가이드를 강화했던 경험이 있어요.

슬기 또 다른 사례로 연령대별 게임 이용 경험을 조사한 적이 있었어요. 개발팀에서 궁금했던 것은 연령대별로 게임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또 플레이 과정의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었죠. 저희는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는 연령대별 게임 이용 패턴을 분석하고 해당 유저 대상으로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분석 결과, 게임 이용의 불편함이 결혼이나 육아 등 게임 외부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찾아낼 수 있었죠.   

재석 해당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케팅 팀에서 마케팅 사례로 활용했어요. 서머 페스티벌이라는 광고인데요. 그때 당시 복귀 유저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진행해 부서에 좋은 참고가 됐던 캠페인입니다.   

#넥슨 게임 문화

그렇다면 넥슨 게임회사의 문화는 어떻게 되나요?

재석 수평적 문화, 자유로운 복장, 멋진 사옥 등 이미 알려진 것들이 많지만 그것보단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뽑고 싶어요. 밤새도록 게임 얘기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이요. 밥 먹을 때도 게임을 켜놓고 대화하는 게 일반 회사에선 어렵잖아요. 여기는 자연스러운 거죠. 피곤해 보여서 무슨 일 있었냐고 물으면 “밤에 레벨 업 좀 하느라 늦게 잤다”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고요. 그게 즐거운 것 같아요.

슬기 저희 팀은 ‘게임 데이(Game Day)’를 해요. 한 달에 한 번씩 게임을 하는 거죠. 사실 저희는 게임 도메인에 대한 지식이 많아야 하고 최대한 많은 게임을 경험해야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필수로 참여하도록 하는데요, 많은 팀원이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요. 본인이 원하는 게임이나 경험해야 하는 게임을 자유롭게 플레이하고 다 같이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거예요. 저는 이게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항상 하거든요.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런 문화가 너무 좋아요.

재석 또, 넥슨은 큰 조직이에요. 임직원 수도 많고, 규모도 굉장히 크죠. 그런데 빠르게 움직이고 판단한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UX실도 처음에 5명으로 시작해서 지금 4~50명 되는 규모로 성장한 것에는 회사에서 빠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아낌없이 지원과 투자를 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조직에 대한 신뢰나 개인에게 책임과 권한을 준다는 것이 직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나 장점이 많은 회사가 또 있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게임 UX 분야에서 두 분의 목표가 궁금한데요?

재석 개인의 목표보단 조직의 목표가 커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게임 UX는 타 산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반대로 간다는 건 아니고, 저희는 분석적인 부분에 초점 맞춘다는 거죠. 실제 경험을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충실하려는 방향성을 잡다 보니 저희만의 게임 UX 틀을 만들고 싶어요. 최종적으로는 게임 산업에서 앞장서고 싶습니다.

슬기 저도 마찬가지로 저희가 연구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으로 넥슨만의 UX 분석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싶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게임 디자인은 많이 알려졌지만 UX 분석은 상대적으로 아직 조명을 덜 받은 것 같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게임 UX는 게임 개발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고 효과적으로 작동해요. 저희만의 UX 분석 프레임워크가 어느 정도 구조화됐을 때 이것을 업계 표준처럼 활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될 수 있게 연구하고 싶어요.

재석 지금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개발자가 시간을 쏟고 있잖아요. 사실 게임 개발 과정에 있어 UX도 굉장히 중요한데, 다른 부분에 밀려 미처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게임 UX 프레임워크 형태로 구축해서 널리 알릴 수 있는 틀의 중심에 넥슨이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현재 채용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나요?

재석 저희가 생각하는 비전, 앞으로의 게임 UX에 대해 공감을 많이 하는 분이라면 뭐든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UX 전공자’라는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아요. 예전에 UX를 공부할 때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이 생각나요. ‘UX라는 신대륙에 깃발을 꼽고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 현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UX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으로 깃발을 꼽고 그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는 말이었죠. 처음에는 디자이너로서 UI/UX 영역을 많이 넓혔다면, 지금은 심리학이 될 수도 있고 통계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런 것처럼 게임이라는 영역에서 본인이 가진 도메인을 잘 활용하고, 저희와 비슷한 비전을 꿈꾸신다면 언제든지 모시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석 개인적으로 넥슨 UX를 알릴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UX 산업이나 게임 UX의 목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데, 오늘 인터뷰를 통해 제 바람이 잘 전달됐으면 합니다. 또, 실제 유저들이 게임 경험을 위해 저희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저희뿐만 아니라 게임을 위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게임에 담긴다는 것을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슬기 UX 쪽이나 디자인 업계 종사자들이 <디지털 인사이트>를 많이 보잖아요. 아마 게임 UX 쪽은 보지 못했을 것 같아서, 넥슨이라는 조직이 오랫동안 UX 분석을 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사실 어떤 도메인에서도 저희만큼 유저 리서치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을 본 적이 없거든요. 그만큼 굉장히 전문적이기 때문에 유저 리서치에 목마른 분들이라면 너무 만족하실 것 같아요. 좋은 동료로 만나 뵈면 좋겠습니다.

몸담고 있는 회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애사심’. 바쁜 하루를 살아가며 자기 삶 하나 챙기기 힘든 요즘, 쉽게 갖기 힘든 마음이다. 여러 조건과 환경이 맞아떨어졌을 때 비로소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니까. 이날 만난 한재석 실장과 김슬기 팀장은 단순히 국내 유명 게임 회사에 다니는 것만으로 애사심이 생긴 게 아니다. 그것은 부가적인 요소일 뿐, 직무에 대한 애정과 스스로 발전하려는 의지가 크게 작용한 셈이다.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이쪽 업계가 좀 더 각광받길 바라는 마음이 온전히 와닿은 시간이었다. 겉만 봐서는 진면목을 파악하기 어렵듯, ‘PEOPLE’ 꼭지를 핑계로 업계의 많은 사람을 만나보니 그들의 진면목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만나봐야 안다. 게임 UX의 프레임워크를 제작할 그들의 내일이 자연스레 기대된 순간이었다. 면밀하고 정확한 분석과 인사이트만 있다면 유저의 마음을 얻는 것은 두렵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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