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 너그럽게 봐달라” 배민 김봉진, 외식업주 생계비·자녀학자금에 200억 쓴다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부부(김봉진·설보미)가 약 400억원 규모의 첫 기부 계획을 밝혔다. 외식업 종사자들의 의료비·생계비, 자녀들의 국내외 대학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편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고사양 노트북을 지급한다.

12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환원 첫 시작으로는 교육불평등 문제와 외식업사장님들의 지원으로 준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학창시절 식당을 하시던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목욕탕에서 쓰러져 어머니 혼자 고생하셨던 기억이 있다”며 “월급이 아닌 하루 매출이 중요한 외식업 사장님들께 이런 일은 참으로 힘들다”고 이번 기부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급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치료시 지원할 수 있는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대학 장학금 지원이 많아졌지만 본인이 원하는 국내대학이나 해외 명문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은 일부 형편이 좋지 않은 외식업 사장님들의 자녀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멀기만 한 꿈이다. 이런 학생들의 꿈을 돕고 싶다”고 했다.

사진=설보미 씨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외식업주 의료·생계비·장학금 200억…저소득층 학생에겐 노트북을

우선 외식업 종사자의 의료비·생계비 지원을 위해 1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녀들의 국내·외 대학 장학금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광고주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외식업 종사자가 대상이며, 5년에 걸쳐 사재를 출연해 1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고 원금 소진형 기금 운영 방식을 채택한다.

또, 디지털 시대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고사양 노트북 1만대를 지원한다. 김 의장은 “노트북은 옛날의 참고서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라면서, “저소득층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위해 지원받은 일부 노트북은 아쉽게도 사양이 낮거나 배터리 수명이 낮아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배터리 눈치’ 보는 일 없이 공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김봉진 의장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적 기부클럽 ‘더 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서약하고, 재산 절반인 약 5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발표는 더 기빙플레지 기부선언 실천을 위한 세부 이행안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그는 “첫 시작이 최선일지 잘 모르겠지만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니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 진행 상황과 또 다른 계획들도 기회 닿는 대로 여러 채널로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잦은 발표로 자주 노출되어 송구스럽다. 이제 사업에 집중해 재산 절반 사회환원이 5000억이 아닌 더 큰 가치로 사회에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기존 진행하던 △우아한영향력선순환기금(교육불평등문제)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고독사문제) △라이더 의료비 지원 기금 등도 이어 나갈 예정이다.

한편 김봉진 의장은 전날인 11일에는 전 직원에게 1000억원대 사재를 출연해 정직원을 비롯한 배달 라이더, B마트 비정규직 직원등에게 주식 증여 및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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