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기자수첩] 국내 드론 시장 성장 위한 전제조건

[미디어잇 차주경] 드론에 쏟아지는 관심이 뜨겁다. 국토부는 시범사업을 진행해 드론의 활용성 파악에 나섰고, 드론 관련 기업들은 시장 터를 닦기 위해 활발한 모습이다. 항공 촬영, 레이싱 등 드론 응용 분야에 적극 참여하는 일반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드론이 잠시 주목받다 곧 사라지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외 기업과의 시장 격차, 각종 규제와 더딘 기술 발전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이제 형성되고 있는 국내 드론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드론 관련 기술개발을 장려하고 확보해야 한다. 드론은 무엇보다 안정성과 정밀성을 갖춰야 한다. 사고는 막고 효용은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저전력 운용, 공중 자세 제어, 각종 감지 센서와 전파 운용 등 드론 관련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은 다른 산업 부문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또 규제와 안전장치를 마련해 드론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드론의 가능성 이면에는 추락 및 피해 유발, 사생활 침해 등 유해 속성도 있다. 그렇다고 드론의 장점과 잠재력 개발을 막아서는 안 된다. 적절한 규제로 드론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단점은 줄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드론을 활용할 ‘콘텐츠’를 발굴, 육성하는 일이다. 드론은 단순히 하늘을 나는 기기가 아니라, 인간의 시야와 산업 응용 범위를 확장시키는 도구다. 기준을 땅이 아닌 공중에 두면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해진다. 해외 드론 업계는 이미 다양한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 아마존의 물품 배송 드론, 구글의 인터넷 커버리지 확장 드론, 토지 측량 및 건물의 비파괴검사 드론 등이 그 예다. 

지식경쟁사회에서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이가 승리한다.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우리만의 드론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드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드론을 위해 개발된 각종 기술이 다른 분야로 전파돼 시너지를 낸다. 드론이 기존 산업계의 발전을 이끌고, 새로운 산업 유형을 만들어낸다. 인프라가 구축되고 업계 종사자가 늘면서 이들이 또 다른 기술과 응용 분야를 만들 원동력이 된다. 이상적인 드론의 순환 생태계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기관은 기술과 목표를 가진 기업을 적극 돕고,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고 홍보해 드론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도 임무다. 해외 선진 사례를 벤치마크하면서도 드론 콘텐츠를 국내 상황에 맞게 변화, 표준화하고 수요도 이끌어야 한다.

시작이 반이다. 여기에 방향성과 전략이 더해지면 더욱 빠르고 수월하게 길을 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IT 강국으로 충분한 실력과 기술을 보유했다. 전 세계 IT 시장을 달구고 있는 드론 열풍을 우리나라가 주도하기를 기대한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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