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고객데이터플랫폼, 마케팅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디넷코리아]

“마케팅 도구로 여겨지는 고객 데이터 플랫폼(CDP)은 이제 모든 조직에서 쓰일 수 있다. 마케팅은 회사 조직 중 하나고, 그밖에 기획, 개발, 인사, 재무, 영업, 서비스 등도 쓸 수 있다. 작년 출시한 고객서비스 CDP 는 매출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컨택센터를 통해 구매를 마무리하는 업계를 겨냥한 것이다. 데이터 활용은 마케팅에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 어떤 기업은 HR 부서에서 조직 구성원을 고객으로 보고 CDP를 활용하기도 한다. CDP는 이제 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트레저데이터코리아의 고영혁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근래 CDP 시장 흐름 변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고영혁 대표는 “회사가 마케팅을 잘해서 매출을 올릴 수도 있지만, 매출까지 여러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보험처럼 상담사의 전화를 통해 구매가 마무리되는 업계가 있는데, 상담 과정에서 수화기 너머 고객을 더 잘 이해할수록 더 많은 매출 전환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트레저데이터코리아 고영혁 지사장.

고 대표는 “기업 전체를 볼 때 각 주요 영역에 특화된 CDP를 내놓을 것”이라며 “그를 위한 주요파트너 생태계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DP 시장은 지난 2년 사이 급성장했다. 디지털 전환 유행과 함게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 의사결정이 많아졌고, 고객 경험(CX) 강화와 개인화 서비스의 필요도 커졌다. 여기에 유럽 GDPR을 비롯한 전세계적 개인정보보호규제 강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 등을 기폭제 삼아 빠르게 성장했다.

고 대표는 “GDPR 후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힘들어져 CDP가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고객 데이터를 잘 통합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CDP의 효용성이 부각됐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황에서서 고객을 이해하기 더 어려워진 가운데 디지털 채널의 고객 데이터 관리란 명분을 얻어 CDP 도입이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고객을 잘 이해해야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관점에서 CDP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CD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치열하게 고민해 어떻게든 온오프라인 빈틈없이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확보하려 노력한다.

고 대표는 인상깊은 고객사례를 묻는 질문에 일본 자동차 제조회사 스바루를 들었다. 그는 ‘데이터로 별걸 다 실험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도가 튼 조직’이라고 표현했다.

그에 따르면, 스바루는 일본에서 남성층에서 선호하는 차로 여겨진다. 여성 사이에서 스바루 브랜드 인지도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스바루는 부부의 경우 차량을 살 때 배우자의 동의가 결정적 고려사항이라고 보고 구매자의 반려자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을 방법을 고민했다.

고 대표는 “남편에게 스바루를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 정보를 주면서, 아내가 남편의 구매 의사에 반대하지 않고 그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반응하는 상황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며 “일단 한 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 중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게 데이터로 가능한지 테스트해보고,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스바루는 디지털 채널로 특정인에게 스바루의 매력을 담은 광고를 던져 반응을 살폈다. 인지도가남성층에 몰려있으니 광고에 반응을 보이면 남성으로 일단 분류 가능하다. 그를 가망고객으로 보고 데이터 상으로 같은 집에 거주하는 부부인지를 파악했다. 그리고 여성을 겨냥한 별도 광고를 배우자에게 노출하도록 했다.

그는 “스바루는 항상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광고로 던져서 스쳐지나가더라도 남편이 차를 사려고 할 때 스바루 얘기를 꺼내면 긍정적인 인상으로 동감하게 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스바루는 딜러사에 의존해 판매하는 자동차 산업계의 유통구조 속에서 가망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려 했다. 가망고객 DB가 제조사에 없고, 딜러사에 있는 와중에 결정적인 고객 행동정보가 확보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고 대표는 “제조사가 마케팅을 해서 가망고객 리드를 딜러에게 주면, 결국 딜러사 현장 영업맨의 대응이 고객 구매 여정의 결과를 판가름 내는데, 제조사가 가망고객을 전반적으로 다 꿰뚫어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전시장에서 신차를 볼 때 QR 체크인하게 하고, 경품 이벤트도 하고, 웹진과 제휴 맺어서 어느 광고에 반응하는지 보기도 하는 등 데이터를 끌어모아도 견적 요청과 시승 신청 이후 단계에서 딜러사의 활동을 전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망고객이 지금 어느 딜러와 상담받고 시승하면서 갸우뚱하고 있는지, 덥석 무는지 알고 싶은 것”이라며 “스바루는 딜러사에게 영업맨이 고객을 속속들이 이해해야 제대로 응대하고 영업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득해 상담 내용을 전산화해 본사의 CDP로 모으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의 CDP로 도출한 데이터를 보면서 딜러 영업맨이 상담하고, 어느 리드로 어느 고객과 상담했다는 걸 입력해 자동으로 CDP로 넘어가게 했고 훨씬 더 많은 매출을 끌어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는 유통 파트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맥주 소비 구조 속에서 특정 브랜드의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 또 다른 브랜드의 맥주도 마시게 할까란 부분을 고민했다.

고 대표는 “구매 데이터는 없으나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고 시도하게 할까는 CDP로 가능하다”며 ”몇몇 마트와 제휴하고, 캠페인을 통해 마트에서 QR을 찍어 연계할 수도 있고, 더 정교하게 프로파일링해서 진정한 알짜 데이터로 제대로 얘측하는 걸 만들어 브랜드와 크로스 경험치 높이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촘촘하게 지역별 날씨 데이터도 결합하고, 이용자의 접속 지역도 웹으로 알아내고, 예측하는 머신러닝을 더 고도화도 하고, 디지털 광고를 동일인에게 중복노출하지 않도록 하는 등 비용을 줄이거나 극단적으로 개인화해 매출을 노린 사례”라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아이디어를 실행하면서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일하는 방식을 바꿔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CDP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액션을 가능하게 하는 인사이트를 뽑아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며 “CDP 시장에서 트레저데이터는 1위를 고수하면서 의미있는 사례를 국내에서 만들어 역으로 글로벌로 어필하도록 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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