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5G 속도’ 신경전…“실제론 누가 가장 빠를까?”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통신3사의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 지원금 경쟁에 이어 5G 속도를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시작은 LG유플러스였다. LGU+는 지난 5월 서울 주요 지역 50곳 중 40곳에서 자사의 5G 속도가 가장 빨랐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대리점에 배포하고 대대적인 광고에 나섰다.

이에 발끈한 SK텔레콤과 KT는 지난 6월26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LGU+의 주장을 반박했다. 양사의 의견을 종합하면, 사실과 다른 5G 속도 측정 결과를 내놓았으며,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SKT와 KT는 LGU+의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저마다 자사의 5G 속도가 빠르다고 주장했다. 속도 경쟁에서 앞서야 5G 가입자 유치에 유리해서다.

| 사진은 기사의 속도 측정과 무관합니다.

5G는 스마트폰 네트워크 속도를 기가비트로 업그레이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앱과 게임의 속도를 빠르게 하며,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빠르게 느끼게 한다. 그러나 5G가 막 시작된 기술이고, 커버리지도 극히 제한된 현재로선 속도 논란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신이 불안정하거나 LTE급으로 접속되는 현상 등의 불만이 있다.

| 5G를 지원하는 LG V50 씽큐와 삼성 갤럭시S10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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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는 통신3사의 5G 속도 공방이 가열됨에 따라 그에 따른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5G 속도 측정을 해봤다. 두 종류의 5G 스마트폰과 통신3사 유심을 준비하고 강남, 광화문, 을지로 등 서울 주요 도심과 분당선을 이동하며 5G 속도 품질을 비교했다. 측정 환경이나 시간대에 따라 결괏값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전지역에서 3회 측정 후 가장 높은 값을 적용했다. 측정 결과에 대한 객관성은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2호선 5G 속도…V50 씽큐+LGU+ 조합 가장 빨라

우선 강남역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2호선 합정, 시청, 을지로입구, 잠실 5개 지하철역 주변에서 측정된 통신사별 5G 속도 품질을 보자. ‘LG V50 씽큐’(이하, V50 씽큐)에서 측정된 5G 속도는 잠실역을 제외하고 사실상 LGU+의 완승이다.

| V50 씽큐에서 측정한 통신3사의 5G 속도(단위 Mbps)

통신속도 측정 앱 ‘벤치비’ 측정값을 토대로 작성된 차트에서 LGU+와 V50 씽큐 조합은 가장 인상적인 5G 속도를 보인다. 특히, 합정과 을지로입구에서 590Mbps, 546Mbps(초당 메가비트)의 속도를 기록했는데 대중들이 5G에 기대하는 20Gbps 전송 속도에 그나마 가장 근접했다. 통신사들은 “최적의 환경에서 5G는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라고 홍보해왔다. 20배까지는 아니었지만 빠르긴 빨랐다.

대기시간을 가늠하는 PING 수치(ms)는 합정역 주변 기준 19.6ms를 기록한 LGU+가 SKT(134ms), KT(22.6ms)를 앞선다. PING은 수치가 낮을수록 지연 또는 끊김 현상이 적다. 고립된 섬에 떨어진 100명의 게이머가 각종 무기와 차량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 최후의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생존 싸움을 벌이는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은 PING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서버와 통신을 하는데 지연 또는 끊김 현상 없이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아서다. 다만, 5G 속도가 가장 높게 측정됐다고 해서 PING 수치 또한 가장 짧게 측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5G 속도와 마찬가지로 기지국과 거리 등의 영향을 받아 시시때때로 변화한다.

| 갤S10 5G에서 측정한 통신3사의 5G 속도(단위 Mbps)

기기를 ‘삼성 갤럭시S10 5G’(이하, 갤S10 5G)로 교체하고 측정한 5G 속도는 엎치락뒤치락 혼전 양상이다. KT는 522Mbps를 기록한 강남에서 가장 빨랐고, 을지로입구에선 LGU+가 520Mbps로 앞섰는데 잠실에서 다시 KT가 1위에 올랐다. SKT는 시청에서 351Mbps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유일하게 500Mbps 벽을 한 번도 넘지 못했고, 을지로입구에선 201Mbps에 그쳤다. 을지로입구는 SKT 본사와 멀지 않다.

이번 결과로만 보면 LGU+와 V50 씽큐의 ‘궁합’이 좋다는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다. KT는 지난 6월26일 진행된 기자 대상의 브리핑에서 갤S10 5G를 쓰면 KT가 더 빠르다고 주장한 바 있다. 스마트폰 종류에 따른 5G 속도 차이는 5G 장비와 단말 간의 상호운용성 우선 작업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 5G 장비를 사용하는 KT와 SKT는 갤S10 5G와 장비 간 상호운용성 작업을 서둘렀고, LGU+는 화웨이 장비와 V50 씽큐의 상호운용성에 우선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LGU+, 광화문에서 KT에 앞서

광화문 광장은 정부청사와 사무실, 상업시설이 밀집한 서울의 중심지로 5G 기지국이 집중 설치된 곳이다. 통신3사의 5G 통신망 모두 잘 잡혔다.

| V50 씽큐에서 측정한 통신3사의 5G 속도(단위 Mbps)

교보문고 지하1층으로 내려가는 난간에서 V50 씽큐로 측정한 통신3사 5G 속도는 2호선 지하철역 주변 결과와 다르지 않았다. 벤치비를 이용해 측정한 내려받기 속도에서 LGU+는 광화문을 포함한 5곳 모두에서 가장 빨랐다. 종각역과 광화문, 양재역에서 700Mbps를 넘어선 인상적인 결과다.

| 갤S10 5G에서 측정한 통신3사의 5G 속도(단위 Mbps)

갤S10 5G로 기기를 교체한 실험의 결과 역시 2호선의 복사판이다. 말 그대로 배틀로얄(대혼전) 양상이다. KT는 양재역에서 가장 빨랐고, SKT의 경우 동대입구, 압구정로데오에서 1위에 올랐다. LGU+는 V50 씽큐 조합일 때보다 확실히 못했는데 KT 서울 본사가 있는 광화문에서 가장 빨라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 LGU+는 508Mbps, KT는 408Mbps를 기록했다. SKT는 광화문에서 내려받기 속도가 126MBps로 가장 느렸고 이 수치는 실험 장소 전체에서 최하위다.

분당선, SKT 가장 인상적…LGU+ 판교에서 ‘불통’

지하철을 타고 양재역에서 정자역으로 향했다. 서울 도심과 다르게 5G 기지국이 적어서인지 커버 범위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역쪽에 가까워지면서 5G 통신망이 잡혔고 속도는 빠른 편이었다.

| V50 씽큐에서 측정한 분당선 5G 속도(단위 Mbps), LGU+는 LTE 속도

| 갤S10 5G에서 측정한 분당선 5G 속도(단위 Mbps), LGU+는 LTE 속도

분당선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V50 씽큐+LGU+’ 조합이 더는 실력 발휘를 못한다는 거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며 나타난 패턴인데 LGU+는 복정역을 제외한 정자역, 판교에서 다른 두 통산사에 밀렸다. 두 종류의 5G 스마트폰에서도 동일했다. KT는 정자역에서 SKT는 판교에서 스마트폰 종류와 무관하게 가장 빨랐다.

사실 판교역 주변에서 LGU+는 5G 통신망 자체가 ‘불통’이었다. 지난 7월4일과 7일 양일간 판교역 1번, 4번 출구와 일렉트로마트 판교점 근처에서 속도 측정을 진행했는데 유일하게 LGU+는 LTE로 연결됐다. 4일 LGU+ 측은 “기지국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 불량으로 일시 연결이 안 되고 있다”라며 “빠른 시간 내에 복구될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흘 후인 7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5G 통신망은 여전히 작동되지 않았다.

| V50 씽큐에서 측정한 도심 실내의 5G 속도(단위 Mbps)

| 갤S10 5G에서 측정한 도심 실내의 5G 속도(단위 Mbps)

5G에는 고주파 전파를 사용하는 밀리미터파 기술이 사용된다. 주파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더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동시에 안테나와 사용자 간의 거리를 훨씬 더 짧게(약 300m 이내)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5G는 LTE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기지국을 사람들이 생활하고 일하는 곳과 훨씬 더 가까운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사당역 인근 카페와 스타벅스 무교동 지점 실내에서 5G 속도를 측정했는데 도심이라 그런지 생각 이상의 5G 신호가 잘 잡혔고 속도도 괜찮았다. 갤S10 5G에선 KT가 빨랐고, V50 씽큐 환경에선 역시나 LGU+가 가장 성적이 좋았다. 단, 건물 내부로 더 들어가면 LTE로 곧바로 전환됐다. 지하철과 건물 내 등 어디서나 원활하게 5G 통신망을 이용하려면 LTE와 마찬가지로 2년 후인 2021년은 돼야 할 것이다.

통신3사, 커버리지 확대에 힘써야

서울 도심과 분당선을 오가며 5G 속도를 측정해보니 불과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5G 통신망 접속 상황이 달라지곤 했다. 5G 통신망과 연결돼 처음 속도 측정을 마치고 두 번째 실험에선 LTE로 전환되기를 반복했다. 위치를 몇 미터 옮기면 접속 상태를 유지했다. ‘초고속’, ‘초저지연성’, ‘초연결성’이라는 5G의 3대 특성을 앞세운 통신3사의 5G 홍보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썩 와닿지는 않는다.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더 투자하고 전체 품질을 높이는 경쟁을 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옳은 장면이 적지 않았다.

통신3사는 5G 전국 커버리지 완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현재 진행 중인 5G 속도 측정 방법론 논란은 소비자에겐 중요하지 않다. 정부의 준공검사가 끝나 실제 작동되고 있는 기지국의 수와 이를 기준한 커버리지맵을 공개해야 소비자는 현실적으로 명확한 5G 커버리지와 속도를 비교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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