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덕후의 성지순례 ③'애니메이션 聖地' 일본편

영화・만화・애니메이션・게임 등 서브컬처 마니아들은 누구나 한번 쯤 가보고 싶었던 자신만의 성지(聖地)란 것이 존재한다.

마니아들의 성지는 종교에서 말하는 성지와 달리, 영화 촬영 장소 같은 특정 지역이 될 수도 있고, 코믹콘, E3게임쇼 같은 대형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 즉, 어떤 특정 작품이나 문화에 대한 사랑이 없는 사람에겐 단순한 하나의 장소에 불과하지만, 그 작품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곳이 성지요, 볼거리요, 즐길거리인 셈이다.

각종 영상 콘텐츠와 팝/서브컬처가 발전과 확산을 거듭하면서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통하던 '성지순례(聖地巡礼)'가 일반 여행상품으로 팔리는 시대다. 영화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를 촬영했던 뉴질랜드에서는 정부(관광청)가 나서서 반지의 제왕의 무대가 된 '미들어스' 성지순례 여행을 기획해 전세계 영화・소설팬들을 뉴질랜드로 끌어모으고 있다.

'북미', '유럽-아시아', '일본' 3개의 지역으로 나눠 각 지역의 마니아들이 찾는 대표적인 성지(聖地)를 기획시리즈로 정리해봤다.

③ 애니메이션 성지(聖地)가 곳곳에 있는 '일본'

일본은 년간 TV애니메이션이 300개 이상, 극장 애니메이션은 2014년 기준으로 74개를 만들어내는 주요 애니메이션 생산국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매출은 1847억엔(2014년, 일본동화협회 자료)으로 그리 높지 않지만, 피규어 등 애니메이션 상품과 관련한 산업 전반으로 볼 때 1조6296억엔(2014년 일본동화협회)으로 규모가 꽤 큰 편이다.

'만화 강국'으로도 불리는 일본은 1980년대 만화 창작 빅뱅을 통해 '드래곤볼', '아톰' 등 누구나 이름 만 들어도 알 만큼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만화 작품이 많고, 매년 작품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만화 콘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넘쳐 흐르는 일본은 최근 서브컬처 마니아들의 '성지순례'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되는 효과가 목격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의 무대가 된 이바라기현의 작은 마을 '오오아라이(大洗)'는 걸즈 앤 판처 애니메이션 팬들이 이곳을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2015년대비 '26배' 증가한 2억64만6000엔의 지방세 수익을 올렸다.

애니메이션 성지화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일본의 전략은 이미 오래 전 부터 시작됐다. 나고야에서 가까운 기후현의 '미노카모시(美濃加茂市)'의 경우 농업 배우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농림(のうりん)' 제작에 투자했을 정도다.

일본은 애니메이션・만화 성지가 너무 나도 많다. 이를 모두 소개하기는 어렵기에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작품을 중심으로 3곳을 소개 한다.

◆ '에반게리온'의 무대, 카나가와현 '하코네'

국내에서 온천 관광지로도 유명한 하코네(箱根)는 애니메이션 마니아에게 '에반게리온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하코네 북서부 센고쿠하라(仙石原)는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 속에서 '제3신도쿄시'가 세워진 곳이며, 특무기관(特務機関) '네르프(NERV)' 본부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하코네는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작품 '에반게리온'을 이용해 각종 특산품과 성지순례 여행상품을 만들어 세계 각지의 서브컬처 마니아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 '걸즈 앤 판처'의 무대, 이바라기현 '오오아라이'

지금 일본에서 가장 관심있는 애니메이션 성지가 바로 '오오아라이(大洗)'다.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의 성지가 된 오오아라이는 애니메이션 팬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뤘다. 그 결과, 지방세 납부 금액이 2015년 대비 26배나 뛰어 오른 2억64만6000엔을 기록했다. 인구 1만6000명의 작은 마을이 단 한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오오아라이를 방문하면 교통 편인 버스, 전철부터 '걸즈 앤 판처' 캐릭터가 관광객을 맞이하며, 마을 곳곳에는 걸즈 앤 판처 캐릭터 상품, 팝업 캐릭터 포스터, 관련 식품 등이 마니아들의 지갑을 비우게 한다.



◆ '플리즈 티처', '그 여름에서 기다릴께'의 무대, 나가노현 '오오마치' & '코모로'

2002년 방영되어 많은 남성을 '심쿵'하게 만든 애니메이션 '플리즈 티처(おねがい☆ティーチャー)'는 나가노현의 한적한 마을 '오오마치시(大町市)'에 위치한 호수 '키자키코(木崎湖)'를 무대로 한 작품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같은 배경으로 제작된 후속작 '플리즈 트윈즈(おねがい☆ツインズ)'를 낳았으며, 플리즈 티처&트윈즈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호수 '키자키코' 방문객을 늘림은 물론 나가노현 관광객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애니메이션 각본가 '쿠로다 요우스케'와 캐릭터 디자이너 '우온타라쿠'는 2012년 또 다시 나가노현을 무대로 한 애니메이션 '그 여름에서 기다릴께(あの夏で待ってる)'를 내놓는다. 이 지역 출신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고향을 '성지화' 시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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