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올해 세계 완제PC 출하량, 수요 침체로 2억 6천만 대 전망

[지디넷코리아]

올해 세계 완제PC 출하량이 2억 6천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PC 제조사가 재고 부담 등으로 신규 생산량을 줄이고 가정이나 기업 등도 PC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세계 완제PC 출하량은 총 1억 1천850만 대(IDC 기준)로 전년(1억5천100만 대) 대비 21%나 줄었다. 올 하반기 출하량이 전년과 같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 해도 2억 7천만 대에 못 미친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신제품. (사진=지디넷코리아)

취재에 응한 국내외 PC 제조사 관계자들은 "올 하반기 역시 시장 정체 현상이 이어질 것이며 윈도10 지원 종료가 다가오는 내년 이전에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올 2분기 세계 완제PC 출하량, 5년만에 최저치 갱신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10일 공개한 올 2분기 세계 완제PC 출하량은 총 6천160만 대다. 이는 전년 동기(7천110만 대) 대비 13.4% 감소한 것이며 코로나19 범유행 이전인 2018년 2분기(6천210만 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2020-2023 분기별 세계 완제PC 출하량 집계. (자료=IDC)

올 하반기 출하량이 작년과 같은 수준(약 1억 1천850만 대)을 그대로 유지해도 한 해 전체 출하량은 2억 6천만 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인텔 등이 예상한 2억 7천만 대도 넘어서지 못한다.

2019-2023 분기별 국내 완제PC 출하량. (자료=한국IDC)

오는 8월 중순에는 한국IDC가 올 2분기 국내 완제PC 출하량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년 동기 출하량은 144만 3천 대였지만 1분기 출하량이 26.1% 감소한 것에 비춰 볼때 100만 대를 조금 넘기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 완제품·부품 재고 문제 여전

완제PC 출하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재고 문제다. IDC 역시 올 초 "PC 완제품·부품 재고가 향후 수 분기동안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DC는 "HP는 그동안 쌓였던 재고를 털어내며 감소폭을 줄였지만 다른 제조사가 여전히 문제"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제조사 핵심 관계자 역시 "델테크놀로지스와 레노버는 HP와 달리 지난 해 하반기부터 쌓인 완제품 재고를 상당 수 안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노트북에 장착된 SO-DIMM 규격 DDR4 메모리 모듈.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중견 PC 제조사 관계자도 "완제품을 창고에 쌓아 놓을 경우 물류 비용 등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재고 제품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PC용 메모리(D램)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SSD)를 생산하는 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정 전환이나 감산 등으로 메모리 제품 재고를 줄여도 PC 제조사가 각종 부품 발주를 줄이기 때문이다.

■ PC 수요 이끌 이슈 전무..."내년까지 잠잠"

특히 올 하반기는 PC 교체 수요를 이끌어 낼 운영체제 지원 종료나 게임 등 두드러지는 이슈가 없다. 지난 6월 출시된 디아블로4는 고성능 CPU·그래픽카드를 요구하지 않으며 전세대 제품으로도 초당 60프레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주요 PC 제조사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이상의 위력을 지닌 감염병이 등장해도 PC 수요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공=이미지투데이)

한 글로벌 PC 제조사 공급망 담당자는 "코로나19처럼 출퇴근이나 여행, 여가 등 국내·해외 이동에 큰 제약을 줬던 감염병이 지금 당장 다시 찾아 와도 PC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PC 교체 주기가 4-5년 단위로 길어진 데다 원격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을 지탱할 수 있는 노트북과 모니터, 웹캠 등이 지난 3년간 충분히 보급됐다. 내일 당장 원격근무를 시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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