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부산 인디게임 축제, 게임 양극화 극복 밑거름 될 것”

서태건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조직위원장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양극화돼 있다. 건전한 놀이 문화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기도 하지만, 한쪽에서는 폭력성과 중독성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게임산업 자체도 불균형적이다. 국내 주요 게임 개발사가 연 매출 2조원을 기록하는 시대가 열렸지만, 게임 산업의 부는 소수에 편중돼 있다. 인디게임은 양극화된 시선과 구조 속에서 제3의 길을 보여준다.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게임이 갖는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하면서도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이 인디게임을 지원하고 개발자와 이용자가 교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된 이유다.

사단법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3월15일 ‘BIC 2018 설명회’를 열고 오는 9월 개최되는 올해 BIC 행사 계획과 주요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BIC는 2015년 시작된 대표적인 국내 인디게임 축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인디게임도 출품되는 국제 행사다. 개발자들의 파티로 시작된 BIC는 유료화 전환에도 불구하고 일반 관객이 1만명이 넘는 행사로 성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만난 서태건 조직위원장은 인디게임이 국내 게임 산업을 재도약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인디게임이 갖는 의미에 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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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에 창의력 불어넣는 인디게임

서태건 조직위원장은 게임 산업에 대한 잔뼈가 굵다. 2004년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산업문화진흥본부장으로 시작해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10년 넘게 게임 산업을 가까이에서 지원해왔다. 현재도 BIC 조직위원장이면서 지스타공동집행위원장이기도 하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서 위원장이 인디게임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게임 산업의 양극화를 목격하면서 시작됐다. 게임 산업이 규모 있는 게임 위주로 구조화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게임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서 위원장은 “인디게임에 기회를 주고 인디게임을 육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담고 있었다”라고 BIC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18 설명회’ 발표에 나선 서태건 위원장

서 위원장은 인디게임이 지닌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국내 게임 산업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비롯한 후발주자의 추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본력을 등에 업은 중국 개발사들의 성장세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서 위원장은 “참신한 기획력과 아이디어를 지닌 게임이 필요한 시기이며 이를 통해 후발주자들과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라며 “인디게임이 국내 게임 산업을 재도약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게임의 밑거름으로

BIC는 인디게임이 지속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밑거름으로 커가고 있다. 글로벌 인디게임 개발사를 위한 행사로 기획된 BIC에는 최근 3년간 34개국의 인디게임 개발자가 참여했으며, 874개 게임과 다양한 플랫폼의 인디게임이 출품됐다. 지난해에는 378개 게임이 출품됐다. 서 위원장은 “외형적 측면에서 만족할만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으며 현장에서 나온 긍정적인 평가가 입소문을 타면서 BIC가 눈덩이처럼 커진 계기가 됐다”라며 “앞으로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인디게임 행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 2016

올해 BIC는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용에 집중할 계획이다. 인디게임 개발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이다. 먼저 인디 개발자들이 모여 개발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개발자를 위한 행사 일정을 늘렸다. 기존에는 행사 기간 3일 중 하루만 개발자를 위한 행사로 구성돼 컨퍼런스, 부스 준비, 개발자 간 네트워킹 등을 한 번에 해야 했다. 올해부터는 개발자를 위한 행사를 이틀로 늘려 첫날에는 개발자 컨퍼런스에 집중할 수 있고 둘째 날부터 부스를 준비하게 된다. 총 행사 기간은 4일로 늘었다. 또 선배 인디 개발자가 후배 개발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서 위원장은 “한국에서 일회성으로 개최되는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닌, 지속적으로 대만, 일본, 미국 등에 인디게임을 소개하는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며 올해에는 글로벌 파트너를 확대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BIC는 올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해 뉴욕에서 열리는 ‘게임 포 체인지’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게임스타트 아시아’와도 협력하고 있다. 해외 전시의 기회가 늘어난 셈이다. BIC 조직위원회는 행사와 더불어 인디게임을 소개할 수 있는 창구를 늘려가고 있다. 네이버를 통해 ‘인디커넥트’라는 이름의 인디게임 프로모션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서 인디게임 큐레이션 서비스도 시작했다. CJ E&M 다이아TV와도 협력해 인기 크리에이터를 통한 홍보도 진행한다.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 역할

서 위원장은 BIC와 인디게임의 역할에 대해 “게임 시장 불균형, 양극화, 글로벌 이슈를 해결하는 데 노력할 것이며, 게임의 순기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페스티벌로 열어 건전한 게임 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인디게임이 게임의 순기능을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국내 게임 산업은 주요 3사의 시가총액이 통신 3사를 넘어설 정도로 산업적인 외형을 키웠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5월 국제질병분류 개정(ICD-11)에서 게임 장애(gaming disorer)를 질병으로 등재할 예정이다. 게임 중독을 정신 건강 장애로 진단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서 위원장은 “게임 중독의 질병 코드화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질병으로 등재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라며 “BIC에서는 인디게임을 통해 게임의 순기능이 있다는 부분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태건 위원장은 인디게임이 게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 위원장은 평소 벽돌깨기 종류의 캐주얼 게임이나 ‘무한의 계단’ 같은 모바일 인디게임을 즐겨한다. 머리를 식히는데 좋은 게임 외에도 시리어스 게임처럼 사회적 메세지를 던지는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시리어스 게임은 단순한 재미 요소 외에 특별한 목적을 의도로 설계된 게임을 말한다. 서 위원장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난민 구호 활동을 다룬 게임 ‘푸드 포스’에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서 위원장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시리어스 게임은 게임의 한 영역으로써 건전하게 사회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라며 “이번 BIC를 통해 이를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정부의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BIC가 인디게임 산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인디게임에 대한 중요성을 좀 더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BIC와 같이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의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같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제언했다.

BIC 2018은 9월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인디게임 전시 참가 신청은 3월15일부터 5월30일까지 진행되며 심사결과는 7월 중 개별 통보된다. 전시작 공식 발표는 8월 초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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