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아이디·비번 수집 중단하라는 ‘요기요’, 경쟁사 정보 수집 아니라는 ‘배민’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외식업주의 정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배달의민족 개발사 우아한형제들(이하 배달의민족)이 자영업자 매출관리 시스템 ‘배민장부’에 요기요 매출 정보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이하 요기요)는 정보 수집을 중단하라며 반발했지만 배달의민족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요기요는 대응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민장부’에 요기요 연계?

배달의민족은 올해 1월 ‘배민장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이 간편하게 매출 현황 및 내역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무료 서비스로, 자영업자는 업종에 관계없이 간단한 가입 절차만 거치면 운영업소의 ▲카드사별 매출액 ▲미매입·미입금 카드매출 등을 배민장부를 통해 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이 아닌 다른 배달앱을 통한 매출도 배민장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7월3일 배달의민족은 배민장부 개인정보 처리 방침 일부를 변경하면서, 요기요 통합관리를 원할 시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입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배달의민족은 해당 정보를 매출 통합 관리 이외의 목적으로는 절대 활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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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사장님 사이트는 요기요에 등록된 외식업주 전용 사이트다. 주문확인, 업소관리, 청구서확인 등 외식업주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8일 요기요는 보도자료를 내고 “배달의민족에 사장님의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면밀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요기요 “경쟁사인데 ‘데이터’ 가져가겠다니”

요기요가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요기요 사장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배민장부에 제공할 경우 ▲요기요 운영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고 ▲아이디·비밀번호 제공으로 보안이나 각종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요기요가 이를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는 매출액 정보를 비롯해 주문 수, 주문 지역, 주문 발생시간 등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상세하게 볼 수 있다. 배달앱 운영에 있어 중요한 데이터다. 이 때문에 요기요는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이 이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또 배민장부는 요기요의 관리 감독 영역이 아니므로, 배민장부의 보안과 안정성을 요기요가 책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요기요 측은 “정보 보안 관련 문제 발생 시 요기요에서 해결 방법이 없으며, 그로 인한 피해가 사장님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이 정보통신망법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이 요기요 사장님 아이디, 비밀번호를 수집하는 과정에 불법성은 없었는지 검토하고 있으며, 불법성이 확인되는 즉시 외식업주의 권리 보호를 위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민 “배민장부는 자영업자 위한 서비스…법적 검토 마쳤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며 맞섰다. 우선 외식업주가 요기요를 통해 올린 매출액 정보는 외식업주의 정보로 봐야 하기 때문에, 배민장부로 ‘요기요 정보’를 수집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배민장부에 요기요 매출액 정보 연동을 원하는 외식업주에 한해 선택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부당한 방식으로 경쟁사의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보통 정보가 수집된다고 하면 일반인들은 서버에 엑셀처럼 저장된다는 상상을 하지만, 보안 담당자들은 정보가 분산돼 있어 쉽지 않다고 한다”라며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에 들어가면 매출액 정보 외에도 다른 정보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기는 하나 우리는 매출액 정보만 긁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업계 최초로 국내ISMS(정보보호관리체계)와 글로벌ISO27001(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용자가 정보 수집에 동의한 목적 이외에, 회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 및 기술적 보호 조치를 적용하고 있으며 내부 통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사나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직원이 이용자 간의 문자를 들여다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정보통신망법부터 하나하나 유관 법률을 검토했다. 자영업자 통합 매출정보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라며 “요기요는 정황에 따른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고 경쟁사인데 합당하냐는 얘기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서비스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춰보자는 거다”라고 말했다.

요기요의 요구사항은 그대로다.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할 것. 요기요 관계자는 “배민에서는 매출액 정보만 가지고 간다고 얘기하는데 초점이 잘못됐다”라며 “로그인 정보를 통해 요기요 사이트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의민족에서는 보안에 신경 쓰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에 어떤 기업도 보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며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져가서 따로 저장을 할 텐데, 별도로 저장이 돼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요기요는 대응방안을 내부검토하고 빠른 시일 내에 배달의민족에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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