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헌법소원심판 청구

[지디넷코리아]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오는 9월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의료진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제화 진행에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헌법소원 진행을 위한 청구인을 모집하고, 해당 의료법 개정 조항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 및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5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같은 날 대한병원협회에서도 함께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했다.

의협은 수술실 CCTV가 설치‧운영되면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인 등에 대한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의료인과 환자 간 신뢰 붕괴, 직업수행의 자유, 초상권 등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해왔다.

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법제화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안인 만큼 의사의 원활한 진료행위가 위축돼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의사와 환자 간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고, 최적의 수술 환경 조성이 불가능해 결국 방어 진료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계 현장에서는 현재도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은 전공의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하는 상황에 수술실 CCTV 의무 설치로 오히려 필수의료 붕괴가 더욱 가속화되고, ‘외과의사 기피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동섭 병원협회장(좌측)과 이필수 의사협회장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 헌법소원을 신청했다(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이필수 의협회장은 “CCTV 촬영은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수술 술기나 노하우를 노출시키고, 불가피하게 환자의 신체를 접촉하는 것임에도 성범죄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며 “수술 중 파악한 환자의 상태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도 오히려 의료과실로 잘못 비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동 법안이 시행된다면, 의료인은 후유증 등의 발생 위험을 염려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기피하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 국민이 최선의 진료를 통하여 건강을 회복하거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도 “현재도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은 전공의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하여 필수의료 붕괴가 우려되므로, 필수의료 과목에 대한 각종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런데 수술실 CCTV 의무 설치로 오히려 필수의료 붕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특히 “환자들도 밝히고 싶지 않은 자신의 건강과 신체에 관한 민감한 정보가 녹화돼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침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해킹범죄에 의해 환자의 민감정보, 수술을 받는 환자의 신체 모습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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