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워라밸 무너진 IT업계, 해결책은?

[지디넷코리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에 대한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IT업계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IT 개발 직군 관계자들은 업계 특성상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아,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IT업계 종사자는 “IT업계가 (대외적으로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이미지라는데, ‘과연 그럴까?’ 생각이 든다”며 “자유로움이라면 복장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전문가는 회사가 근로기준법 위반 시 노동청에 신고하고, 연장근무로 발생하는 수당은 회사에 청구하는 등 근로자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7일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개발 직군이었던 고인도 지나친 업무지시로 인해 야간·휴일 없는 과도한 업무량과 부당한 업무지시, 모욕적인 언행에 의한 정신적 압박을 겪었다고 발표했다.

과로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업계 관계자는 IT 개발직이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원인으로 최소한의 인력 고용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업계 분위기가 만연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A사에 근무하는 웹 개발자는 “IT 개발은 주로 고객사나 그룹사 내 서비스 기획, 마케팅 등 타 조직의 요구사항을 구현해주는 조직이다. 프로젝트 마감 기간은 정해져 있는데, 최소한의 시간과 인원으로 최대 성과를 내야 하다 보니, 프로젝트 기간에는 야근이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게임 개발 업계에서는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를 앞두고 야근과 밤샘이 반복되는 기간을 일컫는 ‘크런치모드’가 관행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IT 업계 관계자들은 또 리더에 따른 리스크가 크고, 인맥·학연 기반 끼리끼리 문화가 확고해 프로젝트 배정·업무 평가 시 무리에 끼지 못하는 직원들에게는 안 좋게 작용한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B사의 IT 개발자는 “개발자는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경우가 많고, 이 부분이 업무에 제일 민감해 끼리끼리 문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앱 개발자는 “IT 업계 업무는 수치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은 업무 평가를 어려워해서 리더의 주관에 맡겨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리더 등 특정인의 주관에 업무 평가와 목표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용 당국 신고, 시간 외 근무 시 회사에 정당한 보상 요구 등 행동을 통해 IT업계의 노동 환경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회사가 근로기준법 위반 시 노동청에 신고하고, 연장근무로 발생하는 수당은 회사에 청구하는 등 근로자의 대응으로 회사가 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최 노무사는 "특정인만 따돌리거나 가혹하게 대하면서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는 행위 모두 직장 내 괴롭힘 사례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9일부터 네이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으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2일 카카오에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 시정 지시를 내렸다.

이에 네이버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적받은 사항을 시정하고, 사내 다양한 소통 채널과 함께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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